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안 사고 미스터리…엔진 고장에 랜딩기어 왜 안펴졌나

새떼들 한 쪽 엔진에만 충돌한 흔적
통상 엔진 하나로 여객기 통제 가능
“엔진 고장나도 랜딩기어 정상 작동”

김덕준 기자 casiopea@busan.com 2024-12-29 20:00:04

주종완 국토교통부 항공정책실장이 29일 정부세종청사 국토교통부에서 전남 무안국제공항 여객기 추락 사고와 관련해 브리핑하고 있다. 국토교통부 제공 주종완 국토교통부 항공정책실장이 29일 정부세종청사 국토교통부에서 전남 무안국제공항 여객기 추락 사고와 관련해 브리핑하고 있다. 국토교통부 제공

국토교통부는 29일 정부세종청사에서 무안공항 여객기 추락사고에 대해 4차례에 걸쳐 브리핑을 가졌다.

아직까지 사고의 원인을 조사하고 있는 중이어서 대부분의 내용은 “앞으로 조사를 해봐야 알 수 있다”는 답변이었다. 그럼에도 이번 사고에서 풀리지 않는 부분들이 있다.

먼저 조류 충돌(버드 스트라이크) 부분이다. 사고 당시 영상을 보면 여객기 엔진 한곳에 조류가 충돌한 흔적이 보인다. 엔진 한쪽에서 연기가 피어올랐기 때문이다. 그러면 한쪽 엔진은 살아있다고 볼 수 있다.

사고가 보잉 737-800 여객기 엔진은 두개인데 하나가 고장나면 한개로 통제가 가능하다. 국토부 관계자는 “엔진이 한개 살아 있으면 정상적으로 착륙이 가능하다”며 “다만 여객기 사고는 매우 복잡한 원인들이 중첩돼 발생하기 때문에 뭐라고 단언하기 어렵다”고 말했다.

이와 함께 엔진이 고장났는데 랜딩기어를 펴지 못하는 부분도 미스터리다. 통상적으로 엔진과 랜딩기어는 서로 연동돼 있지 않기 때문에 엔진이 고장난다고 해서 랜딩기어가 안펴지는 것은 아니다.

이에 대해 김규왕 한서대 비행교육원장은 “새들이 엔진으로 들어가면 엔진도 망가지고, 거기에 연결된 유압시스템에도 영향을 줄 수 있다”며 “유압 시스템이 이착륙할 때 랜딩기어를 올리고 내리는데 그 부분이 망가졌을 수 있다”고 분석했다.

다만 조류 충돌로 한쪽 엔진이 작동하지 않더라도 나머지 엔진으로 동력을 공급받아 랜딩기어가 작동할 수 있었다는 분석도 있다.

안오성 한국항공우주연구원 박사는 “조류 충돌과 같은 물리적 충격으로 한쪽 엔진 유압펌프가 작동하지 않더라도 다른 엔진으로부터 랜딩기어에 동력이 공급된다”며 “이도 안되면 축압기라는 장치도 있는데 이 3가지가 모두 고장이 났다는 것이 이해되지 않는다”라고 말했다.

여객기는 한번 착륙에 실패했다가 복행(고 어라운드)을 통해 활주로 반대편에서 착륙을 시도했다. 그런데 한쪽 엔진이 살아 있다면 여객기가 충분히 선회해 본래 착륙하려던 활주로쪽에서 착륙이 가능하다. 이 때문에 양쪽 엔진에 모두 문제가 생긴 것 아니냐는 주장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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