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여진 기자 onlypen@busan.com | 2024-12-29 18:18:07
지역 거점 항공사 에어부산이 새 대표 취임 8개월 만에 경영진 교체에 나선다. 새 경영진에 대한항공 임원들이 대거 포진되면서 아시아나항공과 기업 결합에 마침표를 찍은 대한항공이 자회사들을 합친 통합 LCC 출범에 속도를 내는 모양새다.
29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에어부산은 정병섭 대한항공 여객영업부 담당(상무)과 송명익 대한항공 기업결합 TF 총괄팀장(상무)을 사내이사로, 서상훈 대한항공 재무 컨트롤러 담당(상무)을 기타 비상무이사로 선임하기 위해 내달 16일 임시 주주총회를 소집하기로 했다.
대표이사에 내정된 정병섭 상무는 대한항공 미 동부 지점장과 스케줄운영부 담당 등을 역임하고 현재 대한항공 여객영업부를 담당하고 있다. 에어부산은 공시를 통해 “항공사 경영 전반에 대한 충분한 경험과 지식을 갖추고 있어 이사회에서도 회사 경영의 중요사항 심의 결정 등의 직무를 공정하게 수행할 것으로 판단되며 에어부산의 경쟁력 제고에 기여할 것으로 기대된다”고 정 상무의 추천 배경을 설명했다.
송명익 상무는 대한항공 동남아지역본부장 등을 거쳐 현재 대한항공 기업결합 TF 총괄팀장을 맡고 있으며 에어부산 영업본부장에 내정됐다. 에어부산은 송 상무에 대해 “기업결합 TF 총괄팀장으로 추후 에어부산 통합 작업에 큰 기여를 할 것으로 판단한다”고 명시했다.
사내·사외 이사의 중간적 위치로 주주의 이익을 대변하는 한편 경영에 대한 조언과 견제 등을 주 역할로 하는 기타 비상무이사 선임에 추천된 서상훈 상무는 대한항공 재무 컨트롤러 팀장, 관리회계팀장에 이어 재무 컨트롤러를 담당하고 있는 재무통이다.
이처럼 에어부산 새 임원진 구성이 통합에 초점이 맞춰지자 그동안 지역 사회가 줄기차게 요구해 온 에어부산 부산 존치는 더욱 불투명해졌다.
당초 이달 하순께로 예견됐던 부산시와 대한항공 회장 회동도 대한항공 인사 이동과 구체적인 실무협의를 이유로 내달로 미뤄진 것으로 알려지면서 불안이 가중된다.
지역 사회는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 기업결합 추진 발표 당시 국토교통부 등이 밝힌 통합 LCC 본사 부산 유치에 희망을 걸었으나 이후 기업의 문제라며 정부가 발을 빼자 분리매각으로 가닥을 잡고 에어부산 부산 존치를 꾸준히 요구해 왔다.
최근 시와 부산상공회의소, 시민단체로 구성된 지역 거점 항공사 존치를 위한 총괄 태스크포스(TF)는 독립법인 운영을 새롭게 제안했으며, 일부 시민단체는 분리매각을 지속적으로 요구하는 등 지역 사회의 에어부산 부산 존치 요구는 사그러들지 않고 있다.
TF 관계자는 “가덕신공항이 가시화되면서 대한항공 역시 가덕신공항을 거점으로 하는 항공사 필요성을 인지하고 있을 것”이라며 “지역 거점 항공사 존치를 위해 내년 설 명절 전에는 대한항공과 면담이 성사되도록 촉구하고 있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