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준영 기자 jyoung@busan.com | 2026-09-06 15:43:54
프랑스를 국빈 방문하는 이재명 대통령 부부가 6일 성남 서울공항 공군 1호기에서 환송객들을 향해 인사하고 있다. 연합뉴스
프랑스 국빈 방문에 나선 이재명 대통령이 정상 회담을 통해 호르무즈해협 파병 논의를 매듭지을지 관심이 집중된다. 청와대는 한반도 대비 태세에 큰 손상이 있지 않은 범위 내에서 운신할 수도 있다며 파병 가능성을 시사했는데, 이란 내에서는 “한국이 ‘침략’에 참여하는 것으로 간주하겠다”는 경고성 메시지가 나오고 있다.
이 대통령은 6일 프랑스 국빈 방문을 위해 서울공항을 통해 출국했다. 지난 4월 방한한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이 자국에서 열리는 국제 영화·영상 정상회의인 ‘뤼미에르 서밋’의 공동 의장을 맡아달라며 초청한 데 따른 것이다.
이번 순방의 핵심 관심사는 안보 협력이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동맹국들의 이란전 ‘기여’를 강하게 압박하는 상황에서, 프랑스와 영국이 주도하는 국제 연합체 참여 가능성이 커지고 있기 때문이다. 프랑스·영국 주도의 연합체가 미국과도 긴밀히 연계돼 추진되고 있는 만큼, 이번 정상회담에서도 관련 논의가 이뤄질 가능성이 크다.
정부는 파병을 포함한 군사적 기여 방안을 구체적으로 검토하고 있다. 청와대 관계자는 지난 4일 파병 검토에 대해 “한반도 대비 태세에 큰 손상이 있지 않은 범위 내에서는 운신할 수도 있다는 생각”이라며 “호르무즈에서 실질적 기여를 하려면 한반도 대비 태세를 고려해야 하며, 그 대비 태세에 관해 여러 가지 검토를 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는 파병 시 대비 태세 변화를 염두에 두고서 고민하고 있다는 뜻으로, 청와대가 사실상 파병 가능성을 상당 부분 열어두고서 검토를 하는 것 아니냐는 분석이 나온다. 이 관계자는 “실질적 기여에 대해서는 우리 정부가 여러 번 얘기해 왔다. 실질적 기여는 군사적 기여를 포함하는 것”이라면서도 “지금은 검토 단계에 있으며, 정해진 것은 없다”고 밝혔다.
그는 “이런 고려를 할 때 국내법적인 절차에 따라서도 고려를 하고 있다”며 “이는 결국 국회와의 협의, 국회의 동의를 의미하는 것인데, 아직 그 단계까지 가 있지는 않다”고 설명했다.
정부가 국가안전보장회의(NSC) 안건 상정과 국회 비준동의안 제출을 준비 중이라는 보도도 있었으나, 정부 내 논의와 별개로 아직 국회 측과 구체적인 협의가 이뤄지지는 않았다는 뜻으로 풀이됐다.
아울러 ‘군사적 기여’ 역시 전투 상황에만 국한돼 해석해서는 안 된다고 강조했다. 이 관계자는 “군사적 기여에는 전투에 참여하는 것도 있으나, 비전투, 수색 등 다양한 옵션이 있다. 이를 종합적으로 검토하는 것”이라며 “전투 인력이든 비전투 인력이든, 한 명이 가든 두 명이 가든 현장에 가면 파병이라고 규정이 된다”고 설명했다.
청와대가 파병 가능성을 시사하자 레바논의 친이란 무장 정파 헤즈볼라 계열 매체인 알마야딘은 4일(현지 시간) 이란 고위 관료를 인용해 “한국은 미국의 불법적인 군사 작전에 협력하도록 강요하는 미국의 압력에 굴복해선 안 된다”며 “이란은 호르무즈해협에서 한국이 이란에 맞서는 행동을 한다면 이란에 대한 직접적인 군사적 침략 및 전쟁에 대한 참여로 간주하겠다”고 경고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