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효정 기자 teresa@busan.com | 2024-12-02 11:40:07
부산시립미술관이 전 세계 최초로 다중 소통이 가능한 3차원 메타버스 미술관을 오는 24일 공개하겠다고 발표했다. 부산시립미술관은 지난 달 29일 기자 대상 시연회를 통해 부산시립미술관의 메타버스 미술관을 공식화했다.
서진석 부산시립미술관 관장은 “세상의 혁신적인 변화에 속도를 맞추고 대대적인 개보수 기간에도 미술관의 공공성을 지키고자 노력한 결과물”이라며 “현실과 가상(온오프라인)의 경계가 없는 새로운 세상에서 무한 지속되고 확장할 수 있는 미술관을 준비했고 전 세계 누구나 무료로 관람할 수 있다”고 소개했다.
부산시립미술관은 지난 4월 게임회사인 더크로싱랩과 메타버스 공동연구, 개발 협약을 체결했고, 3억 원의 기술 지원을 받았다.
시연회를 통해 본 부산시립미술관의 메타버스는 요즘 핫한 3차원 시뮬레이션 게임을 연상하게 했다. 관람객은 메타버스 공간 속 캐릭터가 돼 가상 도시를 돌아다닐 수 있고, 게임을 통해 아이템도 얻을 수 있다. 스타일과 취향에 맞게 캐릭터 꾸미기도 가능하다. 가상 도시 중간에 위치한 부산시립미술관은 2026년 개관할 새로운 미술관의 형태를 구현했다. 미래형 미술관을 지향한 설계에 맞춰 안과 밖, 층별, 전시관별 구분이 사라졌고 관람 위치와 시점의 변화도 기존 미술관과 차별화된 모습이다.
미술관에서 만난 사람과 대화하는 기능도 있으며 큐레이터 캐릭터를 만나 전시와 작품에 관해 설명을 들을 수도 있다. 메타버스 공간에서 미술 취향이 비슷한 전 세계 친구를 사귈 수 있다는 점도 매력적이다.
부산시립미술관은 메타버스 전시관 개관전으로 3가지 전시가 선보인다. 먼저 ‘콜렉션 99.999’는 부산시립미술관이 보유한 대표 소장품 99선을 엄선해 메타버스에서 감상할 수 있는 전시다. 작품들은 고화질 이미지로 구현되어 디지털 공간에서도 작품의 세부적인 아름다움과 가치를 느낄 수 있다. 메타버스의 몰입적 환경을 활용해 작품 감상의 새로운 차원을 열며, 관람객은 미술관과는 다른 시각적 만족을 느낄 수 있다.
‘부산미술, 그 시작’은 부산미술 1세대 작가들의 작품과 시대적 배경을 함께 조명하는 전시다. 부산미술의 출발점과 성장 과정을 중심으로, 부산이 가진 역사적 맥락 속에서 미술이 어떤 흐름으로 발전해 왔는지 되짚는다. 관람객들은 작품 감상을 통해 도시 부산과 미술 간의 연관성을 이해하며, 지역 예술사에 대한 통찰을 얻게 된다.
‘BMA’는 뉴미디어 작품을 중심으로 동시대 미술의 다양성과 한국 미디어아트의 성장을 탐구하는 전시다. 상영관 형태로 구성돼 시간과 공간의 제약을 완전히 허물고 관람객들이 자유롭게 작품을 감상할 수 있다. 기존 미술관에선 영상 작품은 관객이 원하는 지점을 선택할 수 없었지만, 메타버스 미술관에선 IPTV처럼 자유롭게 관람하고 싶은 영상 시점을 선택할 수 있다.
메타버스 미술관이 아직은 생소한 만큼 작가 계약, 저작권 등의 정리된 규칙은 없다. 이런 이유로 부산시립미술관은 개관전부터 당분간 이어질 기획전은 미술관의 소장품을 활용하게 된다.
서 관장은 “부산시립미술관이 중심이 돼 메타버스 미술관에 대한 다학제 연구 모임을 발족했고 얼마 전 콜로키엄을 열었다. 내년부터 다른 나라 학자와 미술관이 참여하는 글로벌 모임도 시작한다. 부산시립미술관이 메타버스 미술관의 글로벌 스탠다드(세계적인 기준)를 만들게 되는 셈이다”라고 소개했다.
부산시립미술관 메타버스 접속 방법은 12월 중 시립미술관 누리집에서 공개될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