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구 ‘팍팍’ 급감하는 부산, 교사 수도 해마다 ‘뚝뚝’

초중등 교사 정원 감축 갈등

출생아 수 한 해 1만 2000명대로
교원 정원도 2년 새 수백 명 감소
교사 줄면 교육 질 떨어질까 우려
출생률 안 오르면 ‘백약 무효’ 상황

김한수 기자 hangang@busan.com 2025-02-06 20:00:00

지난해 3월 4일 부산 금정구의 한 초등학교에서 1학년 신입생들이 첫 등교를 했다. 이날 이 학교에는 7명의 신입생이 입학했다. 정종회 기자 jjh@ 지난해 3월 4일 부산 금정구의 한 초등학교에서 1학년 신입생들이 첫 등교를 했다. 이날 이 학교에는 7명의 신입생이 입학했다. 정종회 기자 jjh@

부산의 인구는 지난해 11월 기준 333만 1966명이다. 30년 전인 1995년에 389만여 명을 기록한 부산 인구는 해마다 줄어들어 300만 명 선이 무너질 위기에 처했다. 출생아 감소가 그대로 인구감소로 이어지는 형국이다. 덩달아 부산 학령인구도 빠르게 줄고 있다.

부산 교육 전문가들은 “학생 감소는 교원 감축의 기폭제가 돼 부산 교육 질 저하로까지 연결될 수 있다”고 우려한다.

■초중등 교원 감소세 뚜렷

행정안전부가 지난달 31일 입법 예고한 초중등 교원 정원 감축 개정안은 학령 인구 감소에 따른 효율적 인력 운영을 이유로 들고 있다. 학생 수가 줄었으니 교원을 줄이겠다는 취지다.

학생 감소는 출생아 감소가 주된 이유다. 부산 출생아 수는 2015년 2만 6645명을 기록했다. 그후로도 빠르게 줄고 있다. 2017년 2만 1480명, 2019년 1만 7049명, 2021년 1만 4446명 등으로 추세도 빠르다. 지난해의 경우 11월까지 태어난 출생아는 1만 2105명을 기록했다.

결국 교원 정원 조정이 불가피한 상황이 됐다. 부산시교육청에 따르면 부산 초등 교사는 2023년 7526명에서 지난해 7480명으로 줄었고, 올해는 7380명까지 낮아졌다. 중고등학교 교사 수 역시 2023년 6966명에서 2년 만에 275명이나 줄었다. 유치원 교사 정원은 △2023년 512명 △2024년 523명 △2025년 520명으로 가까스로 500명 대를 유지하고 있다.

■교원 감축→교육 질 저하 우려

부산 교육계에서는 교원 감축 부작용을 우려한다. 교원이 줄면 교원 한 명이 담당해야 할 행정 업무가 늘어나고, 학생 성격과 특성, 장점을 고려한 맞춤형 교육이 어려워진다는 것이다.

특히 고등학교에서는 학생 교육에 타격이 불가피하다. 2028학년도 대입제도 개편에 따라 올해 고1 학생들부터 고교학점제가 도입된다. 변용권 금정여고 교장은 “고교학점제 도입으로 학생들의 진로와 적성을 고려해 다양한 수업을 진행해야 하는 상황”이라며 “교원 수를 줄이면 선생님 한 명이 담당해야 할 업무가 늘어나고, 결국 학생들의 교육에 소홀해질 수밖에 없다”고 우려했다.

정부가 교원 정원 기준으로 잡고 있는 ‘교원 1인당 학생 수’가 현실과 맞지 않다는 주장도 있다. 하태현 부산전자공고 교장은 “교원 1인당 학생 수는 인구가 급증하던 1960년대 베이비붐 세대의 유물”이라며 “교원들이 학생 맞춤형 교육을 하고 있는 지금은 학급당 학생 수를 고려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출생률 제고, 근원적 해결책

교육 당국은 임시방편으로 대처하고 있다. 부산시교육청의 경우 신규 임용 교사를 조기에 학교로 발령을 내고, 기간제 교사 채용을 늘리고 있다.

조윤오 부경고 교장은 “고교학점제, AI 디지털 교과서 등 맞춤형 교육과 함께 학생들 진로 지도가 한층 중요해지기때문에 교원 감축은 신중하게 접근해야 한다”며 “인구가 빠르게 줄고 있는 부산의 상황을 고려한 대책도 필요하다”고 역설했다. 시교육청 송영철 교원인사과장은 “빠르게 인구가 줄어들고 있는 부산의 현실을 반영해 교원을 줄이면, 초등-중학교-고교 순으로 부산 교육은 큰 타격을 입을 수밖에 없기 때문에 출생률 제고가 필요하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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