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발 ‘R의 공포’에 퍼렇게 멍든 세계 증시

과도기 발언에 미 3대 지수 폭락
나스닥 2년 6개월 만에 최대폭
최상목 “냉철·유연하게 대응할 것”

김덕준 기자 casiopea@busan.com 2025-03-11 18:41:41

11일 서울 강남구 업비트 라운지 전광판에 표시된 비트코인 가격. 연합뉴스 11일 서울 강남구 업비트 라운지 전광판에 표시된 비트코인 가격. 연합뉴스

미 트럼프 대통령이 전 세계를 대상으로 ‘관세전쟁’을 단행하고 예측할 수 없는 발언을 쏟아내자 미국 증시는 물론 한중일을 비롯한 각국 증시가 일제히 하락하면서 경기침체가 현실화하는 분위기다. 이른바 ‘R의 공포’가 각각 증시를 시작으로 번지는 양상이다. R은 ‘recession’(경기침체)의 머리글자다.

경기침체 우려에 증시가 즉각 반응했다. 10일(현지 시간) 뉴욕증시에서 △다우 지수는 2.08%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 500은 2.70% △ 나스닥은 4.00% 각각 하락했다. 특히 나스닥은 인플레이션 충격이 최고조였던 2022년 9월 13일(-5.16%) 이후 2년 6개월 만에 최대 낙폭을 기록했다.

7개 대형 기술주를 말하는 ‘매그니피센트 7’ 주가는 2~15%까지 급락했다. 이들 기업 시총은 총 7740억 달러(1129조 원) 감소했다. 한국인들이 선호하는 주식 중 하나인 테슬라는 15.4% 떨어졌다.

이날 증시 하락은 트럼프 행정부가 경제정책 달성 과정에 충격을 어느 정도 용인할 수 있다는 뜻을 내비쳤기 때문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한 방송과의 인터뷰에서 ‘올해 경기침체를 예상하느냐’는 질문에 “과도기가 있다”며 “우리가 하는 일이 매우 큰 일이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즉 단기적으로 경기침체가 올 수도 있다는 발언이었다. 이날 백악관 당국자 역시 증시가 단기적으로 부정적으로 반응해도 장기적으로는 더 큰 혜택을 가져올 것이라는 주장의 발언을 내놨다. 이는 결국 트럼프 행정부가 현재 정책을 그대로 밀고 가겠다는 뜻으로 해석된다. 그러나 시장에서는 관세가 물가를 다시 올릴 것이라는 전망이 지배적이다.

11일 국내 증시도 코스피가 32.79포인트(1.28%) 내린 2537.60으로, 코스닥은 4.32포인트(0.60%) 내린 721.50으로 마감했다. 일본과 중국 등 아시아 증시 역시 약세를 보였다.

다만 월가 금융회사들은 경기침체 위험은 있지만, 미국 경제 기초체력이 탄탄해 성장률이 둔화하는 정도에 그칠 것으로 내다보기도 한다.

최상목 대통령 권한대행은 11일 국무회의에서 “트럼프 발 ‘미국 우선주의’의 화살이 우리나라를 정조준하기 시작했다”며 “정부는 오직 국익만 생각하며 냉철하고 유연하게 대응해 나갈 것이며, 한미 양국이 윈윈할 수 있는 합의점 마련에 모든 힘을 쏟아붓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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