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종우 기자 kjongwoo@busan.com | 2025-03-06 10:48:38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표가 2023년 자신의 체포동의안 국회 표결에 대해 “당내 일부”가 검찰과 “짜고 한 짓”이라고 주장해 당내 갈등이 불거졌다. 비명(비이재명)계에선 이 대표의 발언이 “악수 중의 악수”라며 “공식 사과하라”고 압박했다. 반면 친명계에선 “분열이라고 이야기하는 것은 오버하는 것”이라며 문제될 게 없다고 주장했다.
이 대표는 지난 5일 유튜브 방송 ‘매불쇼’에 출연해 체포동의안 가결과 관련 “검찰이 수사 과정에서 벌인 일과 당내에서 나에게 비공식적으로 요구한 것을 보니까 이미 다 짜고 한 짓”이라고 말했다. 이 대표는 “당내 일부하고 (검찰이) 거의 비슷하게 맞춰져 있었다”면서 “짯다는 증거는 없고 추측이지만 연관성이 있다”고 주장했다.
이 대표는 “당시 (당내 인사) 누군가를 만났는데 ‘사법처리될 것이니까 당대표를 그만둬라’고 하면서 (사퇴) 시점도 정해줬다”면서 “(그 시점이) 영장청구시점과 거의 맞아떨어졌다”고 말했다. 이 대표는 “(당의) 최고 지도부와 의논해서 체포동의안 부결을 요청했다”면서 “가결(을 요청)하면 법원에서 영장을 기각할 가능성 높았지만 가결(투표)할 사람이 드러나지 않아” 가결 투표자 색출과 제거를 위해서 부결을 요청한 것이라고 주장했다.
이 대표는 체포동의안 표결에서 가결표를 던진 민주당 의원들이 당원에 의해 색출돼 제거됐다고 주장했다. 그는 “하필 그 시점(체포동의안 표결)에 민주당 의원평가가 이뤄졌다”면서 “가결했던 것으로 의심을 받은 사람들이 당원 여론조사, 지역구민 여론조사, 의원 상호평가에서 엄청나게 감점을 받았다”고 밝혔다. 이 대표는 “경선을 했는데 당원들이 가려낸 것”이라며 “당원 중심 정당이 된 것”이라고 주장했다.
그러나 체포동의안 표결은 무기명 비밀투표로 진행돼 당원들이 가결파를 가려내는 것은 물리적으로 불가능하다. 이 때문에 지난 총선 당시에도 민주당에서는 비명계라는 이유로 이 대표 강성 지지층으로부터 ‘가결파’로 지목되는 사례가 많았다. 이 대표는 이 같은 가결파 제거에 대해 “민주적”이라고 주장했다.
이 대표의 ‘검찰 내통’ 발언에 대해 비명계는 강하게 반발했다. 비명계 대권주자인 김두관 전 의원은 6일 페이스북을 통해 이 대표에게 “어제 매불쇼 발언을 공식 사과하라”고 요구했다. 김 전 의원은 이 대표의 발언에 대해 “21대 민주당 국회의원 중 한 사람으로서 충격을 금할 수 없었다”면서 “많은 분들이 이 대표의 표리부동한 이중성을 보았다고 했다”고 지적했다. 김 전 의원은 “민주당에 있는 내부의 비판세력을 겨냥한 분열의 발언”이라며 “국민통합은 커녕 당내 분열부터 조장하는 이 대표의 본 모습은 무엇이냐”고 비판했다.
비명계 고민정 의원도 이날 MBC 라디오 ‘김종배의 시선집중’ 인터뷰에서 “그 발언은 바둑으로 치면 악수 중에 악수를 둔 것”이라고 주장했다. 고 의원은 “(이 대표가) 정책행보와 통합행보로 대한민국을 통합시키는 노력을 하고 있구나 하는 메시지를 주고 있다고 봤는데, 어제 그 발언으로 인해서 공든 탑이 다 가려지게 돼버릴 것”이라고 지적했다.
반면 친명계 장경태 의원은 이날 YTN라디오 ‘뉴스파이팅, 김영수입니다’ 인터뷰에서 “그 발언을 분열이라고 생각하면 분열 행동이 되는 것”이라며 “그 발언에 대해서 인간적 신뢰 혹은 최소한 정치적 도리에 대한 발언으로 이해하면 된다”고 주장했다. 장 의원은 “검찰의 정보를 듣고 있다는 것이 분열이냐”면서 “검찰을 본인(가결파)들이 적으로 인식하고 적과의 내통이라는 발언으로 이해하고 분열로 인식하다면 그 인식에 대해서까지 제가 코멘트 하기는 어려운 것 같다”고 주장했다.
민주당에선 이용우 의원도 이날 KBS 라디오 ‘전격시사’ 인터뷰에서 “당시 상황을 회상하면서 그렇지 않았겠느냐는 추측성 발언인 것”이라며 “당사자 입장에서는 감정적으로 그런 생각을 가질 수도 있는 것 아니냐”고 말했다. 이 의원은 “제가 만약에 이 대표였다면 저도 그런 생각을 가질 수 있을 것 같다”면서 “좀 진정성 있게 봐주면 좋을 것 같다”고 주장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