변은샘 기자 iamsam@busan.com , 양보원 기자 bogiza@busan.com , 손희문 기자 moonsla@busan.com | 2025-02-16 18:23:30
부산 기장군의 최고급 호텔·리조트 신축 공사장에서 불이 나 6명이 숨지고 27명이 부상을 입었다. 부산 건설 현장 화재로는 유례를 찾아보기 힘들 정도로 피해 규모가 커 적지 않은 파장이 예상된다. 화재 원인을 밝힐 합동 감식이 16일 실시됐고, 사망자가 대거 발생하게 된 이유를 밝힐 경찰 수사도 본격화된다. 중대재해처벌법 적용 대상과 처벌 수위를 놓고도 치열한 공방이 예상된다.
지난 14일 오전 10시 51분 기장군 연화리 ‘반얀트리 해운대 부산 호텔 앤드 리조트’ 신축 공사장에서 불이 나 6명이 숨졌다. 이날 낮 12시 부산소방본부는 화재 대응 2단계를 발령하는 등 진화에 총력을 기울였다. 경남, 울산, 경북 등지에서도 헬기 등을 보내 구조와 진화에 힘을 보탰다. 기장군은 화재 직후 안전 안내 문자를 보내 “차량은 건물 주변 도로를 우회하고, 건물 내 시민은 밖으로 대피하라”고 경고했다.
검은 연기로 일대를 가득 채우고 6명의 소중한 목숨을 앗아간 불은 발생 약 8시간 뒤인 이날 오후 6시 53분에야 완전히 꺼졌다.
경찰 조사 결과 당시 반얀트리 공사 현장 전체에는 40여 개 하청업체의 작업자 841명이 있었던 것으로 파악됐다. 화재 당시에는 내부 인테리어 공사가 한창이었던 것으로 전해졌다. 시공은 부산의 대표 건설사 중 한 곳인 삼정기업과 삼정이앤씨가 공동으로 맡고 있다.
16일 오전 부산경찰청 과학수사대와 부산소방본부, 국립과학수사연구원, 고용노동부, 국토안전관리원 등은 합동 감식을 벌였다. 부산경찰은 합동 감식 직후 “발화 지점은 PT룸(배관 관리·유지·보수 공간) 배관 주변으로 확인되며, 발화 원인은 당시 작업자들의 진술과 CCTV 등을 확인해 최종 결론을 지을 예정”이라고 밝혔다.
합동감식팀은 용접 중 가연성 내장재에 불티가 옮겨붙었을 가능성과 스프링클러 등 소방 관련 시설물의 설치와 작동 여부 등에 대해 면밀히 조사할 예정이다.
경찰은 또 이번 화재 사망자 6명이 B동 1층에 집중된 이유에 대해서도 수사할 방침이다. 아울러 지난해 12월 건물사용승인(준공검사)을 받았는데도 두 달 가까이 공사를 진행한 점에 주목하며, 준공 전후 인허가 과정 등에 대해서도 살펴볼 예정이다.
이를 위해 부산경찰청은 부산청 형사기동대장을 팀장으로 하는 30여 명 규모의 수사 전담팀을 꾸려 수사에 속도를 내고 있다. 부산검찰청 동부지청도 지청장을 본부장으로 검사 10명, 수사관 15명 규모의 전담수사팀을 구성했다.
김문수 고용노동부 장관이 “중대재해처벌법에 의한 처벌 대상이다. 한 명만 사망해도 중대재해인데 이건 중대 중에서도 아주 큰 중대”라며 엄정 조치를 주문한 만큼, 부산고용노동청도 중대재해처벌법 위반 관련 조사를 확대하고 있다. 수사선상에는 시공사인 삼정을 포함해 숨진 노동자들이 속해 있던 하청업체 등이 오를 것으로 보인다.
화재에 따른 피해 금액도 상당할 것으로 보인다. 해당 시설은 아직 시공 중인 단계로 시행사도 3000억 원대 부동산 프로젝트 파이낸싱(PF) 대출을 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화재 피해를 입은 반얀트리 해운대는 오는 5월 정식 오픈 예정으로, 4만 여㎡ 대지에 지하 3층~지상 12층 규모 3개 건물, 195실 규모로 지어졌다. 회원권 가격만 최저 3억 원대에서 최고 21억 원대에 이르는 것으로 전해졌다. 2022년 5월 착공해 공사는 최근 마무리 단계에 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