탁경륜 기자 takk@busan.com | 2025-03-11 18:26:01
윤석열 대통령 탄핵심판 선고를 앞두고 지지자들이 자동 프로그램(매크로)을 이용해 헌법재판소 홈페이지 자유게시판에서 여론을 조작하고 있다는 의혹에 대해 경찰이 입건 전 조사(내사)에 착수했다.
11일 경찰에 따르면 서울경찰청 사이버수사대는 헌재 홈페이지 자유게시판에 매크로를 이용해 짧은 시간 안에 다수의 탄핵 반대 글이 올라왔다는 의혹과 관련해 내사를 시작했다.
앞서 더불어민주당 국민소통위원회 산하 허위조작감시단은 전날 기자회견을 열고 디시인사이드 국민의힘 마이너 갤러리에 ‘헌법재판소 자유게시판 탄핵 반대 딸깍으로 끝내기’라는 제목의 게시 글이 올라왔다며 “이들은 개발자 도구 ‘깃허브’를 통해 자동 입력 스크립트를 배포했다”고 밝혔다. 감시단은 “이것은 국민의 의사가 아니라, 조직적인 조작”이라며 여론조작 의혹을 제기했다.
헌재 공식 홈페이지에서도 대통령 지지자들이 ‘탄핵 반대’를 촉구하는 글을 수십만건 쏟아내고 있다. 게시판에는 ‘사기 탄핵 각하하라!’ ‘불법 탄핵을 철회하라!’ ‘탄핵을 막아야 한다’ 등 제목의 윤 대통령 탄핵을 반대하는 글들이 중복돼 다수 올라와 있었다. 반면 ‘탄핵 찬성’ ‘즉각 파면 촉구’ 등 탄핵을 촉구하는 글도 다수 보였다.
이에 헌재는 지난 주말부터 매크로 탐지 프로그램을 통한 홈페이지 접속 시도를 포착, 지난 10일부터 본격적으로 이들의 접속을 차단시켰다. 헌재에 따르면 자유게시판에 올라온 글은 지난 8일 1만 4000여 건이었으나 9일에 16만 건으로 10배 이상 뛰었고, 10일엔 25만 건을 기록했다. 헌법재판소는 지난해 12월 18일부터 대기 번호 접속 대기 정책과 매크로 탐지 프로그램을 가동하고 있다.
실제 한 온라인 커뮤니티에 에는 헌재 공식홈페이지에서 몇 번의 마우스 클릭만으로 탄핵 반대 글이 자동 등록되는 스크립트가 공유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