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석하 기자 hsh03@busan.com | 2025-09-23 18:21:51
스테이블코인부터 부동산 조각투자, 바우처 거래까지 금융·부동산·소비 전반에서 블록체인 실험이 현실로 번지고 있다는 진단이 나왔다. 블록체인이 투기의 상징에서 벗어나 신뢰와 소유, 일상 자산 유동화를 이끄는 생활 혁신 기술로 자리 잡고 있는 것이다.
23일 오전 부산 해운대구 벡스코에서 열린 ‘플라이아시아 2025’ 이틀째 블록체인 콘퍼런스에서 패널들은 블록체인이 실생활을 바꾸는 핵심 기술로 자리매김하고 있음을 강조했다. 이날 행사는 박성진 포항공대 교수가 사회를 맡았으며, 패널로는 아크포인트 오태완 대표와 루센트블록 허세영 대표, 슈퍼블록 김재윤 대표가 참석했다.
아크포인트의 오태완 대표는 “블록체인은 신뢰가 부족한 시대에 새로운 해결책을 제시한다”며 ‘스테이블코인 브리지’ 사업을 소개했다. 그는 원화 기반 스테이블코인을 글로벌 스테이블코인과 연결해 국경을 넘어서는 결제·송금 환경을 구축하는 데 주력하고 있다. 특히 은행 계좌가 없는 30억 인구에게 휴대폰 하나로 금융 서비스에 접근할 수 있는 길을 열어주는 것이 블록체인의 진정한 가치라고 강조했다.
오 대표는 “아마존과 월마트가 자체 스테이블코인을 준비한다고 발표하자 비자와 마스터카드 주가가 7%씩 떨어졌다”며 “글로벌 결제 시장의 판도가 이미 변하고 있다”고 짚었다.
부동산 조각투자 플랫폼 ‘소유’의 루센트블록의 허세영 대표는 ‘모두에게 소유의 기회를’이라는 창업 철학을 기반으로 토큰증권발행(STO) 사업을 전개 중이다. 그는 서울 성수동에서 소셜벤처 붐이 부른 임대료 상승으로 쫓겨나는 원주민들을 보면서 문제의식을 갖게 됐다고 전했다.
루센트블록은 이미 11개 부동산을 유동화했으며, 임대차 변경이나 건물 매각 결정까지 블록체인 기반 수익자 총회로 투명하게 진행하고 있다. 허 대표는 “자산 접근성 확대와 무결성을 동시에 실현하는 것이 블록체인의 사회적 가치”라고 역설했다.
슈퍼블록 김재윤 대표는 일상에서 활용 가능한 자산 유동화 실험을 이어가고 있다. 그는 피부과 시술권과 숙박권, 레스토랑 이용권 같은 바우처를 토큰화해 개인 간 거래와 금융상품 연계가 가능하도록 시도 중이다. 김 대표는 외국인 관광객 결제 불편 해소, 해외 법인 설립 절차 간소화 등 활용 방안도 제시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