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 온 이재명, 글로벌특별법·산은 이전 또 외면

6일 부산신항서 박형준과 면담
북극항로 개척 발언만 되풀이
지역 현안 입장 표명 요구 회피

이은철 기자 euncheol@busan.com 2025-03-06 18:17:39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표가 6일 오전 부산 강서구 부산신항 홍보관에서 박형준 부산시장과의 면담에 앞서 모두발언하고 있다. 정대현 기자 jhyun@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표가 6일 오전 부산 강서구 부산신항 홍보관에서 박형준 부산시장과의 면담에 앞서 모두발언하고 있다. 정대현 기자 jhyun@

6일 부산을 찾은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표가 이번에도 부산 시민들의 기대를 외면했다. 지난해 총선을 앞두고 부산에서 KDB산업은행 부산 이전에 대한 입장 표명을 미뤘던 그는 한국산업은행법 개정안 통과와 함께 지역 최대 현안인 부산 글로벌 허브도시 조성 특별법(글로벌허브도시특별법) 처리에 대해 또다시 침묵하는 대신 북극항로 개척 지원 발언만 되풀이했다.


이 대표는 이날 부산 강서구 부산항만공사 신항지사 부산항홍보관에서 박 시장과 면담했다. 이 대표는 “대한민국의 가장 중요한 과제는 분권과 균형발전이 맞다”며 “북극항로 문제로 부산을 찾은 것은 지방 소외 문제를 조금이나마 해결해 보기 위한 실천적 활동의 일환”이라고 밝혔다. 그러면서 “다른 어떤 정치 세력보다도 강력하게 추진하겠다”고 약속했다.

회의실에 입장하며 서로에게 웃음을 지어 보일 정도로 훈훈했던 분위기는 면담이 비공개로 전환되면서 차갑게 식었다. 박 시장은 글로벌허브도시특별법과 산은 부산 이전 등 지역 현안에 대한 적극적인 협조를 당부했지만 이 대표는 북극항로와 관련한 이야기만 반복하며 대화는 공전을 거듭했다.

복수의 참석자에 따르면, 박 시장은 이 대표에게 북극항로 외에 다른 지역 현안들에 대한 확실한 입장 표명을 요구했으나 그는 침묵했다. 여기다 민주당 유일의 부산 의원이자 글로벌허브도시특별법 공동 발의자인 전재수 의원이 직접 이에 대해 부연하려 했으나 이 대표가 일정을 이유로 회동을 마무리 지으며 회피했다는 게 참석자들 설명이다.

이에 박 시장은 면담 후 강한 불쾌감을 드러냈다. 박 시장은 굳은 표정으로 취재진과 만나 "저를 무시했다는 생각을 넘어서 우리 부산 시민들을 냉대한 것"이라며 강한 어조로 비판했다. 그는 그간 이 대표에 면담을 수차례 요청했으나 거절 당한 사실을 언급, “단순히 하루이틀에 걸친 사안이 아니고 2년여 동안 절절하게 부산 시민들이 요청하고 심지어 부산 민주당도 함께 요청한 사안인데 일언반구도 하지 않은 것은 대단히 안타깝고 실망스러운 일이 아닐 수 없다”고 재차 꼬집었다.

이에 민주당에서는 즉각 진화에 나섰다. 민주당 조승래 수석대변인은 이 대표와 박 시장의 비공개 면담까지 종료된 후 기자들을 만나 “박 시장은 산업은행 (부산) 이전을 요청했고, 이 대표가 검토해 보겠다고 답변했다”고 주장했다. 그러나 이 자리에 있던 관계자들은 이 대표가 현안을 살펴보겠다는 취지의 언급은 없었다고 말하면서 논란이 일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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