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북 서지원' 방세진, "'너목보' '일소라'... 꿈만 같다. 이승철 선배님은 영원한 스승이다" (인터뷰)

2016-01-04 08:24:54


[비에스투데이 유은영 기자]  ‘가수’라는 수식어가 아직은 낯설고 어색하지만 이제 첫 발걸음을 내딛은 가수가 있다. 바로 방세진이다. 그는 이미 Mnet ‘너의 목소리가 보여(이하 너목보)’의 ‘강북 서지원’으로, 이승철과 메이크어스가 진행한 ‘일반인들의 소름돋는 라이브(이하 일소라)’의 우승자로 범상치 않은 실력을 보여줬다. 특히 ‘일소라’를 통해서는 이승철의 프로듀싱 아래 지난해 12월 디지털 싱글 앨범을 발매하는 영광까지 누렸다.
 
수없는 오디션 낙방 끝에 다가온 기회를 잡아 이제 막 가수로서의 길을 걷기 시작한 그의 과거는 조금 독특하다. 태권도 꿈나무, 또 촉망받던 펜싱 선수이기도 했던 것. 아시아 주니어 대표 선발전 2위, 전국체전 단체전 1위 등 실력있는 선수였던 그가 펜싱을 그만두고 가수의 꿈을 꾸게 된 이유를 비롯해 ‘너목보’ ‘일소라’의 뒷 이야기, 그리고 앞으로 나아갈 방향에 대해 털어놨다.
 
Q. 오랜 시간 펜싱 선수 생활을 했다고 들었다. 선수 생활을 포기하고 가수의 꿈을 꾸게 된 이유가 있나.
방세진:
중학교 2학년 때부터 8~9년 정도 펜싱 선수 생활을 했다. 원래 무릎이 좋지 않았었는데 연습 중에 부상을 당했다. 당시 슬럼프도 있었기 때문에 적절한 상황이었던 것 같다. 또 어렸을 때부터 가수가 꿈이었지만 가수의 꿈을 한 켠에 접어두고 운동을 했다. 후회하기 전에, 더 늦기 전에 진짜 내 꿈에 도전해보고 싶었다.
 
Q. 펜싱은 어떤 계기로 하게 됐나.
방세진:
펜싱을 하기 전에는 태권도를 했었다. 그런데 병원에서 척추측만증 판정을 받았고, 운동을 하면 안된다는 이야기를 들었다. 그렇게 태권도를 그만둔 뒤 중학교 체육 선생님이 계속해서 펜싱을 해보지 않겠냐고 설득하셨다. 계속 거절하다가 1년 동안 설득하셔서 마지못해 펜싱을 시작하게 됐다. 펜싱도 칼을 들고 상대랑 겨루기 때문에 어찌 보면 격투기라고 할 수 있다. 승부욕도 강하다보니 희열감도 느꼈고, 굉장히 매력적인 운동이라서 계속 하게 됐다.
 
Q. ‘너목보’ 출연 당시 의경이었던 걸로 기억한다. 군복무 중에 어떻게 방송에 출연하게 됐나.
방세진:
강북 경찰청에서 의경으로 군생활을 했다. 당시 ‘이런 노래하는 방송이 있으니 나갈 사람은 나가라’는 홍보 공문이 내려왔다. 군복무 중에 ‘K팝스타’ 시즌2, ‘슈퍼스타K’ 시즌3,4,5 오디션을 보면서 가수의 꿈을 이루기 위해 노력했다. ‘너목보’도 그래서 신청하게 됐다.

" '너목보'에서 '아름다운 채로' 불렀다면 '중랑천 박효신' 이겼을 것"
 
Q. ‘너목보’ 박정현 편에서 ‘강북 서지원’으로 강렬한 인상을 남기고, 최종회에 또 한 번 출연해 ‘중랑천 박효신’과 대결을 펼쳤다. ‘중랑천 박효신’에게 안타깝게 패하고 말았는데 아쉽진 않았나.
방세진:
정말 아쉬웠다. 원래 마지막 회 때 김범수 선배님의 ‘아름다운 채로’라는 노래를 부르려고 했다. 하지만 ‘너목보’ 작가님들이 ‘아름다운 채로’는 대중들이 많이 모르는 노래지 않냐며 녹화 하루 전에 곡을 바꾸자고 제안했다. 들어보지도, 불러보지도 않았던 노래라 안된다고 말씀을 드렸는데, 끝끝내 자기들을 믿어 보라고 하시더라.
 
결국 선곡을 바꿨고, 완전히 숙지가 되지 않은 상태에서 녹화에 들어갔다. 충분히 연습되지 않은 상태에서 노래를 불렀고, 그랬기 때문에 더욱 아쉽다. 만약 ‘아름다운 채로’를 불렀다면 ‘중랑천 박효신’을 이겼을 것이라 확신한다.
 
Q. ‘너목보’에 이어 ‘일소라’에서도 화제가 됐다. ‘일소라’에 대해서 이야기 좀 해 달라.
방세진:
‘너목보’ 방송이 끝나고 지난해 6월쯤에 페이스북 ‘일반인들의 소름 돋는 라이브’에서 이벤트를 개최했다. 이승철 선배님의 데뷔 30주년을 기념해, 일반인들 중 실력자를 뽑아 이승철 선배님이 직접 프로듀싱, 앨범을 내주는 프로그램이었다. 당시 수많은 참가자 중에 이승철 선배님이 직접 뽑은 5명이 최종 결선에서 다퉜다. ‘시간 참 빠르다’를 부른 5명 중 ‘좋아요’를 가장 많이 받은 사람이 우승하는 것이었다. 3천 명 이상이 ‘좋아요’를 눌러주셨고, 내가 우승하게 됐다.
 
Q. ‘일소라’ 우승 소감은?
방세진:
정말 좋았다. 앞서 말했지만 ‘슈퍼스타K’ 시즌 3,4,5를 지원했었다. 운동을 하고 있을 때지만 가수의 꿈이 있다보니, 이승철 선배님을 한 번이라도 만나 뵙고 이야기를 나누고 싶었다. ‘슈퍼스타K’는 우승을 노린 것이 아니라 내게 가수로서의 소질이 있는지 조언을 듣고 싶었기 때문에 신청을 했다. 하지만 한 번도 만나 뵙지 못했다. 이승철 선배님도 '왜 나를 그때 만나지 못했냐'고 아쉬워 해주셨다.
 
Q. 이승철의 ‘달링’ ‘시간 참 빠르다’를 편곡해 본인의 이름으로 싱글 앨범을 발매했다. 자신의 이름으로 앨범을 발매했다는 실감이 나는가. 또 앨범 작업 당시 어려웠던 점은 없었나.
방세진:
인터넷에 제 노래가 나온다는 게 실감이 나지 않았다. 아직도 얼떨떨하다. 친구들이 카페에서 내 노래를 들었다고 가끔 말해주곤 한다. 아직까지 믿기지 않을 정도로 너무 신기하다. 특히 이승철 선배님의 ‘달링’ ‘시간 참 빠르다’를 리메이크해 부르는 것이기 때문에 부담감이 엄청 심했다. 원곡자보다 잘 부르기란 쉽지 않다. 30년 넘게 음악과 생활 하신 대선배의 노래를 함부로 부를 수 있다는 건 영광이면서도 어려운 것 같다.
 
또 소통 문제가 어려웠다. 아직까지 전문지식이 없다 보니 전문적으로 프로듀싱하는 분들이 어떤 느낌대로 불러 달라고 했을 때 거기에 대해 이해를 잘 못하고, 빠르게 캐치하지 못했다. 그런 부분이 어려웠다.
 
Q. 직접 만나 본 이승철은 어땠나.
방세진:
'이승철은 정말 믿고 듣는다'는 말이 있다. 실제로 만나뵌 이승철 선배님은 음악적인 부분에서는 정말 섬세한 것 하나하나 잡아주시는 분이다. 음악적 승부욕도 강하다. 아마추어와 프로의 차이는 이 정도구나하는 것을 느꼈다. 앨범 작업을 하면서 혼나기도 했다. 하지만 혼내면사 저의 부족한 면을 하나씩 체크 해주시고, 보완점을 말해주시니 영광이었다.
 
Q. 방송에서 롤모델은 김범수라고 한 것 같다. 방세진에게 이승철과 김범수란?
방세진:
이승철 선배님은 다시 한 번 저를 불러주셔서, 저의 스승님이 돼주셨으면 좋겠다. 김범수 선배님과는 같이 노래를 부르고, 함께 밥을 먹었으면 좋겠다. 두 분 다 정말 존경하는 분이다. 자신 만의 음색과 창법들이 있어 아무도 따라하지 못한다는 것이 존경스럽고, 닮고 싶다.
 

 
 
Q. 앞으로의 활동 계획은 어떻게 되나.
방세진:
현재 소속돼 있는 회사가 없다. 엔터테인먼트 회사에 소속돼 전문적이고 체계적인 훈련을 받고 정규 앨범을 내고 싶다. 그래서 가수 활동을 계속하고 싶다. ‘너목보’ 이후 대형 기획사에서 연락이 왔었다. 그런데 회사 입장에서는 그룹을 선호하더라. 하지만 나는 솔로를, 만일 그룹을 하더라도 댄스보다는 보컬형 그룹을 원했다. 그래서 ‘일소라’ 싱글 앨범 작업 이후에 다시 이야기를 하는 쪽으로 결론이 났다. 이번 앨범을 통해 회사 분들에게 저의 노래는 이런 것이라는 걸 보여주고 싶었다. 어떻게 생각을 하실지는 잘 모르겠다. (웃음)
 
Q. 무대에서 노래를 한다는 게 어떤 기분인지 느껴봤기 때문에 다시 무대에 오른다는 게 간절할 것 같다.
방세진 :
 ‘너목보’를 통해 사람들 앞에서 무대에 섰을 때 정말 좋았다. 그래서 더 간절하다. 하지만 한편으로는 프로가 아니기 때문에 완벽하지 않은 실력을 가지고 사람들에게 노래를 들려준다는 것이 조심스럽다. 정말 탄탄하게, 노래 실력을 겸비해서 공감될 수 있는 노래를 들려주고 싶다.
 
Q. 어떤 가수가 되고 싶나.
방세진:
기본적으로는 발라드를 하고 싶다. 보통 발라드라고 하면 사랑에 대한 이야기가 많지만, 사람들이 나의 음악을 들으며 마음을 치유했으면 좋겠다. 어떻게 보면 노래를 불러서 사람들과 공감대를 형성하고 감동을 주는 것이라고 볼 수 있다. 감동을 주면서 옛 일들도 회상하고, 또 마음의 치유도 했으면 좋겠다.
 
사진=비에스투데이 강민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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