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종호 기자 nleader@busan.com | 2024-11-25 10:28:17
국내 최초의 국제아동도서전인 제1회 2024부산국제아동도서전이 28일부터 내달 1일까지 부산 벡스코에서 열린다. 대한출판문화협회가 주최하고 문화체육관광부와 부산시가 후원해 처음으로 열리는 부산국제아동도서전에는 총 16개국에서 193개(국내 136개·해외 57개) 출판사가 참가한다. 나흘간 독창성·심미성·차별성을 갖춘 도서 전시, 강연 및 세미나, 현장 이벤트, 워크숍 등 150여 개 프로그램을 선보이는 것이다.
국내 아동 도서 시장은 최근 우리 작가들이 세계 유수의 상을 잇따라 수상하며 세계적인 경쟁력을 갖추었음에도 학령 인구 감소 영향 등으로 2020년 이후 급격히 위축되고 있는 실정이다. 이에 따라 우리도 국제아동도서전을 열어 해외 진출을 적극적으로 모색해 보자는 출판인들의 요청이 그동안 이어졌다. 이번 부산국제아동도서전 전시장에 마련될 ‘저작권 센터’에서는 한국의 우수한 아동 출판 저작권을 해외에 소개하여 저작권 수출 시장을 확대하기 위해 국내외 출판사 저작권 담당자 및 전문 에이전트가 참여하는 수출입 상담 미팅을 진행할 예정이다.
이번 부산국제아동도서전의 주제는 ‘라퓨타’다. 라퓨타는 <걸리버 여행기>에 등장하는 하늘에 떠 있는 상상의 섬나라다. 어린이들의 무한한 상상력과 희망으로 어린이를 위한 즐거운 공간을 만들어 보자는 뜻을 담았다. 이번 아동도서전에는 국내외 작가 및 연사 118명(국내 107명, 해외 11명)이 직접 참가해 독자들을 만날 예정이다. 2022년 ‘한스 크리스티안 안데르센상 일러스트레이터 부문’을 수상한 이수지 작가는 28일 ‘어린이는 모든 색’이라는 주제로 그림책의 매력에 관해 이야기한다. 2020년 어린이책의 노벨상으로 불리는 ‘아스트리드 린드그렌 추모상’을 받은 백희나 작가는 30일 ‘어린이와 판타지’라는 주제로 강연한다. <마당을 나온 암탉>으로 유명한 황선미 작가는 다음 달 1일 ‘우리가 여전히 책을 읽어야 하는 이유’에 대해 강연한다.
부산국제아동도서전 주일우 집행위원장은 “부산국제아동도서전은 저작권 거래와 독자들의 축제가 결합된 이상적인 도서전으로 만들고 싶다. 올해 10만여명이 도서전을 찾을 것으로 예상한다”라고 말했다. 대한출판문화협회 강수걸(산지니 대표) 상무이사도 “지난 15~17일 열린 중국 상하이국제아동도서전은 처음에는 직접 운영을 하다 힘에 부쳐서 이탈리아의 볼로냐 국제어린이도서전에 위탁해서 진행하고 있다. 하지만 아직은 제대로 안 되고 있어서 우리가 경쟁하면 이길 확률이 있다”라고 긍정적으로 전망했다.
하지만 부산에서 처음으로 열린 국제아동도서전에 지역의 참여가 저조한 점은 아쉬운 대목이다. 지역 출판사로서는 산지니만 유일하게 부스로 참여하는 데 그쳤다. 비록 지역에 어린이 전문 출판사가 없어 한계가 있지만 지역 출판사들의 모임인 부산출판문화산업협회 차원의 공동 참여를 위한 논의조차 없었다. 인디고 서원 허아람 대표는 “지역에서 20년 동안이나 어린이 책방을 하면서 잡지도 출판하고 있다. 지역에서 처음으로 열리는 국제아동도서전에 기여하고 싶었지만 아무런 연락을 받지 못해 유감이다. 부산이 장소만 빌려주는 데 그쳐서는 안 된다”라고 말했다.
한편 부산국제아동도서전 개막 하루 전인 27일까지 공식 홈페이지(bicbf.or.kr) 사전등록을 통해 무료입장 티켓을 발급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