탁경륜 기자 takk@busan.com | 2025-04-15 11:13:36
국민의힘 대선 경선이 본격화되기도 전에 당내 갈등이 수면 위로 떠오르고 있다. 한덕수 대통령 권한대행 국무총리를 향한 ‘차출론’이 당내에서 확산되자, 이미 경선 출마를 선언한 한동훈 전 대표는 이를 “해당행위”라고 강하게 비판했다. 지도부까지 출마설 차단에 나서며 경선 초반부터 균열 조짐이 뚜렷해지고 있다.
15일 정치권에 따르면 박수영 국민의힘 의원은 한덕수 권한대행의 출마를 공개적으로 촉구했다. 박 의원은 전날 TV조선 유튜브 채널 ‘뉴스트라다무스’에 출연해 “한 대행의 출마가 필요하다는 입장을 공유한 사람들을 접촉했고, 의원 54명이 뜻을 모았다”고 밝혔다.
그는 “1차로 어제 54명에서 마무리했으며, 경선 과정에서 탈락한 후보를 지지하던 인사들도 합류할 수 있어 ‘1차’라는 표현을 썼다”고 설명했다. 이른바 ‘대선 출마 촉구 연판장’을 돌린 정황을 공개한 것이다. 이어 “(한 대행이) 초반에는 대선의 ‘ㄷ’자도 꺼내지 말라고 했지만, 지금은 ‘검토 중’이나 ‘결심하면 알려주겠다’는 등 태도가 바뀌었다”며 “지지율이 뒷받침된다면 출마 결심에 도움이 될 것”이라고 전했다.
국민의힘 대선 경선에 출마한 한동훈 전 대표는 이에 대해 “해당 행위”라며 강도 높은 비판을 쏟아냈다. 그는 이날 CBS 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에 출연해 “몇몇 의원들이 특정인을 모셔오자며 바람을 잡고 있다”며 “거칠게 말하면 테마주 주가조작 같은 행태”라고 지적했다.
한 전 대표는 “이런 방식은 패배주의의 전형”이라며 “경선을 예선으로 치르고, 본선은 한 권한대행과 단일화로 가자는 식인데, 국민이 이를 받아들이겠나. 이대로 가면 국민의힘이라는 당 자체가 우스워진다”고 비판했다. 특히 박 의원이 언급한 연판장과 관련해 “정말로 자신 있고 명분이 있다면 연판장을 오늘 당장 공개하라”고 맞받았다.
한덕수 권한대행의 출마 가능성에 회의적인 시각도 있다. 곽규택 국민의힘 의원은 이날 MBC라디오 ‘김종배의 시선집중’에서 “한 대행은 6·3 대선에 출마하지 않을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곽 의원은 “한 대행은 통상·외교·행정 경험이 풍부해 대통령감으로 평가받지만, 권한대행이라는 자리는 막중한 책무가 있다”며 “조기에 물러나 출마한다면 오히려 장점이 상쇄될 수 있다”고 분석했다. 이어 “지금까지의 발언을 종합하면 본인은 권한대행 역할에 충실하겠다는 뜻으로 해석된다”고 덧붙였다.
당 지도부도 차출론에 선을 그었다. 권성동 원내대표는 이날 국회에서 열린 원내대책회의에서 “한덕수 대통령 권한대행 국무총리는 국민의힘 대선 경선에 출마하지 않는다”고 밝혔다.
권 원내대표는 “추가적인 출마설 언급은 경선 흥행은 물론, 권한대행으로서의 중요 업무 수행에도 도움이 되지 않는다”고 말했다. 경선이 본격화되는 시점에 당내 일각에서 제기된 한 대행 출마 요구에 대해 지도부가 직접 선을 그으며 내부 단속에 나선 것으로 해석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