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녀는 예뻤다' 종영 ③, '내면을 사랑한' 신드롬

2015-11-12 08:45:38

[비에스투데이 유은영 기자] MBC ‘그녀는 예뻤다’가 화려한 막을 내렸다. 대작들의 파도 속에서 시청률 4.8%로 시작을 알렸던 ‘그녀는 예뻤다’가 15.9%를 끝으로 8주 간의 여정을 끝마쳤다. 
 
‘그녀는 예뻤다’가 첫 시작에서부터 두 배 이상을 뛰어넘는 시청률 상승을 보이며 신드롬을 일으킨 데는 다름 아닌 두 가지 이유가 있다. 내면의 아름다음을 알아봐주고 사랑해주는 사람의 존재, 외면의 성장뿐만 아닌 나 자신의 성장을 선택하는 주인공들의 선택이다.
 
내면의 아름다움을 알아봐주는 것에 대한 환상과 로맨스는 많은 사람들이 갖는 판타지가 됐다. 외모지상주의로 흐르는 현실 속에서 남들보다 예쁘지 않은 사람, 못생긴 사람은 어깨가 위축되고 주눅 드는 시대가 되어버렸다.
 
특히나 예쁘고, 잘생기고 더군다나 능력까지 좋은 사람들이 브라운관을 차지하고 나니 그것이 마치 사랑을 받기 위한 필수요소인 것 마냥 치부되어 버렸다. 그러니 스스로의 자존감을 높이지 못하는 못생기고, 능력없는 존재들은 슬플 수밖에.
 
이 같은 대다수의 사람들, 즉 대중의 모습을 대변한 것이 극 중 김혜진(황정음)이다. 김혜진은 서른이라는 나이가 됐지만 변변찮은 직업도 없이 알바를 전전하며 살아왔다. 막상 면접을 보러 간 회사에서는 학력, 스펙 등에 밀려 굴욕을 당하기도 했다. 특히나 어렸을 때와는 달리 못생겨진 외모 때문에 비교를 당하기도, 또 첫사랑 앞에 제대로 나서지도 못하는 슬픈 모습을 보여줬다.
 
김혜진은 따뜻한 마음과 열심히 살아가는 삶의 태도를 지닌 아름다운 ‘내면’의 소유자. 하지만 겉으로 드러난 그의 외면은 보잘 것 없기에 스스로 위축되고 움츠러들었다. 누구나 손가락질하는 폭탄머리, 가리고 싶은 주근깨, 센스 없는 옷 코디 등 ‘폭탄녀’라고 불려도 손색없을 정도지만 그럼에도 그의 매력을 알아봐주는 사람이 있었다.
 
그 모습 자체로도 좋다고 당당히 말해주는 김신혁(최시원)이 있었고, 자신의 첫사랑이 민하리(고준희)라고 오해했지만 정 많고 따뜻한 김혜진에게 끌렸던 지성준(박서준)이 그랬다. 이들은 외면이 아닌 진정한 내면을 바라봤고, 그 모습에서 매력을 느꼈으며 이를 통해 김혜진을 진심으로 사랑했다.
 
이는 누구나 바라는 것들이다. 나 자신을 있는 그대로 사랑해줄 수 있는 존재에 대한 갈망이 드라마 속에서 표현된 것. 미디어를 통해 노출되는 외적인 아름다움이나 화려함이 아닌, 수수하지만 빛을 발하는 내면을 알아봐주길 바라는 대중의 심리가 작품에 반영돼 신드롬을 이끈 것이다.
 
더 나아가 김혜진과 민하리는 자신이 원하는 것, 자신의 꿈을 향해 주체적인 태도로 나아간다. 혜진은 꾸미는 것도 한 순간이었고, 그보다는 자신의 꿈을 더욱 예쁘게 가꾸고자 했다. 어릴 적 꿈이었던 동화작가의 길을 걷게 됐고, 하리는 아버지의 도움이 아닌 자신 스스로의 힘으로 호텔리어라는 꿈을 이루겠다고 도전의 뜻을 내비쳤다. 두 사람은 외면의 성장뿐만 아니라 내면의 성장, 자신의 주체적 성장을 보여줬기에 ‘그녀는 예뻤다’가 지니는 의미를 더욱 풍성하게 만들었다.
 
결국 ‘그녀는 예뻤다’가 시청자들의 공감을 사면서 신드롬을 일으킬 수 있었던 것은 우리 현실을 잘 꼬집어 냈기 때문.
 
마지막 회에서 김혜진은 이런 말을 한다. “흔히 사람들은 현실은 동화가 아니라고 한다. 하지만 가끔은 아이처럼, 가끔은 바보처럼 동화같은 세상을 꿈꿔 보는 건 어떨까”라고.
 
그는 “스포트라이트를 꺼버리지 않는다면, 꿈꾸길 포기하지 않는다면, 어저면 동화보다 더 동화같은 일이 일어날지도 모르니까. 현실에서는 절대 없는 첫사랑이 이뤄진다거나 어린 시절 꿈이 이뤄진다거나 기적 같은 일이 진짜로 일어날지도 모른다”고 말했다. 
 
그의 말처럼, 김혜진 뿐만 아니라 더욱 많은 사람들이 동화보다 더 기적같이 내면의 아름다움을 먼저 알아보고 사랑해 줄 수 있는 존재를 기다리고 있는 건 아닐까.
 
사진=MBC ‘그녀는 예뻤다’ 방송 캡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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