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도체 특수로 韓 경상 흑자율 20% 근접…대만 따라잡나

IB 6곳 평균 韓 18.1%·대만 21.5%
10%p 넘던 격차 3%p대 축소
JP모건 ‘韓 역전’ 예상

김진호 기자 rplkim@busan.com 2026-09-06 11:48:55


부산항 신선대부두에 수출입 화물이 쌓여 있는 모습. 연합뉴스 부산항 신선대부두에 수출입 화물이 쌓여 있는 모습. 연합뉴스

올해 우리나라의 명목 국내총생산(GDP) 대비 경상수지 흑자 비율이 20%에 육박할 것으로 보인다. 이에 따라 10%포인트(P) 넘던 대만과의 격차도 3%P대로 줄어들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6일 국제금융센터에 따르면 해외 주요 투자은행(IB) 8곳이 제시한 올해 한국의 GDP 대비 경상수지 흑자 비율은 8월 말 평균 16.0%로 집계됐다. 지난 7월 말(14.7%)보다 1.3%P 높아졌다. 한 달 사이 씨티가 16.5%에서 18.2%로, 골드만삭스가 13.9%에서 18.7%로, 노무라가 15.7%에서 19.7%로 각각 전망치를 상향 조정한 결과다. 전망치를 내지 않은 UBS를 제외하면 7개 IB의 평균은 17.7%로 더 높아진다.

한국은행과 국제통화기금(IMF) 통계에 따르면 한국의 경상 흑자율이 20%에 가까워지는 것은 국제수지 통계가 작성된 1980년 이래 올해가 역대 처음이다. 종전 최고치는 외환위기 직후 명목 GDP가 급감하고 ‘불황형 흑자’가 나타났던 1998년의 10.1%였다. 그해 말고는 10%를 넘긴 적이 한 번도 없었다.

박정우 노무라증권 이코노미스트는 “과거 한국의 경상수지 흑자 확대는 불황형 흑자의 영향이 컸다”며 “현재는 교역조건 개선과 반도체 수출 경쟁력 강화에 따른 수출 금액 증가라는 긍정적 요인으로 흑자가 늘고 있다”고 평가했다.

특히 한국처럼 반도체 사이클 수혜가 뚜렷한 대만과의 경상 흑자율 격차가 축소되는 점이 눈에 띈다. 주요 IB 7곳이 제시한 대만의 올해 GDP 대비 경상수지 흑자 비율은 7월 말에 이어 8월 말도 평균 20.6%로 집계됐다. 바클리는 전망치를 내지 않았다.

바클리와 UBS를 제외한 6개 IB의 평균 전망치를 비교하면 한국은 18.1%, 대만은 21.5%로 여전히 3.4%P 차이가 난다. 다만 작년 말 같은 기준으로 대만의 올해 전망치가 17.5%에 달한 반면 한국이 7.0%에 그쳐 양국 격차가 10%P를 웃돌았던 점을 고려하면 차이가 대폭 줄었다.

특히 JP모건은 최근 한국과 대만의 올해 경상 흑자율을 각각 18.1%, 13.0%로 전망해 8개 IB 중 유일하게 한국이 대만을 역전할 것으로 예상했다. 박석길 JP모건 이코노미스트는 지난달 한국 경제전망 보고서에서 “한국의 국제수지는 역사적으로 이례적인 영역에 진입하고 있다”고 평가했다. 박정우 이코노미스트도 “대만은 주력 파운드리 반도체 산업 특성상 공정가격이 급변하지 않는다”며 “한국의 주 수출 품목인 반도체 가격은 현재 극심한 공급 부족에 따라 높은 가격 상승률을 보인다”고 분석했다. 그러면서 “충분한 경상수지 흑자는 대외 무역 의존도가 높은 한국 경제에 커다란 방패 역할을 해줄 수 있고 국민소득도 증가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한편 한은은 지난달 27일 수정 경제전망에서 올해 연간 경상수지 흑자 규모 전망치를 기존 2500억 달러에서 4500억 달러로 대폭 상향 조정했다. 종전 사상 최대치였던 지난해 연간 1231억 달러의 3.7배에 달할 것이란 전망이다. 한은은 경제전망 보고서에서 “글로벌 인공지능(AI) 투자 확대에 따른 반도체 수요 증가와 공급 제약에 따른 가격 급등으로 대규모 흑자를 나타낼 것”이라고 내다봤다. 실제 한은에 따르면 이미 1∼7월 누적 경상수지 흑자 규모는 2330억 9000만 달러로, 작년 동기(598억 2000만 달러)의 4배에 달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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