헌법재판소의 파면 결정 일주일 만에 한남동 관저를 떠난 윤석열 전 대통령을 향해 더불어민주당은 "자숙하고 참회하라"고 촉구했다.
조승래 수석대변인은 11일 오후 브리핑에서 "국민과 국회, 헌법에 의해 파면된 윤석열은 마지막까지 단 한마디의 사과나 반성도 없었다"며 "누가 보면 명예롭게 임기를 마치고 퇴임하는 대통령인 줄 알겠다"고 꼬집었다. 앞서 윤 전 대통령은 이날 한남동 관저를 떠나 서초동 사저로 이전하기에 앞서 변호인단을 통해 배포한 입장문에서 "이제 저는 대한민국 국민의 한 사람으로 돌아가 나라와 국민을 위한 새로운 길을 찾겠다"면서 "국민 여러분과 제가 함께 꿈꾸었던 자유와 번영의 대한민국을 위해, 미력하나마 노력을 아끼지 않겠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지난 2년 반 이곳 한남동 관저에서 세계 각국의 여러 정상들을 만났다"며 "우리 국익과 안보를 지키기 위해 노력했던 순간순간이 주마등처럼 스쳐 지나간다"고 말했다.
또 윤 전 대통령은 관저를 떠나기 전 환송 나온 대통령실 직원 등 200여 명에게도 "우리가 국가 발전을 위해, 또 자유민주주의 시장경제와 사회 발전을 위해 열심히 일했다"며 "비상조치 이후 미래 세대가 엄중한 상황을 깨닫고 자유와 주권의 소중함을 인식하게 돼 다행"이라고 말했다. 이후 관저 앞을 나설 때는 차량에서 내린 뒤 대학 점퍼를 입고 미리 기다리던 남녀 대학생 10여명에게 다가가 포옹하거나 악수를 나눴다. 또 지지자가 건넨 것으로 보이는 '메이크 코리아 그레이트 어게인'(Make Korea Great Again·대한민국을 다시 위대하게)이라는 영문 문구가 적힌 빨간 모자를 쓰고 악수하기도 했다. 윤 전 대통령이 숫자 '1'을 의미하는 듯 여러 차례 오른손 검지를 들어 보이는 모습도 포착됐다. 지지자를 향해 미소를 지으며 손을 흔들고 주먹을 불끈 쥐기도 했다.
이와 관련해 조 수석대변인은 "파면 이후 윤석열은 자숙은커녕 대선 주자들을 줄 세우며 노골적으로 정치에 개입해 왔고, 대통령 관저를 무단 점거한 채 무위도식하며 호화로운 생활을 즐겼다"고 지적했다. 이어 "국민은 파면된 내란 수괴 주제에 뻔뻔하게 상왕 노릇을 하려 든 윤석열의 후안무치에 분노하고 있다"며 "사저에서도 이런 행태를 반복한다면 죗값은 더욱 무거워질 것"이라고 비판했다. 그러면서 "지금 윤석열이 해야 할 일은 자숙하고 참회하며 겸허히 법의 심판을 기다리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조 수석대변인은 "윤석열의 관저 정치와 함께 국민의힘의 내란 추종도 막을 내려야 한다"며 "도대체 언제까지 윤석열에게 매달리며 내란의 그림자를 쫓아다닐 셈이냐"고 말했다. 그러면서 "국민의힘은 이제라도 국민 앞에 사죄하고 윤석열과 결별하라"고 요구했다.
김성회 대변인은 페이스북에 "사저 정치로 국민의힘 대선 경선에 개입할 생각은 꿈도 꾸지 말고 권력에 대한 집착도 내려놓으라"며 "당신이 해야 할 일은 단 하나, 재판에 성실히 임하고 법의 심판 앞에서 겸허히 죗값을 받는 일뿐"이라고 말했다. 같은 당 윤건영 의원도 페이스북에 "개선장군도 이런 개선장군이 없다"며 "한 나라의 대통령이었던 자가 마지막까지 국민은 안중에도 없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당신이 찾아야 할 새로울 길은 멀리 있지 않다. 바로 반성과 참회의 길뿐"이라며 "반드시 엄정한 법의 처벌을 받는 것, 그것이 당신이 가야 할 길"이라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