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리는 내렸는데… 여전히 어려운 은행 돈 빌리기

한은 금리 인하, 시중도 0.11%↓
체감 금리 하락은 내년은 돼야
비대면 대출은 대부분 중단돼
“주기형 대출로 금리 인하 대비”

김준용 기자 jundragon@busan.com 2024-12-01 18:12:20

한국은행이 두차례 연속 금리를 인하하면서 시중은행의 금리도 소폭 하락했다. 하지만 비대면 대출 금지, 스트레스 DSR 등 각종 규제로 실제 체감 금리 인하까지는 시간이 걸릴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지난달 서울의 한 은행에 걸린 금리 안내문. 연합뉴스 한국은행이 두차례 연속 금리를 인하하면서 시중은행의 금리도 소폭 하락했다. 하지만 비대면 대출 금지, 스트레스 DSR 등 각종 규제로 실제 체감 금리 인하까지는 시간이 걸릴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지난달 서울의 한 은행에 걸린 금리 안내문. 연합뉴스

한국은행이 지난 10월에 이어 지난달 연이어 금리를 인하하면서, 주요 시중은행 주택담보대출 금리가 하락했다. 은행권의 가산금리 인상이 멈추고 대출금리의 지표로 쓰이는 시장금리도 덩달아 하락한 영향이다. 다만 비대면 대출 중단이나 대출 조건 강화 등으로 대출의 벽은 여전히 높다. 어떤 대출이 당장 대출이 필요한 차주에게 유리할까. 전문가들은 여러 규제 속 실수요 대출액을 극대화 하기 위해서는 주기형 주담대가 가장 유리하다고 입을 모은다.

■내려간 금리, 막힌 비대면

1일 금융권에 따르면 KB국민·신한·하나·우리·NH농협 등 5대 은행의 주담대 고정금리(혼합형·주기형)는 연 3.64~6.04%로 집계됐다. 이는 이달 초(연 3.75~6.15%)에 비해 금리 상단과 하단이 0.11%포인트 떨어진 것이다.

대출금리는 최근 은행권의 가계대출 억제를 위한 가산금리 상향 조정이 멈추고 시장금리가 하락하면서 내려간 것으로 풀이된다.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주담대 고정금리의 지표로 쓰이는 금융채(은행채) 5년물 금리는 전날 3.126%를 기록했다. 이는 9월11일(3.161%) 이후 가장 낮은 수준이다.

은행들은 가산금리 인상을 자제하고 있다. 지난 7월부터 은행들은 가산금리를 인상하거나 우대금리를 축소하는 방식으로 대출금리를 올리면서 가계대출 증가세를 관리해왔다. 지난달 초에도 5대 은행이 가산금리를 올린 바 있다.

이에 은행의 예대금리차가 확대되고 금융 소비자들이 기준금리 인하 효과를 체감하지 못한다는 비판이 제기되자 가산금리 인상 대신 대출 조건 강화 등 다른 조치를 시행 중이다.

하지만 금리 하락에도 대출은 쉽지 않다. 가산금리의 하향 조정은 대체로 내년 초에나 이뤄질 것으로 기대된다. 연말까지는 가계대출 총량 관리가 여전히 은행권의 가장 큰 목표이기 때문이다. 5대 은행 중에서는 국민은행을 제외한 신한·하나·우리·농협은행이 비대면 대출을 막고 있다.

우리은행은 지난달 5일부터 비대면 주담대, 전세대출 판매를 막았다. 하나은행은 지난달 15일부터 비대면 주담대, 전세대출, 신용대출 상품을 판매하지 않고 있다. 경남은행도 비대면 대출은 지난달 이후 중단된 상태다. 은행권의 비대면 대출 비중은 상당하다. 하나은행의 경우 3분기 신용대출의 96%, 담보대출의 73.4%가 비대면으로 취급됐다.

서울의 한 은행 대출 부서 안내판. 연합뉴스 서울의 한 은행 대출 부서 안내판. 연합뉴스

■스트레스 DSR 2단계, 유리한 대출은?

지난 9월부터 시행된 스트레스 DSR 2단계 규제도 대출폭을 좁혔다. 스트레스 DSR은 DSR을 계산할 때 금리 변동성까지 고려해 대출 한도를 줄인 제도다. 이달부터 스트레스 DSR 산정 시 ▲변동형 0.75%포인트(수도권 1.2%포인트) ▲고정형 0.45%포인트(수도권 0.72%포인트) ▲주기형 0.23%포인트(수도권 0.36%포인트)가 붙는다.

대출을 최대한 끌어모아야 하는 상황이라면 스트레스 금리를 최대한 낮추는 것이 중요한데, 전문가들은 현재 시점에서는 주기형 주담대가 가장 유리하다고 말한다. 지역의 한 시중은행 관계자는 “주기형 주담대는 스트레스 금리가 낮아 한도가 가장 많이 나오고, 금리도 변동형보다 주기형이 낮은 상황이다”라고 조언했다.

실제 최근 주기형 주담대 금리는 변동형 금리보다 하단이 0.84%포인트, 상단이 0.55%포인트 낮다. 한도 감소율을 살펴보면 주기형과 변동형은 최대 9%포인트가량 차이가 났다. 가령 연봉 6000만 원의 직장인이 연 4.5% 금리로 40년 만기 주담대를 받는다고 가정하면 주기형으로 받으면 4억 2200만 원까지 가능하지만, 변동형으로 받으면 3억 7700만 원까지만 나온다.

다만 하반기 기준금리 인하 가능성은 고려해야하는 요소다. 주기형 주담대의 경우 금리가 5년 이상 고정되는 부담이 있을 수 있다. 이 경우 금리가 낮은 주기형 주담대를 일단 선택한 뒤 중도상환수수료가 면제될 때 갈아탈 것을 고려해 볼 만하다. 통상 대출 실행 후 3년이 지나면 중도상환수수료가 없어진다. 또 변동형에서 고정형이나 주기형으로 갈아타는 경우에는 3년 이내라도 중도상환수수료 없이 갈아탈 수 있다.

마이너스통장이 있다면 정리하는 편이 낫다. 마이너스통장 한도가 갚아야 할 신용대출로 간주돼 DSR 산정 시 한도의 5분의 1이 연 상환 금액으로 잡히기 때문이다. 또 다른 은행권 관계자는 “대출을 최대한 받고자 한다면 주기형을 선택하고 DSR 계산에 포함되는 마이너스통장과 신용대출 등 기존 대출을 정리해 대출 한도를 늘릴 수 있다”며 “대출 한도에 여유가 있는 경우라면 금리 전망과 대출 기간을 고려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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