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동우 기자 friend@busan.com | 2025-05-07 20:20:00
본격적인 여름 장마철을 앞두고 올해 초 지반 침하가 발생했던 부산 북항 지하차도 건설 현장에 긴장감이 감돈다. 지반 침하 발생 이후 공동이 추가로 발견됐고 공사 기간도 연장될 수 있어 관계 기관들은 추가 사고 방지를 위해 집중 점검에 나섰다.
부산 동구청은 지난 1일부터 북항 지하차도 건설 현장 일대 도로와 하수 시설 등을 점검하고 있다고 7일 밝혔다. 점검은 주 1회 차량을 활용해 육안으로 균열 여부 등 주변 시설물의 상태를 살펴보는 방식으로 이뤄진다. 점검은 준공일까지 이어진다.
앞서 동구청은 지난달 초 지하차도 건설 사업을 주관하는 부산해양수산청 부산항건설사무소와 시공사인 쌍용건설 쪽에 조속한 준공을 촉구하는 내용의 공문도 보냈다. 공사가 장기화하면서 지반 침하 등 안전사고 우려도 커진다는 이유에서다.
부산시는 지난 1일 부산 지역에 19mm의 비가 내리자, 다음날 즉시 현장에 담당 공무원을 파견해 점검에 나섰다. 부산시는 지난달 중순부터 건설 현장 지반에 대해 격주 간격으로 GPR 탐사를 하고 있다. 부산시 도로계획과 관계자는 “우기를 앞두고 대규모 건설 현장을 집중적으로 점검하는 취지”라며 “탐사 지점도 기존 방식보다 촘촘히 설정해 점검의 실효성을 높였다”고 말했다.
지하차도 건설을 주관하는 부산항건설사무소도 지난달 17일 현장 정밀안전점검용역에 착수해 3개월간 공사 현장 전 구간의 도로 시설 등에 대한 안정성을 집중 점검할 방침이다. 3D 탐사 기술을 활용해 기존 GPR 탐사보다 깊은 지하 7m 깊이까지 조사가 가능하다.
앞서 지난 2월 7일 동구 충장대로 북항 지하차도 건설 현장에서 길이 25m, 폭 6m, 깊이 10cm 규모의 지반 침하가 발견됐다. 지난 3월 18일 건설 현장 인근 지반에서 공동 3개가 추가로 발견되기도 했다. 공동은 땅 아래 형성된 공간으로 싱크홀 현상의 주요 원인 중 하나로 꼽힌다. 이날 부산시가 부산항건설사무소의 요청으로 GPR 탐사를 해 발견한 공동은 높이가 6~55cm로 즉시 보수됐다.
지반 침하에다 곳곳에 있는 노후 관로 탓에 북항 지하차도 공사는 추가로 연장될 가능성도 제기된다. 특히 현장 주변에 매설된 노후 관로가 공사 과정에서 파열되면 대형 싱크홀로 이어질 우려도 크다.
2020년 3월 착공된 북항 지하차도 건설은 당초 2023년 9월 25일 완료될 예정이었다. 하지만 현장에서 발견된 오염토 처리 등의 문제로 준공이 2년가량 미뤄졌다. 올해 10월 준공 예정이지만 추가로 지반 침하나 싱크홀이 발생하면 준공이 올해를 넘길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부산항건설사무소 관계자는 “3월 발견된 공동은 작은 크기로 특별히 위험하지 않았고 현재 현장 일대 지반에도 구조적 문제는 없는 것으로 파악하고 있다”며 “계획대로 10월께 개통을 목표로 작업을 이어가고 있지만 현장 주변에 노후 관로가 많아 이를 보수하는 작업이 이뤄진다면 공사가 연장될 가능성도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