곽진석 기자 kwak@busan.com | 2025-02-03 16:03:06
3일 국민의힘 지도부를 만난 윤석열 대통령이 “이번 계엄을 통해 국민이 더불어민주당의 국정 마비 행태 등을 알게 된 것이 다행”이라는 취지로 말한 것으로 전해졌다. 윤 대통령은 당 지도부에 ‘통합’을 거듭 당부하며 2030청년을 비롯한 국민에게 희망을 만들어달라고 당부했다.
국민의힘 권영세 비상대책위원장과 권성동 원내대표, 나경원 의원은 이날 오전 11시께 서울구치소를 찾아 윤 대통령을 면회했다. 면회는 약 30분간 진행됐다. 나 의원은 면회 이후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윤 대통령이)당이 하나가 돼서 2030 청년들을 비롯해 국민께 희망을 만들어줄 수 있는 당의 역할을 부탁했다”고 전했다. 이는 윤 대통령 탄핵 정국을 거치며 급속도로 결집한 탄핵 반대 ‘2030 지지층’을 겨냥한 발언으로 해석된다. 이어 나 의원은 “(윤 대통령이)국제 정세와 세계 경제와 관련해 대한민국 걱정을 많이 했다”고 전했다.
윤 대통령은 계엄 선포의 당위성을 재차 강조했다. 윤 대통령은 민주당의 1당 독재를 강조하며, 계엄 선포로 국민이 민주당의 국정 마비 행태 등을 알게 돼 다행이라고도 말했다. 나 의원은 윤 대통령이 12·3 비상계엄 선포와 관련해 “사실상 의회가 민주당의 1당 독재가 되면서 어떤 국정도 수행할 수 없는 부분을, 대통령이라는 자리에서 무거운 책임감으로 어떻게 해서든 해결해야 하지 않을까 하는 마음으로 이런 조치를 했다고 설명했다”고 밝혔다. 윤 대통령은 특히 “이번 계엄을 통해 국민이 그동안 민주당 1당이 마음대로 한, 국정을 사실상 마비시킨 여러 행태에 대해 국민께서 알게 된 것은 다행”이라고 말한 것으로 전해졌다. 권 비대위원장과 권 원내대표 등의 발언에 대해서 나 의원은 “여러 국회 상황, 특히 헌법재판소 재판 과정의 편향적인 부분, 헌법재판관들의 편향적 행태에 대한 우려도 함께 이야기를 나눴다”고 전했다.
이날 권 비대위원장과 권 원내대표 등 당 지도부 ‘투톱’이 함께 윤 대통령을 면회한 것을 두고 정치권에선 윤 대통령의 ‘옥중정치’에 보폭을 맞추는 것이라는 분석이 나왔다. 앞서 권 원내대표는 이날 면회를 “당 차원이 아닌 개인적인 차원”이라고 밝혔지만, 야권에서는 이를 지지층 결집 강화를 위한 정치적 행보로 규정하고 강하게 비판했다.
민주당은 국민의힘 지도부를 겨냥해 “그냥 당사를 구치소로 옮기라”고 비판했다. 민주당 박지원 의원은 이날 페이스북에 “오늘 면회는 당과 대통령이 만나 현안에 대해 총체적으로 대응하기 위한 ‘쌍권총 회동’”이라면서 “두 대표는 대선을 위해, 윤석열은 탄핵 기각 및 형사 재판 무죄를 위해 집토끼를 잡아야 한다. 이해관계가 맞아떨어진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박 의원은 “집권 여당 1·2인자라면 현 상황에서 내란수괴와의 인간적 관계를 끊어야 한다. 사죄하는 자세로 국가와 국민을 위해 선공후사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민주당 법률위원장인 이용우 의원도 KBS라디오 ‘전격시사’에서 “여당 지도부가 자중해도 시원치 않을 판에 구치소까지 찾아가는 행태를 보이는 것”이라며 “이는 ‘국민들을 선동하겠다, 지지자들을 선동하겠다’는 목적이 분명하다”고 비판했다. 민주당 박선원 의원도 “당을 대표하는 분들이 예고까지 하고서 대통령을 접견하는 것은 정치적 행위”라며 “(대통령이)정치 행위를 하도록 공간을 만드는 것은 직무정지 취지와 맞지 않는다”고 비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