곽진석 기자 kwak@busan.com | 2024-12-30 16:10:20
여야가 정쟁을 일시 중단하고 일제히 전남 무안국제공항 참사 ‘수습 모드’로 전환했다. 줄줄이 예정된 국회 상임위원회 일정도 뒤로 미뤄졌다. 당장 정치적 다툼보다는 정치권 차원의 지원책 마련이 중요하다는 데 공감대를 이룬 것이다. 여야는 “도울 게 있으면 뭐든 돕겠다”고 팔을 걷어붙였다.
30일 정치권에 따르면, 이날 국회 상임위 일정은 모두 순연됐다.
당초 국회는 이날 운영위원회와 법제사법위원회, 농림축산식품해양수산위원회, 환경노동위원회 전체회의를 열 예정이었다. 민주당은 운영위 전체회의에서 12·3 비상계엄 사태와 관련해 대통령실 관계자들을 상대로 현안질의를 할 계획이었다. 하지만 무안공항 참사에 따른 사고수습대책 마련이 시급하다고 판단해 일정을 나란히 뒤로 미뤘다.
여야 지도부는 이날 일제히 무안공항 참사 현장을 찾아 사고 수습 지원책 마련에 나섰다. 여당은 전날 당 차원의 사고대책위원회도 구성했다. 권성동 국민의힘 원내대표는 이날 오전 대책위 위원들과 사고 현장을 찾아 “하루빨리 사고가 수습되도록 최대한 저희 역할을 다하겠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현장에 와서 유족들을 뵙고 참담한 모습을 보니까 정말 뭐라고 말할지 모르겠다. 정말로 있어서는 안 될 일이 일어났다”며 “헤아릴 수 없는 유족의 슬픔 앞에 모든 국민이 같은 심정일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한 사람의 정치인, 국민의힘 대표 권한대행으로서 이런 참극이 벌어진 데 대해 국민과 유족께 진심으로 사과드린다”며 “유가족의 슬픔 앞에 깊은 위로의 말씀을 드린다”고 밝혔다.
이날 공식 임명된 권영세 비대위원장도 “국민의힘은 정부와 긴밀하게 협력해 신속한 사고 수습과 피해자 지원에 최선을 다하겠다”고 강조했다.
민주당도 현장 행보에 나섰다. 민주당 이재명 대표는 전날 오후 무안 참사 현장을 찾아 유가족을 만나기도 했다.
민주당은 이날 오전 전남도당에서 ‘현장 최고위원회의 및 항공참사대책위원회 긴급 연석회의’를 주재하고 대책 마련에 주력했다. 이 대표는 “다시는 이런 비극적 사고가 일어나지 않도록 원인을 규명하고 대책을 마련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지금 가장 중요한 것은 사고 수습”이라며 “중앙정부, 전남도, 광주시와 협력해 피해자 가족들을 돕겠다”고 강조했다. 이 대표는 최고위 후 주요 당직자들과 함께 무안종합스포츠파크실내체육관에 마련된 희생자 합동 분향소를 조문했다.
민주당은 가짜뉴스에 대한 엄정 대응 방침도 밝혔다. 현재 일부 커뮤니티 사이트에서는 MBC 뉴스 특보 도중 ‘탄핵817’ 방송 내용과 최초 사고 영상 제보자, 드론 테러 의혹 등 음모론이 퍼지고 있다. 민주당 주철현 항공참사 대책위원장은 “희생된 분들의 존엄과 명예가 훼손되지 않도록 각별의 유의해달라”며 “희생자에 대한 조롱이나 애도 분위기를 해치며 혼란을 조성하는 가짜뉴스 유포 행위에 대해서는 대책위 차원에서 단호하게 대응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한편, 179명이 숨진 참사를 두고 ‘국정 공백’을 야기한 야당에 대한 비판도 나오고 있다. 재난 상황 속 컨트롤 타워 부재 책임은 민주당에 있다는 것이다.
국민의힘 박수영 의원은 이날 페이스북에 ‘줄탄핵의 후과’란 게시글을 올리고 “사회적 재난 속 민주당의 줄탄핵으로 지금 우리 정부에는 국무총리도, 행안부장관도 없는 상황”이라며 “민주당의 무책임한 줄탄핵으로 생긴 국정 공백이 걱정이다. 제발 나라 생각 좀 하고 이재명 생각 좀 그만하길 바란다”고 비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