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종우 기자 kjongwoo@busan.com | 2025-03-05 09:59:33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표의 ‘한국판 엔비디아 지분 소유 구조’ 발언을 둘러싼 정치권의 공방전이 계속되고 있다. 민주당에선 ‘국부펀드’를 통한 지원 구상까지 언급하며 이 대표 발언을 옹호하고 나섰다. 반면 국민의힘에선 인공지능(AI) 관련 기업을 육성하기 위한 전력 공급 방안부터 만들어야 한다며 구체성 부족을 비판했다.
이재명 대표는 최근 유튜브 방송에서 엔비디아와 같은 기업이 국내에서 탄생할 경우, 그 지분의 30%를 국민 모두에게 나누면 세금에 의존하지 않는 사회가 오지 않겠냐며 자신이 주장하는 기본사회 구상을 밝힌 바 있다. 이와 관련, 국민의힘에서 “기업가 정신을 뿌리째 흔드는 사회주의적 접근”이라는 비판이 나오자 민주당에서 이 대표를 지원하고 나섰다.
민주당 박성준 원내수석대표는 5일 CBS 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 인터뷰에서 “AI 강국을 위해 국부펀드를 만들어서 지원을 해주는 기업의 선순환 구조”를 언급하면서 “과거에는 기업에게만 혜택이 돌아간 것을 국민에게 돌아갈 수 있는 터전을 만들어보자는 아이디어 차원에서 (이 대표 발언이) 나온 것”이라고 설명했다.
박 수석은 “세계적 트렌드에 맞는 새로운 아이디어를 제공하고 그것을 국가의 성장 모멘텀으로 만들고자 하는 것이 이 대표의 생각”이라며 “AI 강국에 대한 부분을 (민주당) 정책위도 준비를 하고 있다”고 밝혔다. 박 수석은 ‘K엔비디아 설립 방안에 대한 구체적인 준비가 있느냐’는 질문에는 “아직 준비 단계”라며 구체적인 내용을 밝히지 않았다.
박 수석이 언급한 국부펀드와 관련해선 민주당이 조기 대선을 겨냥해 국부펀드를 산업 관련 공약의 핵심 전략으로 제시할 것이라는 분석도 나온다. 실제로 사우디아라비아 등 일부 국가는 국부펀드를 활용해 IT 등 신산업에 집중적인 투자를 하고 있다. 다만 국부펀드의 경우 대규모 재원이 필요해 ‘감세’ 정책을 주장하는 민주당과 이재명 대표가 재원 마련 대책을 어떻게 제시할지 관심이 집중된다.
민주당에서는 국민의힘이 이 대표의 산업정책을 비판할 자격이 없다는 주장도 나왔다. 민주당 윤건영 의원은 이날 SBS 라디오 ‘김태현의 정치쇼’ 인터뷰에서 “국민의힘은 그런 말(야당 비판)을 할 자격조차 없다”면서 “윤석열 대통령의 비상계엄 친위 쿠데타로 수조 원의 경제적인 손실이 발생했다”고 지적했다. 윤 의원은 “이것(비상계엄으로 인한 경제 손실)은 한국은행 총재가 국회 청문회에 나와서 한 이야기”라며 “그러면 (여당은) 반성부터 해야지 야당 대표가 대한민국을 살려보겠다는 것을 폄훼하고 욕하면 되겠느냐”고 비판했다.
반면 국민의힘에서는 AI 산업 육성을 위해선 ‘선언적 언급’이 아니라 전력 공급 등 구체적 정책이 필요하다는 주장이 나왔다. 국회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 여당 간사인 국민의힘 최형두 의원은 이날 KBS 라디오 ‘전격시사’ 인터뷰에서 이 대표의 발언에 대해 “황금알을 낳는 거위를 상상하고 벌써 거위 배를 가를 생각부터 하는 것”이라고 비판했다. 최 의원은 “이재명 민주당 정책으로는 엔비디아 같은 기업을 키울 수 없다”면서 “어떻게 전력을 공급할 것이냐”고 지적했다. 최 의원은 “전력 공급을 할 수 있는 시스템이나 재원을 마련해 주지 않고, 한전을 적자로 만들어 두고, 혁신 기술을 개발할 수 있는 연구 개발진들의 52시간 법 예외 같은 것도 안 해주면서 어떻게 엔비디아를 키우겠느냐”고 비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