김진호 기자 rplkim@busan.com | 2025-03-04 11:31:52
서울보증보험이 기업공개(IPO) 과정에서 줄곧 제기됐던 ‘고평가 논란’을 결국 극복하지 못했다. 오버행(잠재적 매도 물량) 우려와 실적 변동성을 감안할 때 몸값이 지나치게 높다는 시장의 냉혹한 결과로 풀이된다.
서울보증보험은 IPO 최종 공모가가 2만 6000원으로 최종 결정됐다고 4일 밝혔다. 서울보증보험은 지난달 20일부터 26일까지 5영업일 간 진행한 국내외 기관투자자 대상 수요예측 결과를 토대로 공적자금관리위원회의 논의를 거쳐 이같이 결정했다고 설명했다.
서울보증보험은 이번 공모를 통해 최대주주인 예금보험공사의 보유지분 93.85% 중 전체 발행주식의 10%인 698만 2160주를 전량 구주 매출한다. 서울보증보험은 희망 공모가로 2만 6000∼3만 1800원을 희망했는데 투자자들의 심리가 얼어붙으며 공모가 하단으로 결정됐다. 이에 따라 예상 시가총액은 약 1조 8000억 원 수준이다.
서울보증보험에 따르면 국내 1421곳, 해외 88곳 등 총 1509곳의 기관이 참여했다. 최종 경쟁률은 240.8대 1로 집계됐다.
확정 공모가 기준 서울보증보험의 총 공모금액은 약 1815억 원이다. 의무보유확약 건은 136건(참여주식수 기준 16.3%)으로 6개월 및 3개월 장기 확약 건도 전체 확약건 가운데 54%에 이르는 것으로 집계됐다.
서울보증보험의 공모가가 하단으로 결정된 것은 잇따라 제기된 고평가 논란을 극복하지 못한 것으로 분석된다. 먼저 오버행 리스크다. 예보의 보유 물량(지분율 83.85%)이 상장 1년 뒤 풀리면서 주가가 떨어질 수 있다는 우려에 따른 것이다.
실적 변동성도 걸림돌로 지목된다. 증권가에서는 최근 내수 부진 추세가 장기화되고 건설 관련 보증도 전체 잔액 중 약 9%데 달하는 점을 감안할 때 보증보험 특성상 실적이 우려된다는 전망을 내놓고 있다. 특히 시장에서는 상장 당일 서울보증보험의 주가가 공모가를 하회할 수 있다는 우려의 목소리마저 나온다.
이에 서울보증보험은 상장 이후 2027년까지 매년 2000억 원 규모의 총주주환원금액(현금배당+자사주매입소각) 보장, 최소배당금, 분기배당 등을 적극 추진하겠다는 입장이다. 서울보증보험 관계자는 “상장 이후에도 경영효율화 및 시장친화적인 주주환원정책으로 기업가치 제고를 위해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한편 국내 유일의 전업 보증보험사인 서울보증보험은 1969년 설립돼 개인과 기업의 경제활동에 필요한 각종 이행보증과 신원보증, 할부보증, 중금리 및 전세자금 대출보증 등 다양한 보증 상품을 제공 중이다. 2024년 말 기준 478조 원의 보증 잔액을 보유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