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은철 기자 euncheol@busan.com | 2025-03-05 15:49:03
여권의 대권 잠룡인 국민의힘 안철수 의원은 5일 고향인 부산을 찾았다. 그는 차기 대선 승리의 핵심은 통합이라면서 “이재명 대표가 대통령이 되면 안 된다는 생각만 같다면 중도까지도 다 모아야한다”고 밝혔다. 특히 저출생·고령화 등 우리 사회 위기의 근본 원인을 ‘지역불균형발전’으로 지목, “대한민국 두 번째 경제 중심지로 가장 가능성이 높은 부산의 미래가 우리나라의 미래”라며 “부울경 메가시티를 만들어 중앙 정부가 갖고 있는 법적, 재정적 권한을 넘겨줘야 한다”고 강조했다.
지난달 23일 조기 대선 출마를 사실상 선언한 안 의원은 5일 부산 동구 부산일보사에서 <부산일보>와 인터뷰를 갖고 이같이 밝혔다. 탄핵소추안에 찬성표를 던졌던 그는 “탄핵이 아니라 탄핵소추안에 찬성한 것”이라며 윤석열 대통령의 비상계엄 선포에 대해 “당시 국회에 군대를 투입했으며 경찰은 국회의원의 국회 출입을 막았다. 이는 헌법에 명문화된 조항을 어긴 것으로 헌재에 판단을 받을 사항이라고 생각했다”고 설명했다.
그는 조기 대선 가능성에 대해 조심스러운 태도를 보이면서도 “불행하게도 탄핵이 인용된다면 미리 대비해야 한다”며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표가 대통령이 되면 우리나라 특히 부산이 굉장히 어려워질 수 있다”고 말했다.
안 의원은 대한민국이 한단계 더 도약하기 위해서는 국가균형발전이 중요하다고 피력했다. 그는 “한국을 포함한 세계 10대 경제 강국 가운데 우리나라를 제외한 9개 나라의 공통점이 있다. 경제 중심 지역이 복수로 있다는 것이다”며 “제2의 경제 중심 지역으로 성장할 가능성이 가장 높은 곳이 부울경이다”고 피력했다. 그러면서 부산·울산·경남(PK)의 핵심 현안인 ‘부산 글로벌 허브도시 조성에 관한 특별법’(글로벌허브도시특별법)과 한국산업은행법 개정안은 빠른 시일 내에 국회 문턱을 넘어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다음은 안 의원과의 일문일답.
-탄핵소추안에 찬성표를 던졌다.
“탄핵이 아니라 탄핵소추안에 찬성한 것이다. 헌법 7조에 따르면 ‘전시‧사변 또는 이에 준하는 국가비상사태’에 대통령이 비상계엄을 선포할 수 있다. 당시 국회에 군대를 투입했으며 경찰은 국회의원의 국회 출입을 막았다. 이는 헌법에 명문화된 조항을 어긴 것으로 헌재에 판단을 받을 사항이라고 생각했다.”
-보수 결집이 이뤄진 부산에서는 안 의원에 대한 비토가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문재인 정권 당시 조국 사태를 생각해 보면 그들은 우리 편과 상대 편만 있었다. 옳은 것과 잘못된 것을 구분하지 않았다. 보수는 원칙을 지키고 헌법을 준수하고 법치주의에 근거해야 한다. 노블레스 오블리주를 실천에 옮기는 게 진정한 보수의 가치다. 그래서 그렇게 판단했고 우리는 저들과 달라야 한다.”
-탄핵심판 선고가 임박한 것으로 보인다. 헌법재판소 결정을 어떻게 전망하고 있는가.
“헌재가 공정하게 판결하기를 기다리고 있다.”
-안 의원의 대선 출마, 기정사실로 보면 되는가.
“정치인은 여러 가지 상황에 대비해야 한다. 불행하게도 탄핵이 인용된다면 미리 대비해야 한다. 이는 뿐만 아니라 다른 이들도 마찬가지다. 이재명 대표가 대통령이 되면 우리나라 특히 부산이 굉장히 어려워질 수 있다.”
-여권에서 여러 후보들이 몸풀기에 들어갔는데.
“유일하게 이길 수 있는 후보는 저다. 가정이지만 대선이 열린다면 이번 선거는 양쪽 진영이 결집하는 선거다. 결국 누가 후보가 돼도 집토끼 표는 정해져 있다. 결국 중도에서 한 표라도 더 가져올 수 있는 후보가 이길 수 있다. 한 여론조사 업체에서 2030세대를 대상으로 이재명 대표대 여당 후보들의 경쟁력을 조사했는데 20대와 30대에서 모두 이긴 사람은 저와 홍준표 시장인데 제가 더 앞선다. 중도 확장성을 증명한 셈이다. 또한 국정 전반에 대한 보고를 받는 대통령직인수위원장을 맡은 경험이 있다. 당선된 다음 날부터 대통령직을 수행할 수 있는 사람 또한 저뿐이다.”
-차기 대선 전략은 무엇인가.
“통합이다. 아홉 가지 생각이 다르더라도 한 가지 생각, 이재명 대표가 대통령이 되면 안 된다는 생각만 같다면 중도까지도 다 모아야한다. 그게 승리할 수 있는 유일한 길이다.”
-임기 단축 개헌에 찬성한다는 입장을 밝혔다.
“지금은 국가 위기 상황이다. 정치인도 희생하는 모습을 보여야 한다. 정치하기 전에는 V3를 무료로 배포했고, 이후 재산 절반 기부했다. 코로나19 팬데믹 때는 모두가 면역력이 형성되지 않았을 때 의료봉사를 했다. 말로 백번 하면 뭐하나. 행동으로 보여주는 게 중요하다.”
-대한민국 경제 발전에 대한 구상은 무엇이 있나.
“우리나라가 한 단계 더 발전하려면 국가균형발전이 핵심이다. 어떤 사람들은 대한민국 위기가 저출생, 고령화 때문이라고 하는데 진단이 틀렸고 처방이 틀렸다. 저출생, 고령화의 원인은 지방불균형발전이다. 한국을 포함한 세계 10대 경제 강국 가운데 우리나라를 제외한 9개 나라의 공통점이 있다. 경제 중심 지역이 복수로 있다는 것이다. 미국의 경우 뉴욕, 시카고, LA, 실리콘벨리, 일본은 도쿄, 오사카, 후쿠오카, 중국은 북경, 홍콩, 상해 등이 경제 역량이 분산돼 있다. 수도권에만 집중된 나라는 대한민국밖에 없다. 제2의 경제 중심 지역을 만들지 못하면 우리의 미래는 없다.”
-대책은 무엇인가.
“제2의 경제 중심 지역으로 성장할 가능성이 가장 높은 곳이 부울경이다. 울산은 논의에서 빠져있지만 우선 부산과 경남이라도 행정통합을 진행해 메가시티를 만들어야 한다. 사회학자들에 따르면 독자적으로 경제 영역을 만들어 발전할 수 있는 최소 규모가 인구 500만이라고 한다. 부산·경남은 500만이 넘는다. 여기다 중앙 정부가 갖고 있는 법적, 재정적 권한들, 메가시티에 넘겨줘야 한다. 그게 부산의 미래이자 대한민국 미래다.”
-글로벌허브도시특별법, 산업은행법 개정안 등 부산 주요 현안이 국회에 달려 있다.
“인수위원장 시절 산업은행 부산 이전 공약을 보고서에 넣은 장본인이 저다. 그런데 지금 민주당이 협조하고 있지 않아 논의조차 못 하고 있다. 산은법과 함께 글로벌허브도시특별법은 반드시 빠른 시간 내에 통과돼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