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뀐 5등급제, 전 과목 ‘올 1등급’ 학년 오를수록 급감 [부산 고교생 누적 성적 분석]

1학년 1학기 2.07%였던 올 1등급
2학년 1학기 0.68%로 크게 감소
3학년까지 2~4% 예측과 어긋나
2등급 있어도 최상위권 지원 가능

장병진 기자 joyful@busan.com 2026-09-06 18:24:10

새로운 5등급제 체제에서는 무조건 전과목 모두 1등급(1.00)을 받아야 최상위권 대학에 갈 수 있다는 불안감이 크다. 2027학년도 대학수학능력시험 9월 모의평가를 치르는 고3학생들. 이원준 기자 lwj@ 새로운 5등급제 체제에서는 무조건 전과목 모두 1등급(1.00)을 받아야 최상위권 대학에 갈 수 있다는 불안감이 크다. 2027학년도 대학수학능력시험 9월 모의평가를 치르는 고3학생들. 이원준 기자 lwj@

최근 교육계와 학원가를 중심으로 ‘새로운 5등급제 체제에서는 무조건 전과목 모두 1등급(1.00)을 받아야 최상위권 대학에 갈 수 있으며, 한 번이라도 미끄러지면 자퇴 후 검정고시를 치르는 것이 낫다’는 식의 불안감이 조성돼 실제로 자퇴를 고민하는 학생이 늘고 있다. 하지만 부산시교육청이 데이터로 확인된 결과는 다른 것으로 나타났다.

6일 부산시교육청학력개발원에 따르면 부산지역 고등학교 98개교 2학년 학생 1만 5978명을 대상으로 1학년 1학기부터 2학년 1학기까지 총 세 학기에 걸친 누적 성적을 분석한 결과, 세 학기 연속으로 전 과목 누적 평균 1.00등급을 유지한 학생은 전체의 0.68%에 그쳤다.

■학기 지날수록 ‘올 1등급’ 급감

지난해 부산시교육청학력개발원은 학기마다 동일 학년 학생들의 성적 변화를 바탕으로 5등급제와 9등급제 성적을 정량적으로 비교한 자료를 전국 최초로 발표한 후 조사를 이어가고 있다. 올해 조사 결과, 1학년 1학기 당시 2.07%였던 전 과목 평균 1.00등급 학생 비율은 1학년 2학기까지 누적 1.30%(187명)로 떨어졌고, 2학년 1학기까지 누적되면서 0.68%로 급격히 감소했다. 직전 학기에 누적 평균 1.00등급을 기록했던 학생 중 절반 수준인 52.3%만이 1.00등급을 유지한 셈이다.

이는 사교육 시장 등 일부에서 “3학년 1학기까지 전과목 평균 1.00등급을 유지하는 학생이 2~4% 수준일 것”이라며 “최상위 대학 진학의 필수로 무조건 1등급이 필요하다”는 주장과 상반되는 수치다. 부산시교육청학력개발원은 현재의 뚜렷한 감소 추세가 이어질 경우, 3학년 1학기까지 평균 1.00등급을 유지하는 학생은 전체의 0.2~0.4%에 불과할 것으로 내다봤다. 이는 전국 2028학년도 대입 수능 응시 예상 재학생 인원 약 35만 명 기준으로 700명에서 1400명 정도에 해당하는 극소수 수치다.

■2등급 있어도 최상위권 지원 가능

이처럼 올 1등급 유지가 쉽지 않은 이유는 5등급제가 도입되면서 1등급 비율 자체는 10%로 9등급제 4%에서 늘었지만, 구조적인 제약이 따르기 때문이다. 고교학점제 전면 시행으로 2학년과 3학년으로 올라갈수록 과목당 이수 인원이 줄어들어 높은 등급을 유지하기가 쉽지 않다. 특히 미적분Ⅱ나 기하 등 심화 과목의 경우 이수 인원 자체가 적어 최상위권 내에서도 치열한 경쟁이 벌어진다.

부산시교육청이 분석한 자료에 따르면 2학년 1학기 현재 5등급제 기준 전 과목 평균 1.00등급(상위 0.68%)은 과거 9등급제 체제에서 1.28등급 수준에 해당하는 매우 우수한 성적이다. 만약 3학년 1학기까지 2등급을 2개 받아 평균 1.08등급이 되더라도 이는 상위 1.40%에 해당하며, 9등급제 기준으로는 1.47등급 수준이다. 매 학기 2등급을 하나씩 받아 평균 1.16(상위 2.23%)등급을 기록해도 서울 지역 주요 대학 학생부교과전형에 지원 가능한 수준이다.

부산시교육청학력개발원은 한두 과목에서 2등급을 받더라도 의예과나 상위권 대학 지원이 가능할 것으로 예상된다고 분석했다. 1등급을 하나 놓쳤다고 해서 일찌감치 내신을 포기하고 자퇴를 고민할 이유가 전혀 없다는 뜻이다.

부산시교육청 온윤주 학력개발원장은 “2028학년도 대입은 이전 대입과 비교할 때 진로에 맞는 과목 선택, 학교생활기록부의 교과 세부능력 및 특기사항, 창의적 체험활동, 행동특성 및 종합의견 등 교과 성적 외 학생부 전반의 영향력이 더욱 확대되는 방향으로 변화하고 있다”며 “등급 관리도 중요하지만 진로와 연계한 과목 선택과 학교생활 전반에 충실한 것이 대입의 지름길”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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