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덕준 기자 casiopea@busan.com | 2025-02-04 07:35:39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멕시코와 캐나다에 대한 25% 관세 부과를 한 달간 전격적으로 유예하기로 했다. 관세 부과를 불과 하루 앞둔 3일(현지 시간)이다.
취임 초부터 거세게 몰아쳤던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관세 전쟁이 반전하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 중국과는 협상을 해나가기로 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오전 클라우디아 셰인바움 멕시코 대통령과 통화하고 멕시코에 대한 관세 부과 조치를 한 달간 유예키로 합의했다고 밝혔다.
트럼프 대통령은 그 이유로 멕시코가 마약 및 불법 이주민 단속을 위해 국경 지역에 1만 명의 군인을 즉각 파견키로 했다는 점을 들었다.
셰인바움 대통령도 엑스에 올린 글에서 이같이 밝혔다. 앞으로 양국은 한 달간 통상 및 보안 문제 등을 놓고 협상을 진행키로 했으며 멕시코에 대한 전면적인 관세 부과 여부는 이 협상을 통해 최종 결정될 것으로 전망된다.
또 저스틴 트뤼도 캐나다 총리는 이날 오후 트럼프 대통령과 통화한 뒤 엑스에 글을 올리고 미국의 대캐나다 관세가 최소 30일간 유예된다고 밝혔다.
트뤼도 총리는 △마약 문제를 담당하는 ‘펜타닐 차르’ 임명 △국경 강화 계획에 13억 달러 투입 △국경에 마약 차단을 위한 인력 1만 명 투입 등을 약속했다.
이와 함께 트럼프 대통령은 중국에 대해서는 “아마 24시간 내로 대화할 것”이라며 “우리는 우리나라에 펜타닐이 들어오는 것을 원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이처럼 트럼프 대통령은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과도 통화할 예정이어서 관세 선전포고 대상 3개국이 모두 유예를 받게 될 가능성도 있다.
앞서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 1일 캐나다·멕시코에 25%, 중국에 추가로 10%의 보편적 관세를 각각 부과키로 결정했다고 밝힌 바 있다.
그러나 이처럼 관세 부과가 유예되자 관세 부과 결정이 애초부터 집행 의지보다는 ‘강한 압박’의 의미가 더 컸다는 분석도 나오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당선인 신분이던 작년 11월25일, 중국·캐나다·멕시코 3개국에 대한 관세를 처음 예고했을 때와 1일 관세 부과를 결정했을 때 모두 불법 이민자와 마약의 미국 유입을 차단하기 위함이라고 밝힌 바 있다.
그러나 관세 유예 결정이 관세 부과를 완전히 철회한 점은 아니다. 관세를 통해 미국의 무역 적자 문제를 완화하는 한편, 제조업 기반을 미국으로 회귀시키겠다는 국정의 기본 구상이 바뀐 것으로 보긴 어렵기 때문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2일 워싱턴DC 인근 앤드루스 공항에서 기자들을 만나 “오래 동안 미국은 사실상 전 세계의 거의 모든 국가로부터 갈취(ripped off) 당해 왔다”며 “우리는 거의 모든 국가와의 무역에서 적자를 보고 있는데 우리는 이를 바꿀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