변은샘 기자 iamsam@busan.com | 2024-12-02 18:22:35
“갑자기 신호등이 생기면서 도로 한복판에 멈칫 멈칫 하는 운전자 여럿 봤죠.” 2일 오후 부산 해운대구 센텀시티교차로를 지나던 택시 기사 이 모(53) 씨가 말했다.
수시로 교통 체증이 빚어지는 지점인 센텀시티교차로에 신호등이 추가로 설치된 것은 지난 1월이었다. 이곳은 해운대구와 수영구를 잇는 도로로 출퇴근 시간 만성적 체증을 빚어왔다. 여기에 교차로 중간 지점에 새로 차량신호등이 설치되면서 정체가 더 가중됐다.
새로 신호등을 설치한 지점 수십m 앞에 기존 신호등이 있다 보니 일부 운전자들은 새 신호등을 미처 보지 못한 채 정지선을 넘었다가 오도가도 못하는 상황도 수시로 연출된다. 이 씨는 “신호등이 생긴 이후 시간이 흐르면서 운전자들도 새 신호등을 인지하기 시작했지만, 가뜩이나 차량 많은 구간에 굳이 한 번 더 멈춰서 가도록 신호등을 왜 설치했는지 모르겠다”고 말했다.
광안대교 접속도로 연결공사 현장 인근의 자동차운전학원의 기존 진출입로가 막히면서 센텀시티교차로 방면에 마련한 새 진출입로를 둘러싸고 혼란이 가중되고 있다. 진출입로 설치를 위해 새 신호등을 설치하면서 도로에 수시로 교통체증이 빚어지고 있다.
올림픽공원 앞에 위치한 A자동차운전전문학원은 올림픽동산삼거리를 도로주행 코스 등 진출입로로 이용해 왔다. 그러나 광안대교 접속도로 연결공사에 따라 기존 진출입로로 사용되던 올림픽동산삼거리 도로에는 평면도로가 깔릴 계획으로, 더 이상 운전학원의 진출입로로 사용할 수 없게 되었다. 광안대교 접속도로 연결공사는 센텀시티 지하차도로 분산해 교통체증을 해소하기 위해 광안대교 벡스코 요금소에서 센텀시티 지하차도를 연결하는 공사로, 수영강변대로 차로 중 수영강 쪽 차로에는 평면도로가 깔리게 된다.
당장 A운전학원의 진출입로가 가로막히자 부산경찰청 측은 공사 시행에 따른 진출입구 확보와 안전시설물 설치를 요청했다. 이에 1월 A운전학원 진출입구 앞 센텀시티교차로에는 차량 신호등이 설치됐고 순차적으로 안전시설물이 조성됐다. 이번 신호등 신설은 부산시 교통안전심의위원회의 조건부가결을 거쳐 결정됐다. 당시 심의위원회 측은 컬러레인 등 안전시설 보강과 장산로신시가지~센텀시티지하차도의 제한속도를 시속 80km에서 시속 70km로 낮추라고 지적한 바 있다.
이번에 조성된 신호등은 영구적인 시설물로, 광안대교 접속도로 연결공사가 마무리돼도 계속 이용되는 것으로 알려졌다. 시는 운전학원의 진출입구가 기존의 올림픽동산교차로와 센텀시티교차로 방면 2곳뿐이라 진출입구를 마련하기 위해 센텀시티교차로 방면으로 통로를 마련할 수밖에 없었다는 입장이다.
시민들은 갑작스러운 도로 환경 변화에 혼란스럽다는 반응이다. 해운대구 주민 김정인(56) 씨는 “해운대구로 오가는 차량은 원래도 많아서 출퇴근 시간에는 신호 한두 번에 정체가 길어지는데, 정체 핵심 구간에 난데없는 신호등이 등장해서 당황스러웠다”고 호소했다.
부산시 건설본부 관계자는 “경찰청 등 협의를 거쳐 신호등 신설을 결정하게 됐다”며 “신설된 신호등은 센텀시티교차로의 다른 신호등과 연계해 신호주기를 조정했기 때문에 최대한 차량 정체에 영향을 주지 않고자 했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