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창훈 기자 jch@busan.com | 2025-04-10 10:52:58
국민의힘 대선 경선 방식이 윤곽을 드러내면서 ‘잠룡’들의 선택도 엇갈린다. 1차 ‘컷오프’에서 후보를 4인으로 압축하는 경선 방식이 정해지면서 당초 출마를 검토하던 인사들이 잇따라 불출마를 선언하고 있다. 당초 예상됐던 ‘15룡’에서 최종 경선 참여자는 10명 남짓이 되지 않겠느냐는 전망이 나온다.
친윤(친윤석열)계인 김기현 의원은 10일 페이스북 글에서 “저는 이번 국민의힘 대선 경선에 참여하지 않는다”고 밝혔다. 그는 “저는 우리 당이 배출한 대통령을 우리 손으로 끌어내는 부끄러운 역사를 또다시 반복해서는 안 된다는 신념에 따라 수많은 애국 시민들과 함께 광장으로 나섰다. 하지만 결국 대통령 탄핵을 막아내지 못했다”면서 “저부터 먼저 그 책임을 통감하며 자숙과 성찰의 시간을 가지려 한다”고 불출마의 변을 밝혔다. 김 의원은 “우리 당으로서는 이번 대선이 매우 불리한 지형에서 치러지는 선거이지만, 이재명(더불어민주당 대표)에게 대통령직을 결코 주면 안 된다는 절박한 국민들의 염원을 반드시 받들어 내야 한다고 생각한다”고 강조했다.
같은 친윤계인 원희룡 전 국토교통부 장관도 전날 오후 페이스북에 “제가 (지난) 대선 선거대책위원회 정책본부장으로, 또 국토교통부 장관으로 참여했던 윤석열 정부가, 대통령 탄핵을 맞았다. 저에게도 큰 책임이 있다”며 불출마 입장을 밝혔다. 그는 “지난 전당대회를 통해 당정이 분열하면 모두가 공멸할 것이라고 절박하게 경고했지만, 막아내지 못했다. 저의 부족함 때문”이라며 “저의 책임을 다하기 위해 대선에 출마하지 않겠다”고 언급했다.
출마를 검토했던 김태흠 충남지사 역시 이날 입장문에서 “지금은 저 김태흠을 위한 시간이 아니라는 결론에 이르렀다. 대선 출마가 정치적 경력이나 차기 선거 준비를 위한 수단이 돼선 안된다는 것이 지론이기도 하고 준비도 부족하다”며 출마하지 않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그는 “촉박한 일정을 이해하지만 단순히 반 이재명 정서에 기대어 대선을 치르면 필패한다”며 “당 소속 대통령의 탄핵에 대한 성찰과 자성이 우선돼야 하며, 조기 대선에서 보수의 철학과 미래의 비전을 제시하고 환골탈태의 계기로 삼아야 한다”고 당의 대선 전략에 대한 고언을 했다.
반면 김 의원과 함께 ‘광장’에서 탄핵 반대를 이끌었던 나경원 의원은 오는 11일 국회에서 대선 출마를 선언할 것으로 전해졌다. 이와 관련, 윤 전 대통령이 파면 직후인 지난 5일 나 전 의원을 서울 한남동 관저에서 만나 대선 출마를 권고했다는 얘기도 나온다.
이와 함께 개혁신당 원내대표를 지낸 양향자 전 의원이 조만간 국민의힘에 입당해 대선 경선에 참여할 것으로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