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칼 대신 갈아드립니다”… 생활 밀착형 정책 호응

부산진구, ‘칼갈이 수리센터’ 확대
일자리 창출·주민 만족도 높아
6200만 원 투입 13일까지 진행
동구도 6월 27일까지 사업 재개

이우영 기자 verdad@busan.com 2025-03-05 18:24:06

올해 부산진구청이 운영한 ‘부산진구 칼갈이 수리센터’를 찾은 주민들이 접수를 하고 있다. 부산진구청 제공 올해 부산진구청이 운영한 ‘부산진구 칼갈이 수리센터’를 찾은 주민들이 접수를 하고 있다. 부산진구청 제공

부산 원도심에서 진행한 ‘칼갈이 수리센터’ 사업이 주민 호응에 힘입어 올해 더욱 확대될 전망이다. 고령층 주민에게 걸맞은 생활 밀착형 정책으로 꼽혀 향후 사업을 운영하는 지자체는 더욱 늘어날 것으로 예상된다.

부산진구청은 올해 ‘수리수리 칼수리, 부산진구 칼갈이 수리센터’ 사업을 분기별로 진행할 계획이라고 5일 밝혔다. 무뎌진 칼을 갈아줄 3명과 접수와 안내를 도울 1명이 부산진구 20개 동을 순회하는 방식으로 운영한다. 분기별로 기간이 정해지면 하루 선착순 50명에게 최대 두 자루씩 칼을 수리해 준 뒤 에코백에 담아 돌려줄 계획이다. 수리센터는 무료로 이용할 수 있고, 운영 예산으로 6200만 원을 투입한다.

수리센터는 올해 이미 무뎌진 칼을 1400자루 정도 정비했다. 올해 1월 13일부터 지난 4일까지 주민 699명에게 받은 칼 1384자루를 수리해 돌려줬다. 올해 1분기엔 총 26일간 정비에 나섰고, 이달 13일까지 운영을 이어갈 계획이다.

부산진구청은 지난해 시범 운영 당시 주민 호응이 높아 올해는 꾸준히 운영하기로 결정했다. 지난해에는 10~12월 약 두 달간 17개 동 주민 1165명에게 칼 2366자루를 받아 정비를 마쳤다. 주민센터 등에 공간을 마련하고, 주로 고령층 주민에게 칼을 받아 수리했다.

부산진구청 일자리산업과 관계자는 “지난해 반응이 너무 좋아 올해는 분기별로 공공근로사업 시기에 맞춰 수리센터를 운영하기로 했다”며 “주민 만족도가 높을 뿐 아니라 민간 노동 시장에 진입하기 어려운 분들에게 일자리를 제공하는 효과도 기대된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영도구나 서구 등 다른 지자체에서도 사업 추진 과정 등에 대한 문의를 받았다”고 밝혔다.

2023년 부산 구·군에서 가장 먼저 무료 칼갈이 사업을 시작한 동구도 올해 운영을 재개했다. 동구청은 지난달 17일부터 올해 6월 27일까지 12개 동에서 ‘찾아가는 칼갈이·우산 수리센터’ 사업을 이어갈 예정이다. 올해 2~3월과 6월에는 동 행정복지센터를 순회하고, 4~5월에는 공동주택과 공동이용시설을 찾아가 운영할 계획이다. 무뎌진 칼뿐만 아니라 고장 난 우산도 수리하는 센터는 평일에 운영하고, 동구 홈페이지와 행정복지센터 등에서 일정을 확인할 수 있다.

동구는 2023년 칼 9421자루와 우산 2116개를 수리했고, 주민 반응이 좋았던 점을 반영해 올해 사업을 다시 시작했다. 예산 2900만 원을 투입해 상반기 운영을 이어갈 계획이다. 김진홍 동구청장은 “점차 서비스를 확대해 더 많은 주민이 도움을 받길 바란다”고 밝혔다.

부산진구청은 올해 선거관리위원회에 사업 가능 여부를 문의하기도 했다. 올해 4월 부산시교육감을 포함한 재선거가 전국 곳곳에서 열려 혹여나 공직선거법 위반에 해당할 사안이 있는지 검토하기 위해서다.

부산진구청 일자리산업과 관계자는 “각종 행사나 사업을 추진할 때 선거법에 저촉이 되는지 확인을 하는데, 선거철인 데다 주민에게 호응이 좋은 사업이라 선관위에 문의를 했다”며 “공공근로사업이라 공직선거법 위반에 해당하지 않는다는 선관위 답변을 받았다”고 밝혔다. 공직선거법에 따라 지자체장과 소속 공무원은 선거 60일 전부터 경로 행사 등 각종 행사를 개최할 수 없지만, 칼갈이 사업은 여기에 해당하지 않으며 부산에선 정당 후보가 없는 부산시교육감 선거가 열리는 점 등이 고려된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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