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여진 기자 onlypen@busan.com , 송현수 기자 songh@busan.com | 2025-03-04 18:38:37
최대 2조 5000억 원대 규모의 ‘국가 인공지능(AI) 컴퓨팅 센터’(이하 센터) 구축 사업에 부산 내 부지와 전기 수전 등을 확보한 대기업들이 대거 뛰어들면서 센터 부산 유치에 청신호가 켜졌다. 부산시는 이들 기업들이 부산에서 센터를 구축할 수 있도록 행정력을 최대한 끌어모으기로 했다.
4일 IT 업계 등에 따르면 과학기술정보통신부가 지난달 28일 센터 사업 참여 의향서 접수를 마감한 결과 투자사는 물론 클라우드·소프트웨어·데이터센터 운영 등 다양한 분야의 IT 기업, 통신사, 건설사 등 국내외 기관·기업 100여 곳이 대거 서류를 제출했다.
국가 AI컴퓨팅센터는 정부가 추진하는 초고성능 AI 인프라 구축 사업으로, 비수도권 중 1곳에 구축될 예정이다. 정부는 참여 의향서를 제출한 기업·기관에 한해 비공개 설명회를 열고 사업에 관한 구체적인 공모 조건을 공개한다는 방침이다. 오는 5월 30일까지 사업 참여 계획서를 받아 평가·심사를 거쳐 이르면 오는 7월 말 우선협상대상자를 최종 선정할 계획이다. 2027년 문을 열 센터의 운영 주체는 공공과 민간이 총 4000억 원을 출자한 민관합동 특수목적법인이 맡게 된다.
부산에선 홍콩계 데이터센터 전문 기업 원아시아가 사업 참여 의향서를 제출한 것으로 확인됐다. 원아시아는 부산 강서구 구랑동 미음산단 내 2만 5293㎡ 규모의 부지에 6600억 원을 투입해 지난해 9월 원아시아데이터센터 착공에 돌입한 바 있다. 원아시아데이터센터는 2026년 6월 준공 예정이다.
이뿐만 아니다. 전국구 규모를 갖추고 부산에서도 활발하게 활동 중인 대기업들도 참여 의향서를 제출한 것으로 알려졌다. 미음산단 내 2만 7512㎡ 규모 부지에서 2013년부터 데이터센터를 운영 중인 LG CNS가 대표적이다. LG CNS의 경우 센터 옆 잔여 부지도 갖추고 있어 센터 추가 구축이 용이하다. SK브로드밴드의 경우 부산 금정구 금사동 내 9900㎡ 규모의 부지와 전력 40MW를 확보하는 한편 건축 인허가를 받고 센터 설립을 계획 중이다. 사업 참여 의향서를 제출한 KT는 부산 해운대구 송정동 육양국 부지에 센터 구축을 검토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시는 이들 기업들이 부산에서 센터를 구축할 수 있도록 행정력을 집중할 계획이다. 센터가 기업 주도 사업인 만큼 입지(도시) 선택권을 쥔 기업·기관들이 부산을 선택할 수 있도록 전방위 지원을 펼치겠다는 것이다.
실제로 시는 부산이 통신·전력 인프라와 함께 전문 인력, 정주 여건 등을 모두 갖추고 있다는 점을 장점으로 내세우고 있다. 데이터센터 집적 단지 역할을 할 에코델타시티를 통해 부지 확보가 용이하고 민간 변전소 등을 통해 이들 지역에 비교적 저렴한 전력 공급이 가능하다는 것이다. 해저 광케이블의 90%가 부산에 있어 글로벌 서비스를 할 수 있고 부산을 중심으로 한 영남권은 물론 일본으로도 진출이 가능하다는 점에서 데이터 관련 글로벌 기업으로도 성장할 수 있다. 지역 22개 대학을 통해 연간 이공계열만 1만여 명에 이르는 인력이 배출되며 광역 교통망 등 대도시 인프라를 고루 갖춰 정주 여건이 뛰어난 점도 큰 장점으로 꼽힌다.
시 정나영 미래기술전략국장은 “2027년 센터를 개소해야 하는 상황에서 부지와 전력이 이미 확보된 부산은 최적의 입지라고 할 수 있다”며 “기업에서 주도해야 할 사업인 만큼 이들 기업들이 부산에서 센터를 구축할 수 있도록 행정적인 지원을 아끼지 않을 것”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