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 백화점은 명품 대신 팝업스토어 ‘반짝반짝’

팝업스토어 유치 고객 유입 효과
신세계 센텀시티 ‘압도’ 장사진
롯데 부산본점 ‘가챠샵’ 인기몰이
커넥트현대 ‘도쿄 장난감’ 매진
캐릭터·굿즈·맛집 콘텐츠 다양

김동주 기자 nicedj@busan.com 2025-03-27 18:12:15

백화점들이 이색적인 콘텐츠를 갖춘 팝업스토어로 고객들의 발길을 끌어모으고 있다. 왼쪽부터 롯데백화점 부산본점의 ‘가챠샵’, 신세계백화점 센텀시티에서 열린 짐웨어 ‘압도’ 팝업스토어, 커넥트현대에서 인기를 끈 ‘이명화 유난 스토어’. 각 백화점 제공 백화점들이 이색적인 콘텐츠를 갖춘 팝업스토어로 고객들의 발길을 끌어모으고 있다. 왼쪽부터 롯데백화점 부산본점의 ‘가챠샵’, 신세계백화점 센텀시티에서 열린 짐웨어 ‘압도’ 팝업스토어, 커넥트현대에서 인기를 끈 ‘이명화 유난 스토어’. 각 백화점 제공

주말에는 ‘오픈런’이 답이다. 수백 명 웨이팅을 기다려야 하는 경우도 허다하다. 명품브랜드 매장 이야기가 아니다. 요즘 백화점은 ‘팝업스토어’로 줄을 세운다.

백화점 팝업스토어가 달라졌다. ‘일정 기간 제품을 판매하고 사라지는 매장’에서 ‘새로운 경험과 재미를 제공하는 공간’으로 의미가 넓어졌다. 온라인 쇼핑 확산과 경기 침체로 오프라인 매장을 찾는 발길이 줄어들자, 백화점들은 고객 유입을 위해 팝업스토어를 적극 활용하고 있다.

더현대 서울은 해마다 400여 개의 팝업스토어를 열면서 MZ세대를 불러 모으는 데 성공했다. 지난해 더현대 서울의 전체 매출 중 20~30대의 비중이 절반 이상을 차지한 것으로 나타나 ‘전략’이 먹힌 것으로 분석된다.

백화점 주요 상품군인 패션 카테고리는 최근 한국 디자이너 브랜드들의 부상으로 큰 변화를 겪고 있다. 이는 팝업스토어 흥행에서도 드러난다. 지난 주말 오전, 신세계백화점 센텀시티에 오픈런 행렬이 이어졌다. 운동인들 사이에서 핫한 짐웨어 ‘압도’ 팝업스토어를 방문하려는 사람들이었다. 압도는 부산 헬스장 건담짐을 운영하는 보디빌더 김건우 선수가 론칭한 브랜드다. 한 방문객은 “3시간을 기다려 겨우 입장했지만, 김건우 선수를 직접 만날 수 있어서 기다린 시간이 아깝지 않았다”고 말했다.

롯데백화점 광복점은 부산 신진 디자이너들의 브랜드를 소개하고 있다. 부산패션창작스튜디오 소속 패션 디자이너 브랜드 7개와 신진 디자이너 브랜드 편집숍인 일삼프로젝트에 입점한 7개 브랜드가 참여했다. 트렌디한 감각과 창의적인 디자인으로 소비자들의 발길을 끌고 있다.

팝업스토어의 변화 중 가장 눈에 띄는 건 카테고리 확장이다. 전통적인 백화점 판매 품목인 의류·잡화·식품에서 벗어나 IP(지식재산권) 기반 캐릭터·웹툰·아이돌 굿즈, 글로벌 브랜드 컬래버레이션 등 다양한 콘텐츠를 선보인다.

롯데백화점 부산본점의 ‘가챠샵 팝업’은 ‘가챠 순례’ 코스에 들어가 있다. 가챠는 장난감 뽑기 기계로, 손잡이를 돌릴 때 나는 ‘찰칵찰칵’ 소리를 뜻하는 일본어 ‘가챠가챠’에서 유래됐다. 소확행을 즐기는 1030세대뿐 아니라 피규어를 수집하는 4050세대 사이에서도 인기가 높다.

커넥트현대도 현대만의 팝업 효과를 톡톡히 누리고 있다. 리뉴얼 오픈 기념으로 열었던 국내 첫 ‘도쿄 장난감 미술관’ 팝업스토어는 하루 입장객을 600명으로 제한했지만 사전 예약 당일 모두 마감됐다. 지난해 10월 열린 인기 유튜버 랄랄의 부캐인 이명화의 팝업스토어에도 8000명의 방문객이 다녀가는 등 팝업 흥행을 이어가고 있다.

백화점의 맛집 유치전에 팝업스토어도 빠지지 않는다. SNS 유명 맛집을 유치해 쇼핑까지 하는 분수효과를 기대할 수 있기 때문이다. 롯데백화점 부산본점은 농산물 모습 그대로 구현한 '강릉 구황 작물빵'과 땅콩 100%로 버터를 만드는 '피넛버터바나나' 팝업을 진행하고 있다. 신세계백화점 센텀시티는 ‘구름식빵’ 맛집으로 입소문 난 기장군의 베이커리 카페 ‘화전리 제빵소’와 ‘미쉐린 가이드 2025’에 빕 구르망으로 선정된 곰탕 명가 ‘한월관’ 팝업을 선보이고 있다.

부산의 한 백화점 관계자는 “팝업스토어는 온라인쇼핑에 익숙해진 소비자들에게 이색적인 재미와 경험을 제공함으로써 ‘백화점에 꼭 와야 할 이유’가 된다”며 “MZ세대뿐 아니라 다양한 연령층의 방문을 유인하는 팝업스토어를 고민하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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