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은영 기자 key66@busan.com | 2025-02-19 14:03:20
부산 시민의 85%는 “문화예술이 내 삶과 사회를 더욱 따뜻하게 한다”고 생각하는 것으로 파악됐다. 문화예술 활동에 참여하는 주된 목적은 ‘개인의 즐거움’(82.7%)과 ‘자기 계발 및 자아실현’(46.9%)이었으며, 문화예술 활동 참여 효과는 ‘행복도 증가’(78.9%)와 ‘문화예술에 대한 관심 증가’(35.7%)로 나타났다. 그러나 ‘내가 즐길 수 있는 문화예술은 어디에 있는가’라는 관점에선 온도 차가 있었다. 개인의 라이프스타일에 맞는 다양성과 생활권 문화환경을 알리고, 접근성을 높이기 위한 전략이 필요할 것이라는 지적이다.
이 같은 결과는 부산문화재단이 2021년 이후 3년 만에 펴낸 ‘2024 부산 시민 문화예술 활동 트렌드 조사’ 연구보고서에서 밝혀졌다. 이번 조사는 만 15세 이상 부산 시민 2000명을 대상으로 했고, 문화 관심 집단 532명도 추가 조사해 집단별 차이를 도출했다. 조사 기간은 2023년 7월부터 2024년 6월까지이며, △문화예술 활동 및 문화환경 진단 △문화예술 공간 이용 △오프라인 및 매체를 활용한 문화예술 관람 △문화예술 참여 활동 등 총 5개 영역에 대해 설문조사를 실시했다.
■문화예술 효용성에 높은 공감
일반 시민 응답자들의 84.9%가 ‘문화예술이 더 나은 사회를 만드는 데 기여할 수 있다고 생각한다’고 응답해 문화예술의 사회적 효용성에 대해 동감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문화예술 활동을 통해 타인에 대한 공감 능력이 생긴다고 생각한다(78.2%)’, ‘문화예술 활동을 하면서 내가 더 나은 사람이 된다고 생각한다(75.4%)’에 대한 동의 응답률도 상대적으로 높아 문화예술을 통한 개인적 효용성과 사회적 효용성에 대해 적극 공감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그러나 부산 지역 문화환경에 대한 평가에서는 2021년도에 비해 전반적으로 긍정 응답이 늘었지만, 객관적 충분성에 비해 주관적 충분성은 더 낮아진 것으로 확인됐다. 특히 생활권 문화환경의 중요성이 커진 것을 알 수 있었다. 거주지 주변 문화환경 평가에서 참여 의향을 제외한 전 문항에서 부정 응답이 높게 나왔다. 문화 관심 집단의 경우 일반 시민보다 부산 지역 문화환경에 대해 부정 평가 비율이 더 높았다.
부산 시민의 문화예술 관람과 참여 활동 지역을 조사한 결과, 문화예술 관람은 거주지나 생활지보다는 부산 전역에서 관람하는 비율이 높았다. 반면, 예술교육과 동아리 등 문화예술 참여 활동은 거주지와 생활지 주변에서 참여하는 비율이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이에 따라 시민 참여 문화예술 활동을 위한 프로그램과 공간을 부산 전역에 골고루 분산 배치할 필요성이 제기됐다.
특히 문화예술 활동에 있어 집단별, 세대별 조사 결과의 편차가 커서 시민들의 문화 활동을 활성화하기 위해서는 관람 경험 기회를 제공하는 진입 전략부터 적극적이고 수준 높은 문화예술 참여 활동 기회 제공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차원의 맞춤형 전략이 필요할 것으로 보인다.
■문화예술 관람 소외 집단 배려를
거주지 및 생활 지역 주변 문화예술 공간에 대한 인지도와 이용 경험을 물어본 결과, 공공도서관이 41.9%로 이용 경험이 가장 높았고, 박물관·미술관(31.7%), 문예회관(25.6%)의 순으로 나타났다. 사설 문화센터 및 학원(7.1%), 공방(8.3%), 문화원(8.5%), 생활문화센터(11.4%)의 이용 경험은 다소 낮은 것으로 나타났다.
문화예술 공간 이용 시 겪는 어려움은 ‘이용 가능 시간이 맞지 않거나 시간이 나지 않음’과 ‘관련 정보 부족’을 우선순위로 응답해 문화공간 운영 시간과 홍보 확대가 필요한 것으로 조사됐다.
최근 1년간 1회 이상 오프라인에서 문화예술을 관람한 응답자는 일반 시민의 경우 85.9%로 나타나 2021년 직접 관람률(51%)에 비해 대폭 상승했다. 코로나 팬데믹 이후 문화예술 관람률이 회복세에 접어들었음을 확인할 수 있었다. 장르별로는 △극장 영화 관람(69.2%) △거리예술 및 축제(52.4%) △미술 전시(40%)가 관람 경험률이 높았고, △무용(4.2%) △문학 행사(7.5%) △전통예술(9.8%)의 관람 경험률이 낮아 장르별 편차가 큰 것으로 나타났다. 또한 세대별로도 50대 이후 문화예술 관람률이 다른 세대에 비해 다소 떨어지는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70세 이상(62.0%), 월 가구소득 200만 원 미만(72.6%), 장애인(81.0%) 응답자의 관람률이 상대적으로 낮은 것으로 조사돼 문화예술 관람 소외 집단에 대한 세심한 배려가 필요한 것으로 나타났다.
오재환 대표이사는 “이번 조사는 부산 시민들의 문화예술에 대한 관점, 활동 현황부터 욕구 등 다각도의 조사를 진행했다는 것에 의의가 있다”면서 “이를 계기로 시민들의 문화예술 활동 참여 활성화를 위한 세심한 정책 의제들이 생산될 수 있기를 기대한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