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석열 전 대통령이 헌법재판소의 파면 결정 후 일주일만인 11일 11일 오후 지지자들에게 인사하며 한남동 관저에서 퇴거했다.
연합뉴스 등에 따르면 윤 전 대통령이 탄 경호 차는 이날 오후 5시 9분께 관저 밖으로 나왔다. 여전히 대통령경호처 경호는 이뤄졌으나, 기존보다 경호 차량 행렬은 간소화됐다. 윤 전 대통령은 관저를 떠나기 앞서 관저로 찾아온 참모진, 국민의힘 정치인들과 인사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어 '노타이' 정장 차림의 윤 전 대통령은 검은색 카니발에서 내려 약 5분간 관저 앞에 모인 지지자들에게 인사했다. 이날 한남동 일대에는 경찰 비공식 추산 1500명이 모였다. 먼저 윤 전 대통령은 대학 점퍼를 입고 미리 기다리던 남녀 대학생 10여명에게 다가가 포옹하거나 악수를 나눴다. 미소를 지으며 손을 흔들고 주먹을 불끈 쥐기도 했다.
이후 윤 전 대통령은 경찰 바리케이드 쪽으로 다가가 지지자들에게 손을 건넸다. 태극기와 성조기를 든 지지자들은 윤 전 대통령을 향해 손을 뻗었다. 눈물을 흘리는 일부 지지자도 있었다. 지지자가 건넨 것으로 보이는 'Make Korea Great Again'이라는 문구가 적힌 빨강 모자를 쓰고 악수하기도 했다. 지지자들은 "윤 어게인", "사랑합니다" 등 구호를 외쳤다. 이후 윤 전 대통령은 5시 14분께 별다른 발언 없이 카니발에 다시 탑승해 한남동을 떠났다. 옆자리에 앉은 김건희 여사는 차에서 내리지 않았다. 일부 지지자는 차량 행렬을 향해 달려가기도 했다. 윤 전 대통령은 차창을 내리고 지지자들에게 손을 흔들었다.
윤 전 대통령이 탄 차량 행렬이 관저를 떠난 지 21분 만인 오후 5시 30분께 사저인 아크로비스타 정문에 도착했고, 서초동 일대에도 지지자들이 모여 윤 전 대통령을 맞이했다. 윤 전 대통령은 사저 앞에서도 차에서 내린 뒤 부인 김건희 여사와 함께 지지자들에게 인사했다. 윤 전 대통령이 관저를 떠나 사저로 복귀한 것은 지난 2022년 11월 7일 한남동 관저 입주를 완료한 지 886일 만이다. 서초동 사저는 지난 2022년 5월 윤 전 대통령이 취임 이후에도 6개월가량 머문 곳으로 경호에는 큰 어려움이 없을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한편, 윤 전 대통령은 '대통령 등의 경호에 관한 법률'에 따라 앞으로 최대 10년까지 대통령경호처의 경호를 받을 수 있다. 대통령경호처는 약 40명 규모의 사저 경호팀을 편성한 것으로 알려졌다. 다만, 사저가 단독주택이 아닌 주상복합인 탓에 이웃 주민이 불편을 겪을 수 있고, 윤 전 대통령 부부가 키우는 반려동물이 많아 일단 서초동 사저로 옮긴 후 수도권에 다른 거처를 구하는 방안이 고려되는 것으로 알려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