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자영 기자 2young@busan.com | 2025-04-12 12:28:32
제주 4·3의 역사와 전후 산림녹화 과정을 기록한 자료가 유네스코 세계기록유산이 됐다.
국가유산청 등에 따르면 유네스코 집행이사회는 지난 10일(현지시간) 오후 프랑스 파리에서 열린 회의에서 '제주4·3기록물'과 '산림녹화 기록물'을 세계기록유산으로 등재하기로 결정했다. 두 기록물은 우리나라 현대사의 한 부분을 담은 중요한 사료로 평가받는다.
제주4·3기록물은 민간인 학살에 대한 피해자 진술, 진상 규명과 화해의 과정을 아우르는 자료로, 총 1만 4673건에 달한다. 1947년 3월 1일을 기점으로 1954년 9월 21일까지 제주를 중심으로 약 7년간 이어진 무력 충돌과 이를 진압하는 과정이 기록돼 있다.
유네스코 측은 제주4·3기록물의 역사적 가치와 진정성, 보편적 중요성을 인정했다. 앞서 기록물을 평가한 국제자문위원회(IAC) 측은 "국가 폭력에 맞서 진실을 밝히고, 사회적 화해를 이뤄내며 희생자의 명예를 회복하기 위한 노력을 조명한다"며 "화해와 상생을 향한 지역사회의 민주주의 실천이 이룬 성과"라고 높이 평가했다.
국가유산청은 "세계사적으로 인권의 중요성을 알려주고, 제주도민들의 화해와 상생 정신을 통해 아픈 과거사를 해결하는 새로운 길을 제시한다"고 의미를 부여했다.
이번에 세계기록유산으로 함께 등재된 산림녹화 기록물은 6·25 전쟁으로 황폐해진 국토를 민관이 힘을 모아 성공적으로 재건했던 경험을 정리한 기록물이다. 등재된 기록물은 산림 복구를 위해 작성한 각종 공문서, 사진, 홍보물, 우표 등 9600여 건의 자료를 아우른다.
국가유산청 관계자는 "세계 각지의 개발도상국이 참고할 수 있는 모범 사례이자 기후변화 대응, 사막화 방지 등 국제적 논점 측면에서도 본보기가 되는 자료"라고 설명했다.
두 건이 등재되면서 한국의 세계기록유산은 20건으로 늘어나게 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