송상현 기자 songsang@busan.com | 2025-09-07 12:57:29
포스코 노사가 기본급 11만 원 인상, 일시금 700만 원 지급 등이 담긴 2025년 임금·단체협약(임단협)에 잠정 합의했다.
17차례 교섭에도 노사 간 이견이 크자 노동조합은 “5일까지 제시안을 내놓으라”며 파업을 언급했고 최후통첩한 당일 교섭이 재개돼 합의안이 나왔다.
사측은 ‘무쟁의 교섭’이었다는 점을 내세웠지만 노조는 ‘교섭 우위’로 성과를 도출한 점을 자찬했다.
7일 포스코와 대표교섭노조인 한국노총 금속노련 포스코노동조합은 5일 본사에서 임단협을 진행한 끝에 잠정 합의안을 도출했다고 밝혔다.
합의안에는 기본임금 11만 원 인상과 철강 경쟁력 강화 공헌금 250만 원, 우리사주 취득 지원금 400만 원, 지역사랑 상품권 50만 원 등 일시금 700만 원 지급 등의 내용이 담겼다.
또한 K-노사문화기금 재원으로 노조에 80억 원을 지급하고, 일 2만 원의 특별연장근로 보상도 신설하기로 했다. 정년퇴직 조합원 중 61세까지 재채용하는 비율은 현행 70%에서 100% 올린다. 이 외에도 생산성 인센티브(PI) 제도를 신설하고 직무기준급, 업적금, 교대근무수당 등 임금체계를 일원화하기로 했다.
포스코 노사는 지난 5월부터 17차에 걸쳐 임단협 본교섭을 이어왔지만 입금과 성과급 규모를 놓고 견해차가 컸다.
포스코 노조는 기본급 7.7% 인상과 일시금 항목으로 철강 경쟁력 강화 공헌금 300%, 자사주 15주(최근 주가 기준 415만 원 상당) 지급 등을 요구했다. K-노사발전기금으로 150억 원을 지급하고, 정년을 65세로 연장하는 방안도 제시했다.
하지만 사측은 임금 정률 2.3%(또는 정액 7만 4000원) 인상에 일시금 항목으로 500만 원으로 맞섰고 K-노사발전기금은 따로 제시안을 내지 않았다.
이에 노조는 교섭 중단을 선언한 뒤 지난달 29일 “9월 5일까지 조합원이 만족할 제시안이 나오지 않는다면 노동조합은 주저 없이 투쟁의 길로 나아갈 것”이라고 사측에 파업을 압박했다. 노조의 최후통첩에 사측은 5일 교섭을 재개해 잠정 합의안을 도출했다.
사측은 “이번 합의는 국내 제조업계에서 관행적으로 반복되어 온 ‘교섭 결렬 선언, 조정 신청, 쟁의행위 찬반투표, 쟁의행위’의 패턴을 깬 것”이라며 “노사 간 상호 신뢰를 기반으로 무쟁의 합의를 하여 국내 교섭 문화에 새로운 변곡점이 될 것”이라고 자평했다.
반면 노조는 “단체행동의 가능성을 보여준 조합원의 단결과 확장된 사회적 영향력으로 전략적 교섭 우위를 선점했다”며 “극대화된 교섭력으로 조합원과 함께 끌어낸 잠정합의안”이라고 평가했다.
노조는 이번주 조합원 찬반투표를 통해 잠정안 추인에 나설 계획이다. 조합원 과반수가 찬성하면 임단협은 타결된다.
포스코는 1968년 창사 이래 파업이 일어난 적이 없는 무분규 사업장이다. 작년과 재작년 임단협이 결렬돼 노조가 투표를 통해 쟁의권을 확보하는 등 파업 문턱까지 갔으나 중앙노동위원회 조정과 추가 교섭을 통해 파업은 피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