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두관, 계란으로 바위 치나…당 대표 출마 가능성 높아져

김 전 의원 측 “당대표 출마 적극적으로 검토 중”
친명계에선 “들러리 소리 들을 수도” 견제 목소리

김종우 기자 kjongwoo@busan.com 2024-07-04 16:20:11

김두관 전 의원. 부산일보DB 김두관 전 의원. 부산일보DB

더불어민주당 김두관 전 의원의 당대표 출마 가능성이 높아지고 있다. 김 전 의원 측에선 “출마를 적극적으로 검토하고 있다”는 말이 나온다. 김 전 의원은 늦어도 오는 8일까지는 공식 입장을 밝힐 전망이다.

김 전 의원은 4일 일부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당대표 선거 출마를 준비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와 관련 김 전 의원 측 핵심 관계자는 “최종 결정을 내린 것은 아니지만 출마를 적극 검토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무모하더라도 의미 있는 도전이 될 수 있어야 하기 때문에 여론의 반응 등을 보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재명 전 대표의 당대표 연임이 ‘대세’로 굳어진 민주당에선 김 전 의원 이외에 경쟁자가 나오지 않고 있다. 이 전 대표의 강성 지지층이 경쟁자의 존재 자체를 부정적으로 보는데다 당이 총선 이후 ‘이재명 일극체제’를 완성했기 때문이다.

친명(친이재명)계에선 김 전 의원이 출마하더라도 의미가 없을 것이라는 주장을 펴며 여론전에 나선 상태다. ‘친명 좌장’ 정성호 의원은 지난 3일 SBS 라디오 ‘김태현의 정치쇼’ 인터뷰에서 “김 전 의원도 영남에서 중요한 역할을 하는 당의 지도자인데 지금 나와서 의미 있는 득표를 하지 못한다고 하면 오히려 들러리라는 소리를 듣지 않겠느냐”고 말했다.

친명계에선 이 전 대표의 연임 명분으로 국제정세까지 언급하는 등 대세론 굳히기를 위해 발언 수위를 높이고 있다. 이 전 대표의 비서실장을 지낸 천준호 의원은 4일 SBS 라디오 인터뷰에서 “국제정세가 상당히 심각하고 휴전선에서 국지전, 물리적 충돌이 일어날지 모르는 위기상황”이라며 “이런 부분들을 방지하려면 강력한 리더십을 가지고 외교와 안보를 잘 대처하는 게 필요다”고 강조했다. 천 의원은 ‘이재명 사당화’라는 지적에 대해서도 “이런저런 의사를 언론에 밝히는 분들도 계시기 때문에 꼭 일극체제가 될지는 알 수는 없다”고 말했다. 이 전 대표가 강력한 리더십을 발휘할 필요가 있지만 일극체제는 아니라는 게 친명계의 주장이다.

그러나 김 전 의원은 ‘당내 민주주의’ 확보를 위해 누군가는 출마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그는 최근 언론 인터뷰를 통해 “단 1%의 당원들의 다른 의견이 있으면 그 다른 의견을 대변할 수 있는 역할을 누군가는 해야 할 책무가 있다”고 강조했다. 김 전 의원이 출마할 경우 득표율을 통해 당내 비명계의 구체적인 규모를 알 수 있을 것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원조 친노(친노무현)’계인 김 전 의원은 정치활동을 하면서 ‘힘든 도전’을 계속하는 모습을 보였다. 그는 1988년 민중의당으로 경남 남해·하동에 출마해 낙선했지만 1995년 무소속으로 남해군수에 당선됐다. 민주당 소속으로 경남지사 선거에서 2번, 총선에서 2번 낙선했지만 2010년 무소속으로 경남도지사에, 2016년 총선에서 김포갑 초선 의원에 당선됐다. 2020년 양산으로 지역구를 옮겨 재선에 성공한 그는 지난 총선에서 국민의힘 김태호 의원에게 패해 3선에 실패했다.

김 전 의원이 출마를 긍정적으로 검토하고 있는 가운데 공식 입장 표명은 오는 8일 이전에 나올 전망이다. 김 전 의원은 현직 경남도당위원장을 유지하고 있어 전당대회 출마를 위해서는 후보 등록일인 오는 9일 전에 도당위원장에서 사퇴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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