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26일(현지 시간) 미국으로 수출되는 모든 자동차에 대해 25%의 관세를 부과하겠다고 발표하면서 다음은 반도체가 될 것이라는 분위기가 팽배해 있다. 글로벌 메모리 반도체 1·2위인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는 현재 미국내 메모리 반도체 공장이 없어 수출에 타격이 예상된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자동차에 대해 25%의 일률적인 관세를 부과키로 한 데 이어 반도체, 목재, 의약품 등에 대해서도 구체적인 품목별 관세를 부과할 뜻을 재확인했다.
특히 한국의 또 다른 주력 수출 품목인 반도체에 대한 품목별 관세가 확정돼 부과될 경우 자동차와 함께 한국에 적지 않은 부담을 줄 것으로 예상된다.
트럼프 행정부의 반도체 관세는 한국의 주력인 메모리 부문에 직격탄이 될 것으로 보인다. 이럴 경우 미국 현지에 메모리 생산 설비를 갖춘 만년 3위 업체 마이크론이 수혜를 입을 것으로 전망돼 삼성전자·SK하이닉스의 경쟁력 약화가 예상된다.
한국의 대미 반도체 수출 비율 중 메모리 분야가 80%에 육박하고 있다. 관세를 피하기 위해선 현지 공장이 있어야 하지만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모두 미국에 가동 중이거나 가동 예정인 공장이 파운드리(반도체 위탁생산) 시설이거나 패키징(후공정)이다. 반면, 마이크론은 내년부터 미국에서 본격적인 메모리 생산에 돌입할 예정이다. 반도체 업계 관계자는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가 미국에 대규모 투자를 하고 있는데 메모리까지 투자하라고 하는 것은 한국 생산 공장을 문닫으라고 하는 얘기”라고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