탁경륜 기자 takk@busan.com | 2025-05-06 16:29:20
국민의힘 대선 경선에서 최종 2인에 올랐던 한동훈 전 국민의힘 대표가 유튜브 라이브 방송을 통해 단일화 내홍에 대한 공개 발언에 나섰다. 김문수 대선 후보의 선대위 합류를 유보한 상태에서 지지자와 직접 소통하며 정치적 존재감을 드러낸 행보로, 당 안팎에서는 차기 당권 도전을 염두에 둔 신호탄 아니냐는 해석도 나온다.
한 전 대표는 지난 5일 개인 유튜브 채널에서 실시간 방송을 진행하며 “국민들이 보시기에 부끄러운 모습을 보여드리는 것 같아 마음이 안 좋다”고 말했다. 이어 “대선 후보와 관련해 여러 얘기가 나오는데, 저는 오히려 이렇게 될 줄 몰랐던 것처럼 얘기하는 게 더 놀랍다”고 덧붙였다. 김 후보와 무소속 한덕수 예비 후보 간의 단일화를 둘러싼 갈등 상황을 비판적으로 언급한 것으로 해석된다.
한 전 대표는 “결국 이렇게 될 줄도 모르고 저를 막기만 하면 된다고 생각했던 건가”라며 “제가 2 대 1로 싸웠던 건가. 결국 이렇게 될 수밖에 없었다”고 발언을 이어갔다.
한 전 대표는 경선 과정에서 느낀 불만도 표출했다. 그는 “4월 10일에 갑자기 ‘1000원만 낸 당원도 투표할 수 있게 한다’고 정했다”며 “그걸 미리 알고 들어온 사람들이 있었다면 (결과에 영향을 미쳤을 거다). 이때 몇 명이 얼마나 들어왔는지 알 수도 없다”며 아쉬움을 드러냈다.
지지자들에게는 당원 가입을 독려하며 “상식적인 분들이 많이 빠져나간 이후 의사결정이 왜곡됐다”며 “1000원씩만 내주시면 국민을 위해 좋은 정치 해서 1000만 배의 효용을 드리겠다”고 강조했다.
또 자신만의 ‘정치 플랫폼’을 개설하겠다는 계획을 밝혔다. 그는 “상식적인 시민들과 직접 소통하고 서로 연대하고 서로 정치에 대한 얘기, 일상에 대한 얘기, 우리나라 미래에 대한 얘기를 같이할 수 있는 플랫폼을 만들려고 한다”며 “제가 직접 (운영)하는, 정치인으로서의 플랫폼을 만들어 여러분과 함께 나아가려 한다”고 언급했다.
한 전 대표의 발언과 행보를 두고 당내에서는 견제의 시선도 감지된다. 김 후보가 지난 3일 한 전 대표를 공동선대위원장으로 지명했지만, 한 전 대표 측은 “조금 생각할 시간을 달라”며 선대위 합류를 보류한 상태다. 이 같은 상황에서 유튜브 방송을 통한 공개 메시지가 나오자, 일각에서는 당권 행보에 시동을 건 것 아니냐는 해석이 제기된다.
안철수 의원은 6일 페이스북에 “한동훈 전 대표는 지금 당을 위해 무엇을 하고 있느냐”며 “혹시 대선 패배 후 전당대회를 염두에 두고 당권을 노리는 행보가 아닌지 의문”이라고 지적했다. 이어 “부디 선대위에 합류해 이재명을 막는 대의에 동참해 주실 것을 간절히 부탁드린다”며 “지금은 모두가 힘을 합쳐 이재명을 막아야 할 때”라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