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압 워터젯으로 거대 전립선도 거뜬히 제거”

전립선비대증 아쿠아 블레이션 수술

요로감염·요폐 잦으면 수술 고려
기존 수술, 역행성 사정 등 부작용
의료신기술 인증 ‘아쿠아 블레이션’
고압 물줄기로 필요한 부위만 절제
실제 수술 시간은 7분 이내로 줄어
요실금 1% 미만 부작용 크게 줄어
205g 초대형 전립선 수술도 성공

김병군 기자 gun39@busan.com 2025-02-03 17:32:02

김양후 엘비뇨의학과 원장이 일회용 핸드피스 ‘아쿠아빔’을 들고 전립선 비대증 수술 과정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엘비뇨의학과 제공 김양후 엘비뇨의학과 원장이 일회용 핸드피스 ‘아쿠아빔’을 들고 전립선 비대증 수술 과정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엘비뇨의학과 제공

밤톨 크기의 전립선은 요도를 감싸고 있는 조직이다. 전립선이 비대해지면 요도가 눌려서 소변 배출이 원활하지 않게 된다. 그래서 전립선비대증이 생기면 다양한 배뇨장애 질환이 유발되는 것이다.

전립선비대증은 추운 겨울이 되면 증상이 더 심해진다. 여름에는 땀으로 배출되는 반면 겨울에는 소변량이 많아져 방광이 더욱 예민해지기 때문이다. 전립선비대증 환자는 무심코 먹은 감기약으로 인해 소변이 막혀서 급성 요폐로 응급실을 찾기도 한다.

■전립선 문제, 요로감염과 패혈증까지

전립선비대증은 중년 이후 남성에게 흔하게 발견된다. 50세 이상 남성 절반 이상이 전립선비대증을 경험하며 나이가 들수록 비율이 증가한다.

전립선비대증은 커진 전립선이 요도를 압박하고, 이로 인해 시원한 소변 배출이 어려워져 방광에 잔여 소변이 남는 상태를 초래한다. 이 잔여 소변이 밤새 방광벽을 자극해 배뇨 신호를 유발하며, 수면 중 반복적인 배뇨 욕구로 이어지는 것이다.

문제는 잔여 소변이 요로와 방광 내에 남으면서 세균 침입 가능성을 높여 요로 감염 발병률이 3배 이상 높아진다. 이로 인해 방광염, 신우신염 등으로 발전하기도 하며 심한 경우에는 패혈증 위험도 있다. 특히 야간뇨는 밤에 여러 번 깨어나게 만들어 만성 수면 부족과 피로감을 유발해 삶의 질이 급속하게 떨어진다.

야간뇨 이외에도 소변이 자주 마려운 빈뇨, 뜸을 들여야 소변이 나오는 지연뇨, 소변이 중간에 끊기는 단축뇨, 소변 줄기가 가는 세뇨, 소변을 봐도 또 보고 싶은 잔뇨, 소변이 마려우면 참지 못하는 요절박 등도 전립선비대증의 주요 증상이다. 이처럼 증상과 생리가 복잡하다 보니 전립선비대증을 ‘방광의 배출장애 증상을 통칭한 하부 요로증상의 호소’라고 통상 정의하고 있다.

김양후 원장이 아쿠아 블레이션 수술로 비대 전립선 조직을 제거하는 모습. 엘비뇨의학과 제공 김양후 원장이 아쿠아 블레이션 수술로 비대 전립선 조직을 제거하는 모습. 엘비뇨의학과 제공

■약물 치료와 수술

전립선비대증으로 진단되면 일단 약물 치료를 시행한다. 가장 많이 사용하는 약물은 알파 차단제와 남성 호르몬 차단제다.

알파 차단제는 전립선 요도의 압력과 긴장을 낮춰 준다. 하루 한 번만 복용하므로 간편하고 효과도 빠르다. 하지만 혈압을 떨어뜨리는 효과로 인해 어지럼증을 유발할 수 있고 무기력증, 두통 등의 부작용이 동반될 수 있어 주의해야 한다.

남성 호르몬 차단제는 5알파 환원효소 억제제를 쓴다. 안드로겐에 민감한 전립선에서 안드로겐 작용을 억제해 전립선 크기를 줄여 준다. 약물 복용으로 인해 성기능이 감퇴한다는 부작용을 호소하는 환자들이 더러 있다. 때문에 전립선 특이항원(PSA)수치가 높거나 전립선 크기가 큰 경우에만 복용한다.

엘비뇨의학과 김양후 원장은 “약물 치료로 효과를 보지 못하거나 부작용이 발생하면 수술을 진행한다. 반복적인 요로 감염, 혈뇨, 요폐 등이 발생하거나 방광 내 결석이 생기는 경우에도 수술적 치료가 고려된다”고 설명했다.

그 외에 식물 추출 기원의 생약제제가 많이 출시되어 있는데 효과에 대해서는 의견이 분분하다. 학계 공식적으로는 생약제제가 전립선비대증 치료제로 권장되지 않고 있다.

시술 치료에는 커진 전립선을 묶어 요도를 넓혀 주는 전립선 결찰술이 있다. 커진 전립선을 줄여 주는 근본적인 치료가 아니기 때문에 재발 가능성이 있고, 전립선 중앙 조직이 큰 경우에는 효과가 적다.

가장 전통적인 수술법은 경요도 전립선 절제술로, 요도를 통해 내시경을 삽입한 후 비대해진 전립선을 절제한다. 이 수술법은 전립선을 잘게 절개해서 제거하기 때문에 전립선이 크면 수술 시간이 많이 걸린다. 또한 출혈이나 역행성 사정과 같은 부작용이 생길 수 있다는 점도 문제다.

홀렙수술은 홀뮴 레이저를 이용해 전립선을 감싸고 있는 막과 전립선 사이를 분리하는 수술이다. 경요도 전립선 절제술의 경우처럼 조직 손상 가능성과 일시적인 요실금, 성기능 저하 우려가 있다.

최근에 주목받고 있는 수술법이 워터젯(아쿠아 블레이션) 로봇 수술이다. 미국 식품의약국(FDA) 허가를 받고 국내에 들어온 후 보건복지부 신의료기술 인증까지 받았다.

■워터젯 로봇수술

워터젯 로봇 수술은 고압의 물줄기를 이용해 비대해진 전립선 조직을 정밀하게 제거하는 최소침습적 로봇 수술법이다. 쉽게 말하면 ‘물대포’를 쏘아 전립선 비대 조직을 떼어 내는 것이다.

워터젯은 인공지능(AI) 로봇 장비이기 때문에 수술이 정교하다. 실시간 초음파와 영상 지도를 통해 수술 부위를 정밀하게 파악하며, 주변 신경이나 혈관을 최대한 보호하면서 필요 부위만 제거할 수 있다.

워터젯 로봇 수술의 가장 큰 장점은 수술 시간이 매우 짧다는 점이다. 김양후 원장은 “수술 시간이 짧아 집도의와 환자 모두에게 부담이 적다. 실제로 절제술에 소요되는 시간은 7분 정도면 충분하고, 마무리 지혈하는 데 15분 정도가 걸린다. 하반신 마취로 진행돼 수술 당일 퇴원이 가능하고 회복이 빠르다”고 설명했다.

또한 로봇 시스템에 의해 진행되기 때문에 안정성이 확실하게 담보된다. 수술에 따른 요실금 발생과 성기능 관련 부작용이 없는 것도 장점이다. 수술 후 요실금 발생률이 1% 미만으로 낮아 환자들의 만족도가 높다. 역행성 사정 등의 성기능 장애 발생률도 10%미만으로 다른 수술에 비해 크게 낮아졌다.

엘비뇨의학과의원은 그동안 150건 정도 워터젯 수술을 진행했다. 수술 환자의 평균 전립선 크기는 45~55g 이었다. 70대 남성 환자로부터 205g 크기의 초대형 전립선을 제거하기도 했다.

김 원장은 “워터젯은 기존 수술법으로는 기대하기 어려웠던 80g 이상의 대형 전립선에도 효과적으로 적용할 수 있었다. 거대 전립선을 제거한 환자들도 수술 후에 성기능을 보존하고 배뇨 증상이 양호한 상태를 유지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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