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로에게 건넨 ‘다시 시작할 용기’… 2026 시민스포츠영화제 성료

김수빈 부산닷컴 기자 suvely@busan.com | 2026-10-19 17:06: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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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와 영화를 매개로 시민들이 하나 된 문화 축제 ‘2026 시민스포츠 영화제’가 활기찬 분위기 속에 막을 내렸다. 모퉁이극장 제공 스포츠와 영화를 매개로 시민들이 하나 된 문화 축제 ‘2026 시민스포츠 영화제’가 활기찬 분위기 속에 막을 내렸다. 모퉁이극장 제공

스포츠와 영화를 매개로 시민들이 하나 된 문화 축제, ‘2026 시민스포츠영화제’가 활기찬 분위기 속에 막을 내렸다.

지난 16일부터 18일까지 사흘간 부산영화체험박물관과 모퉁이극장에서 열린 이번 영화제는 <부산일보>와 부산영화체험박물관, 관객문화협동조합 모퉁이극장이 공동 주최하고 BNK부산은행이 공식 후원했다.

올해 두 번째를 맞은 영화제는 ‘다시 일어서는 사람들’을 주제로 실패와 좌절 뒤 삶을 다시 시작하는 사람들의 용기와 스포츠가 만드는 연대의 힘을 조명한 영화 7편을 선보였다. 특히 지역 생활체육 동호인들의 적극적인 참여로 지난해보다 한층 열띤 스포츠 문화 축제의 장을 연출했다.


왁킹댄서 왁씨가 역동적인 퍼포먼스를 선보이고 있다. 부산일보 정수원 PD 왁킹댄서 왁씨가 역동적인 퍼포먼스를 선보이고 있다. 부산일보 정수원 PD

■14개 생활체육팀 집결 왁씨 무대로 달군 개막식

16일 개막식에는 부산일보 노정현 이사, 영화 ‘미술관 옆 동물원’ 이정향 감독, 영화제 홍보대사인 천하장사 임수정 씨름 선수를 비롯해 근떡러닝크루, 요가뮤즈, 부이키키, 수영 in 부산 등 14개 시민 스포츠팀과 관객들이 객석을 가득 채웠다. 노정현 이사는 개회사에서 “용기 있는 사람들의 이야기이자 연대의 기록인 영화제가 시민 곁에서 호흡하는 지역 커뮤니티 플랫폼으로 나아가도록 힘껏 돕겠다”고 밝혔다.

영화제의 첫 포문은 댄스팀 ‘왁스락스’가 열었다. 11살, 13살의 어린 나이지만 파워풀한 댄스를 선보이며 관객들을 사로잡았다. 개막식의 하이라이트는 부산 출신 대한민국 대표 왁킹 댄서 ‘왁씨’의 축하 무대였다. 부상을 딪고 세계 정상에 오른 그의 역동적인 퍼포먼스는 부상당한 발레리나가 새로운 사람들을 만나 몸과 삶을 회복해 가는 개막작 ‘라이즈’(2024)와 자연스럽게 맞물리며 개막식 열기를 한껏 달궜다.


이정향 감독이 영화 '드래프트 데이' 상영 후 관객들과 이야기를 나누고 있다. 모퉁이극장 제공 이정향 감독이 영화 '드래프트 데이' 상영 후 관객들과 이야기를 나누고 있다. 모퉁이극장 제공

■“영화와 스포츠, 배려가 중요한 팀플레이”

둘째 날인 17일에는 모퉁이극장에서 세 편의 작품이 관객과 만났다. 오전에는 거제여상 학생들이 댄스스포츠에 도전하는 다큐멘터리 ‘땐뽀걸즈’(2017)가 상영돼 청춘들의 풋풋한 성장기를 전했다.

오후에는 미국 미식축구리그(NFL) 신인 지명 현장의 치열한 심리전을 그린 ‘드래프트 데이’(2014)가 상영됐다. 상영 후에는 이정향 감독이 게스트로 참석해 영화 연출과 스포츠 리더십의 공통점을 짚었다. 이 감독은 영화 속 단장의 외로움에 공감하며 “영화도 하나의 팀플레이이기에 서로를 배려하는 마음이 중요하고, 진짜 A급은 실력과 인성을 겸비한 사람이라고 생각한다”며 “역량 있는 사람들을 알아보고 그들이 마음을 모아 최선을 다하고 싶게 사기를 진작시켜 조화롭게 만드는 것이 감독의 재능”이라고 말했다.

이어 중년 남성들이 수중발레를 통해 서로의 동료가 되어 가는 과정을 그린 ‘수영장으로 간 남자들’(2019)이 상영돼, 극장을 찾은 관객들에게 유쾌한 웃음과 위로를 건넸다.


임수정 씨름선수가 관객들과 대화를 나누고 있는 모습. 모퉁이극장 제공 임수정 씨름선수가 관객들과 대화를 나누고 있는 모습. 모퉁이극장 제공

■"후회 않으려 다시 일어섰다"

마지막 날인 18일 오전에는 가난한 농촌 마을 아이들이 크로스컨트리팀을 통해 성장하는 실화 영화 ‘맥팔랜드 USA’(2015)가 상영됐다. GV에 나선 대구커뮤니티시네마기획단 박소림 단장과 박진연 부단장은 “이 친구들에게 달리기는 단순한 운동이 아니라 이 땅에서 숨 쉬고 살아있다는 것을 느낄 수 있는 중요한 방법이었다”며 “선생님 한 명으로 인해 성장한 아이들이 나중에 커서 다시 마을로 돌아와 선순환이 이루어지는 커뮤니티의 모습이 좋았다”고 소감을 나눴다.

오후에는 여성 씨름 선수들의 고군분투를 담은 다큐멘터리 ‘모래바람’(2024) 상영에 이어, 실제 주인공이자 개인 통산 100회 우승 대기록을 세운 임수정 선수가 관객 앞에 섰다. 올해 현역 은퇴를 앞둔 임 선수는 “패배의 아픔 속에서도 후회하지 않기 위해 ‘다시 해보자’는 마음가짐으로 일어섰고, 동료와 팬들의 믿음 덕분에 긴 시간을 버틸 수 있었다”며 “여성 지도자가 귀한 씨름계에서 후배들을 위해 새로운 길을 열어가겠다”고 밝혀 큰 박수를 받았다.


덕화명란 장종수 대표(왼쪽)과 ‘팀퍼스트부산’ 정미경 감독이 참석해 관객드로가 대화를 나누고 있다. 모퉁이극장 제공 덕화명란 장종수 대표(왼쪽)과 ‘팀퍼스트부산’ 정미경 감독이 참석해 관객드로가 대화를 나누고 있다. 모퉁이극장 제공

폐막작은 제2차 세계대전 당시 연합군 포로들이 축구 경기를 계기로 탈출을 시도하는 ‘승리의 탈출’(1982)이 장식했다. GV에는 이 작품을 추천한 덕화명란 장종수 대표와 여성 풋살팀 ‘팀퍼스트부산’을 이끄는 정미경 감독이 함께했다. 정 감독은 “누군가 부상을 입었을 때 내가 한 발 더 뛰어야지 하는 동료애가 생기면서 점점 ‘원팀’이 되어간다”고 짚었고, 장 대표는 “스포츠를 좋아하는 사람은 절대 싸우거나 분쟁하지 않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들어 이런 스포츠맨십을 가지고 세상을 살아보면 어떨까 생각했다”며 “누군가의 실수 뒤에 건네는 말 한마디, 처음 운동장에 온 사람을 반기는 마음이 다시 시작할 힘이 될 수 있으면 좋겠다”고 전하며 사흘간의 축제를 마무리했다.

프로그램 기획을 맡은 모퉁이극장 김현수 프로그램 디렉터는 “지난해는 스포츠 영화의 매력을 알린 해였다면, 올해는 이름 그대로 시민 스포츠인들이 직접 참여해 함께 만들어가는 모습을 보여줬다”며 “극장에서 마주할 관객들의 얼굴을 떠올리며 한 걸음씩 준비했는데, 사흘 내내 시민들이 뜨겁게 호흡하고 즐긴 것 같아 뜻깊다”고 소감을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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