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트럼프·시진핑 미중 정상회담 부산 개최 유력

트럼프 방한, 시진핑 APEC 참석
외교가, 두 정상 만남 기정사실화
양국, 개최 장소 물밑 협상 진행
김해공항 의전실 ‘나래마루’ 검토
일정·보안상 서울·경주보다 유리
회동일은 29일이나 30일 가능성

양보원 기자 bogiza@busan.com , 김준현 기자 joon@busan.com 2025-10-23 22:00:00

미중 정상회담 장소로 거론되는 부산 김해공항 나래마루. 부산일보DB 미중 정상회담 장소로 거론되는 부산 김해공항 나래마루. 부산일보DB

이달 말 방한이 예정된 미국과 중국 정상의 회담 개최 장소로 부산 김해공항 공군기지가 유력하게 검토되고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두 정상의 방한 일정이 짧고 서울이나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회의 장소인 경주보다 부산 공군기지가 보안에 유리한 점에서 회동 후보지로 떠올랐다는 분석이다.

23일 외교가에 따르면 미국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과 중국 시진핑 주석은 김해국제공항 공군기지 내 나래마루에서 정상회담 개최를 위한 물밑 협상을 진행 중이다. 회동 날짜는 29일 또는 30일이 높은 가능성으로 거론된다. 트럼프 대통령은 26일 말레이시아 쿠알라룸푸르에서 열리는 아세안(ASEAN·동남아시아국가연합) 정상회의 참석을 시작으로 아시아 순방에 나설 것으로 예상된다. ASEAN 정상회의와 일본 방문을 거쳐 29일 방한이 유력한데 APEC 회의 참석을 위해 시진핑 주석도 29일 혹은 30일에 방한이 예상된다. 트럼프 대통령은 23일 “시진핑 국가주석과 상당히 긴 회담이 예정돼 있다”며 회담 성사를 기정사실화했다.

APEC이 열리는 경주나 서울이 아닌 부산이 회담 개최지로 떠오른 데는 양국 정상의 방한 일정과 군 기지의 보안상 이점이 강하게 고려된 것으로 알려졌다. 회담 장소로 예상되는 공군기지 내 위치한 나래마루는 이번 경주 APEC을 위해 리모델링을 마친 것으로 본보 취재 결과 확인됐다.

나래마루는 2005년 APEC 정상회담 당시 조성됐는데 일반인이 드나드는 공항 청사가 아닌 공군 제5공중기동비행단 부대 안에 위치해 있다. 활주로 안에서 바로 진입이 가능해 경호에 용이하다. 나래마루 내부에는 회의장으로 쓸 수 있는 접견실이 2곳이 있고 CIQ(출입국, 세관, 검역)실 1곳, 부속실(경호원 대기실)도 갖추고 있다. 최근에는 2019년 한-아세안 정상회의 때 주요국 정상 접견실로도 사용됐다.

양국은 정상회담 개최지로 서울과 APEC 정상회의 장소인 경주도 함께 검토하고 있으나 경주의 경우 트럼프 대통령의 방한 일정상 APEC 참석이 쉽지 않은 점이 단점으로 꼽힌다. 서울의 경우 APEC 참석차 경주를 방문하는 시진핑 대통령의 동선과 맞지 않다.

세기의 회담이자 ‘메가 이벤트’인 미중 정상의 부산 회담이 성사될 경우 전세계 이목이 외교 무대인 부산으로 쏠릴 것으로 보인다. 트럼프 2기 첫 미중 정상회담이자 세계 경제·외교 질서를 흔들 ‘세기의 담판’의 무대가 부산이 되는 셈이다. 세계 패권을 다투는 양국 정상의 회담은 6년 만이다. 양국이 관세, 희토류 수출 통제 등 통상 이슈로 첨예하게 대립하고 있는데 이번 회담에서 ‘부산 합의’로 불릴 만한 대형 합의가 나올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나래마루를 관리하는 공군 측은 본보의 정상회담 관련 질의에 “정확한 사실 관계를 확인해 줄 수 없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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