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유정 기자 honeybee@busan.com | 2025-03-04 16:50:29
“연애담을 중심으로 한 사랑 이야기지만, 넓게 보면 결국 사람 사는 이야기라 더 좋았어요.”
배우 고아라는 최근 종영한 티빙 드라마 ‘춘화연애담’을 이렇게 돌아봤다. 드라마 ‘도도솔솔라라솔’ 이후 5년 만에 안방극장에 복귀한 고아라는 사극 장르인 이 작품에서 당차고 주체적인 공주 ‘화리’를 연기했다. 최근 서울 종로구의 한 카페에서 만난 고아라는 “철부지 소녀에서 성숙한 모습까지 다양한 모습을 보여줄 수 있는 캐릭터라 욕심났다”며 “호기심 많고 할 말 하는 화리의 성격이 실제 저와 닮았다고 생각했다”고 말했다.
이 작품은 왕실 적통 공주 화리가 직접 자신의 남편인 부마를 찾으면서 벌어지는 일을 그린다. 화리는 첫사랑의 아픔을 딛고 자유연애를 즐기는가 하면, 직접 이야기집인 ‘춘화연애담’을 쓰기도 한다. 고아라는 궁 안에서 홀로 시간을 보내는 화리의 어린 시절을 보며 자신의 예전 모습이 떠올랐다고 했다. 그는 “화리가 엄격한 궁에서 홀로 있는 모습을 보니 내 어린 시절이 떠올랐다”며 “어릴 때 연예계에 데뷔했는데, 친구들과 포장마차에서 떡볶이를 먹고 싶어도 괜히 피해를 볼까봐 혼자 있던 적이 많다”고 털어놨다. “화리는 진심 어린 마음을 담아 춘화연애담을 써요. 누군가는 이 그림과 글을 보고 대신 감정을 느껴주길 바란 거죠. 와닿는 대사가 많았어요.”
퓨전 사극 장르인 만큼 처음 느끼는 재미도 있었단다. 실제 자신의 성격이 화리와 비슷해 즐겁게 연기할 수 있었고, 공주 역할을 맡은 덕분에 형형색색의 고운 비단 한복을 원 없이 입어볼 수 있었다고. 고아라는 “저와 화리는 긍정적인 성격이 닮았다”며 “내 자신을 사랑할 줄 알아야 남도 사랑할 수 있는데, 회차를 거듭할수록 성장하는 화리의 모습을 보는 재미도 있었다”고 말했다. 그는 “예전에 드라마 ‘화랑’을 할 땐 캐릭터 특성상 거친 옷을 많이 입었는데 이번엔 정말 예쁜 한복을 많이 입었다”면서 “공주 역할을 처음 해보는데 제 피부톤에 맞은 한복부터 작은 액세서리까지 장면에 맞게 골라주셔서 좋았다”고 말했다.
2003년 KBS 청소년 드라마 ‘반올림’으로 데뷔한 고아라는 어느덧 22년째 카메라 앞에 서고 있다. 고아라는 “어떤 배우로 지내야 할지, 어떤 걸 담아야 할지 계속해서 고민한다”고 했다. 그는 “처음부터 배우를 꿈꿨던 게 아니라 친구를 도와주다가 우연히 연기를 시작하게 됐는데 할수록 재미를 느낀다”며 “평소에도 연기 생활에 도움이 되는 경험을 많이 하려고 노력하고 있다”고 말했다.
최근 5년간은 몸과 마음 건강에도 더 신경을 쓰며 지냈다. 고아라는 “미국에서 ‘파파’라는 영화를 찍을 때 허벅지 내전근이 찢어지는 부상을 당했고, 드라마 ‘해치’ 땐 다리를 다쳐서 6개월간 통깁스를 했다”며 “그때는 그냥 스테로이드를 맞으면서 버텼는데 하나둘 다쳤던 게 쌓이더라”고 했다. 그는 “그 뒤로 회복하는 시간을 오래 가졌다”며 “그 시간 동안 여행도 많이 다녔는데 좋은 경험이 된 것 같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이렇게 덧붙인다. “이번에 사랑을 중심으로 사람 사는 이야기를 보여줄 수 있어 좋았어요. 연기를 할수록 책임감이 많이 생겨요. 아직 해보고 싶은 게 많은데 더 다양하게 도전해 볼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