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진성 기자 paperk@busan.com | 2025-04-23 18:02:06
프랑스 프로축구 파리 생제르맹(PSG)의 이강인에게 최근 포지션 변화가 생겼다. PSG에서 주로 공격수로 출전을 이어갔는데 얼마전 부터 수비형 미드필더로 자리를 바꾼 것이다. 이는 ‘멀티 포지션 철학’을 가지고 있는 PSG의 루이스 엔리케 감독의 지론 때문이다.
엔리케 감독은 지난 21일(한국 시간) 기자회견에서 이강인의 수비형 미드필더 배치에 대한 질의에 “그렇다. 분명히 그 포지션에서 뛰는 이강인을 볼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엔리케 감독은 “이강인은 짧은 패스든, 긴 패스든 다 해낼 수 있는 뛰어난 기술을 가진 선수”라면서도 “이강인에게 이상적인 포지션은 아니다. 이강인이 그 포지션에서 뛰려면 수비적으로 보완해야 한다”고도 말했다.
실제 이강인은 부상 이후 복귀전인 지난 20일 프랑스 파리의 파르크 데 프랭스에서 열린 르아브르와 2024-2025 리그1 30라운드에서 3선의 수비형 미드필더로 선발 출전해 2-1 승리에 힘을 보탰다. 경기 내용은 나쁘지 않았다. 공격 포인트는 기록하지 못했지만 73분을 뛰며 3차례 키 패스(득점 기회로 이어지는 패스)와 97%의 패스 성공률, 7차례 크로스를 기록해 현지 매체로부터 팀 내 세 번째로 높은 평점 7.6을 받았다.
엔리케 감독은 선수들에게 여러 포지션을 소화하는 능력을 강조하는 지도자다. 선수들이 고정된 포지션 없이 팀 상황에 맞게 다양한 위치에서 제 역할을 해주기를 바라는 것이다.
PSG에 입단한 이강인도 스트라이커, 좌우 측면 공격수, 중앙 미드필더 등 많은 포지션을 소화했다. 하지만 수비형 미드필더는 르아브르전이 처음이다.
이강인은 ‘후방 지원 사격’보다는 예리한 공격이 좀 더 어울리는 것 같다. 이는 23일 열린 낭트와의 경기에서 잘 드러났다. 이강인은 프랑스 낭트의 스타드 드 라 보주아르에서 열린 낭트와의 2024-2025 프랑스 프로축구 리그1 경기에서 전반 33분 비티냐의 선제골을 도왔다. 공격수 본능을 유감 없이 드러내며 시즌 6호 도움을 기록했다.
이강인은 이날 공격수인 오른쪽 윙어로 선발 출전했다. 득점 없이 맞선 전반 33분 페널티아크 오른쪽에서 우스만 뎀벨레가 내준 패스를 이강인이 페널티지역 안 정면에서 이어받았다. 이 때 공이 살짝 튀어 올랐지만 어려운 자세에서도 옆으로 연결했고, 비티냐가 쇄도하며 왼발 논스톱 슛으로 마무리했다. 매우 감각적인 플레이었다.
이날 이강인이 기록한 공격포인트는 2월 24일 올랭피크 리옹과의 23라운드 원정 경기(3-2 승) 도움 이후 두 달 만이다. 이강인은 올 시즌 공식전 43경기에 출전해 6골 6도움을 기록했다. 모두 리그1에서 나왔다.
이강인은 지난달 20일 오만과의 2026 국제축구연맹(FIFA) 북중미 월드컵 아시아 3차 예선 B조 7차전 도중 왼쪽 발목을 다친 뒤 PSG의 공식전 5경기에 나서지 못하다가 지난 20일 르아브르전에 선발 출전해 73분을 소화했다.
한편, PSG는 이날 낭트와의 경기에서 이강인 등의 활약으로 전반을 1-0으로 앞선 채 마쳤으나 후반 중반 낭트에게 동점 골을 내줘 1-1 무승부로 경기를 마쳤다.
지난 6일 28라운드에서 조기 우승을 확정한 PSG는 이날은 비록 무승부에 만족해야 했지만, 개막 30경기 연속 무패(24승 6무·승점 78)를 이어갔다.
PSG는 남은 4경기에서 패하지 않으면 리그1 사상 최초의 ‘무패 우승’이란 대기록을 작성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