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트남도 트럼프 관세 폭탄 사정권… 진출 기업 ‘좌불안석’

보편관세 다음 타깃 1순위 거론
트럼프 1기에 건너간 업체 다수
2600곳 중에 중기가 80% 차지
“인니 등 다른 가능성 열어놔야”

윤여진 기자 onlypen@busan.com 2025-02-05 18:07:33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추가 관세 부과 대상지로 베트남이 거론되면서 현지 진출한 지역 중소기업들이 긴장하고 있다. 베트남 북부 박닌성에 건립된 삼성전자 휴대전화공장 전경. 연합뉴스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추가 관세 부과 대상지로 베트남이 거론되면서 현지 진출한 지역 중소기업들이 긴장하고 있다. 베트남 북부 박닌성에 건립된 삼성전자 휴대전화공장 전경. 연합뉴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중국 10% 추가 보편관세 부과가 4일(현지 시간) 발효되자 중국이 ‘맞불 관세’를 매기는 등 트럼프발 관세 전쟁이 지속되는 가운데 관세 부과 다음 타깃으로 베트남이 1순위로 거론되면서 현지에 진출한 지역 기업들의 긴장감도 덩달아 커지고 있다.

5일 업계에 따르면 베트남에는 삼성전자, LG전자 등 대기업이 대거 진출해 있다. 트럼프 1기 행정부 당시 관세 부과 등 대중압박이 거세지자 국내 기업들이 중국 대신 미국과 비교적 우호 관계인 베트남을 택해 생산 시설을 옮긴 것이다. 생산기지 다변화에 따른 국내 기업들의 투자가 잇따르면서 한국은 베트남의 최대 투자국으로 올라섰다. 실제로 삼성디스플레이베트남은 지난해 9월 박닌성과 18억 달러 규모의 디스플레이 생산공장 증설 관련 양해각서를 체결, 공장 설립에 나섰다. LG디스플레이 역시 지난해 11월 기존 공장에 10억 달러를 추가 투자하는 등 베트남 내 투자액을 총 56억 5000만 달러로 늘린 바 있다.

대기업의 진출로 1·2차 협력사는 물론 신발, 의류 등 다양한 분야의 기업들이 베트남에 잇따라 거점을 마련했다. 공식 집계된 진출 업체만 2600여 곳에 이르며, 중소기업이 80% 이상을 차지하는 것으로 추산된다. 창신아이엔씨를 비롯해 화승비나, 삼덕통상 등 지역 기업도 다수 포진해 있다.

하지만 트럼프 2기를 맞아 중국 이외 지역에 새롭게 형성된 글로벌 공급망에 대한 규제가 강화될 것으로 예상되면서 중국의 우회 수출국으로 지목받는 베트남 역시 미국의 관세 부과 국가에 이름을 올릴 것이라는 관측이 우세하다. 글로벌 공급망의 주요 생산 거점으로 성장한 베트남의 지난해 1~11월 대미 수출 흑자 규모가 중국·멕시코에 이어 3위(1131억 달러)에 이른 점도 이 같은 관측에 힘을 싣는다.

미국의 중국 10% 추가 보편관세 부과가 발효된 현실에서 베트남까지 관세 부과 국가가 되면 현지 진출한 국내 기업 상당수가 어려움을 겪을 것으로 보인다. 특히 대기업에 납품하거나 중간재 수출에 주안점을 두고 있는 중소기업의 경우엔 미국의 관세 정책에 능동적으로 대처할 수 없어 타격이 더욱 클 것으로 우려된다.

중국에도 공장을 운영 중인 한 기업은 “베트남 관세 부과마저 현실화되면 소비 위축 등 전체적인 시장 분위기가 달라질 것”이라며 “다양한 시나리오를 검토하면서 상황을 면밀히 주시하고 있다”고 밝혔다. 또다른 베트남 진출 기업은 “인도네시아 등 다른 국가에도 생산시설이 있는 만큼 여러 가능성을 열어두고 대처해나갈 것”이라고 설명했다.

한편 정부는 이날 정부서울청사에서 최상목 대통령 권한대행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 주재로 관계장관회의를 열고 자동차 등 업종별로 전문가 태스크포스(TF) 등을 가동해 시나리오별 상황에 선제 대응키로 했다. 철강의 경우 TF를 중심으로 미국의 보호무역주의 강화 등을 실시간 점검·대응하고 상반기 안에 종합 대책을 마련한다는 방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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