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덕준 기자 casiopea@busan.com | 2024-12-30 11:45:37
무안공항 여객기 추락사고와 관련해 제주항공 여객기가 활주로 끝에서 흙벽 형태의 콘크리트 시설과 부딪힌 것이 폭발사고의 직접적인 원인이 된 가운데, 이 시설이 일부 지방공항에 돌출형태로 설치돼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그러나 인천공항과 김포공항 등 주요 공항은 이 시설이 돌출형태가 아니라 지면에 붙은 형태로 설치돼 있다. 정부의 지방공항에 대한 무관심이 이런 부분에도 영향을 미치고 있다는 지적이다.
국토교통부는 30일 정부세종청사에서 진행한 브리핑에서 “무안공항의 경우, 방위각 시설이 활주로 끝 외곽에 설치돼 있다. 활주로 끝단에서 251m 정도 떨어져 있다”며 “사고와의 연관성에 대해서는 조사 과정에서 면밀히 파악을 해볼 계획”이라고 말했다.
제주항공 여객기의 경우, 무안공항에 동체착륙하면서 이 방위각 시설에 부딪혀 큰 사고가 발생했다.
흙으로 덮여 있는 것처럼 보이지만 콘크리트 시설이다. 이 시설은 ‘로컬라이저’라고 불리며 항공기 착륙을 돕기 위해 계기착륙시스템(ILS)의 하나다. 비행기에 주파수를 쏘아 여객기가 활주로를 벗어나지 않고 중심에 정확히 착륙할 수 있도록 돕는 시설이다.
주종완 국토부 항공정책실장은 “무안공항처럼 돌출돼 설치된 경우는 여수공항, 포항공항, 청주공항에도 이런 콘크리트 구조물 형태로 방위각 시설이 설치된 것으로 파악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런 시설이 지면에 묻어놓은 형태가 아닌 콘크리트의 돌출 구조로 만들어지는 것은 매우 드물어 국내외 규정을 위반했다는 주장도 제기된다.
이와 관련해 주 실장은 “방위각 시설은 임의로 설치할 수 있는 것이 아니라 설치 규정이 있고, 이를 파악하는 중”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인천공항과 김포공항의 경우 이 시설이 지면에 돌출된 형태가 아니어서 여객기가 로컬라이저에 부딪힐 가능성은 없는 것으로 알려졌다.
한 항공전문가는 “로컬라이저를 활주로 끝에 설치하면서 쉽게 부서지거나 지면에 묻는 형태로 설치하지 않고 콘크리트로 돌출해 설치한 것은 말이 안되는 얘기”라며 “이번 사고를 이처럼 크게 만든 중요한 원인”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