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은철 기자 euncheol@busan.com | 2025-08-06 09:41:25
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가 가자지구를 완전히 점령하기로 결심했다는 현지 언론 보도가 5일(현지 시간) 나왔다. 일부 각료와 군 지휘부의 반대가 이어졌지만 이에 아랑곳하지 않겠다는 것이다. 다만 일각에선 하마스 압박용이라는 해석도 나온다.
이날 예루살렘포스트는 이스라엘 총리실의 한 관계자 발언을 인용, 네타냐후 총리는 이러한 결정을 최근 에얄 자미르 이스라엘군 참모총장에게 전하며 “이것이 마음에 들지 않으면 사임해야 할 것”이라고 했다고 보도했다.
예루살렘포스트는 이 작전에 팔레스타인 무장정파 하마스가 이스라엘 생존 인질들을 억류하고 있는 지역에 대한 군사작전도 포함된다고 설명했다.
아울러 로이터통신은 네타냐후 총리는 이날 군 훈련소에서 신병들에게 “여전히 가자지구에서 적을 섬멸하고 인질을 석방해 가자지구가 다시는 이스라엘에 위협이 되지 않도록 해야 한다”며 “우리는 이 임무를 포기하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고 전했다.
이스라엘군은 지난 20개월간 가자지구에서 전쟁을 이어오면서도 인질이 붙잡힌 것으로 추정되는 지역에서는 생명 위협을 고려해 작전을 자제했다.
한 이스라엘 관리는 휴전, 인질 석방과 관련한 회의가 소집될 것이라며 “네타냐후 총리가 ‘다음 단계’와 관련해 가능한 모든 선택지를 고려하고 있다”고 말했다. 또 최근 이스라엘 방문한 백악관 중동특사 스티브 위트코프가 ‘(휴전) 합의 도달 시 모든 인질이 포함돼야 한다’는 점에 의견을 일치했다고 덧붙였다. 이는 향후 하마스가 휴전 협상에서 모든 생존 인질의 석방을 약속하지 않는다면 이스라엘이 군사작전 강도를 높일 수 있다는 뜻으로 해석된다.
와이넷도 총리실 관계자들을 인용해 “주사위는 이미 던져졌다”며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하마스에 대한 강공을 개시할 수 있다는 신호를 보냈고, 이스라엘이 가자지구 완전 점령으로 나아가고 있다고 보도했다.
다만 와이넷은 이 같은 분위기가 하마스를 압박하는 일종의 협상 전략일 수 있다고 설명했다.
이와 관련, 자미르 참모총장은 이날 저녁 베냐민 네타냐후 총리에게 가자지구 군사작전에 대한 선택지를 제시할 것으로 알려졌다고 타임스오브이스라엘이 보도했다.
자미르 참모총장은 가자지구 완전 점령 작전이 생존 인질들의 생사를 위태롭게 할 수 있다는 이유에서 반대 입장을 고수하고 있다. 각료들 사이에서도 이견이 충돌하는 모습이다.
내각 내 강경파인 이타마르 벤그비르 국가안보장관은 엑스(X·옛 트위터)에서 “점령과 단호한 행동에 대한 결정이 내려진다면 참모총장은 정치권의 지시를 전적으로 따를 것임을 명확히 밝혀야 할 것”이라고 압박했다.
반면 신중론자인 기드온 사르 외무장관은 엑스에서 “참모총장은 자신의 전문적인 견해를 정치권에 분명하게 표현해야 한다”며 “군이 정부 결정에 따라야 한다는 사실을 명시적으로 언급할 필요는 없다”고 자미르 참모총장을 옹호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