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직야구장 쓰레기 수거 르포] 1000만 관중 시대? “산더미 쓰레기는 어떻게 하나요”

한 경기당 배출량 6톤 넘어
새벽 3~4시까지 청소 이어져
일회용기 사용 통제 거의 불가
롯데 “다회용기 도입 검토”

김재량 기자 ryang@busan.com 2025-08-31 20:00:00

지난달 29일 오후 10시 부산 사직야구장 쓰레기통 주변에 쓰레기가 쌓여있는 모습(위)과 분리수거에 참여한 <부산일보> 김재량 기자. 롯데자이언츠 제공 지난달 29일 오후 10시 부산 사직야구장 쓰레기통 주변에 쓰레기가 쌓여있는 모습(위)과 분리수거에 참여한 <부산일보> 김재량 기자. 롯데자이언츠 제공

지난달 29일 오후 6시 부산 사직야구장. 30도에 육박하는 날씨에도 경기장을 찾은 1만 9000명의 팬들은 직접 가져온 각종 간식과 구장 내부에서 판매하는 치킨, 맥주 등을 들고 열띤 응원을 벌였다. 경기가 이어지며 뜨거워진 응원 열기만큼 경기장 뒤편에는 관중들이 버린 쓰레기가 쌓이기 시작했다. 야구장으로 입장하는 각 출입구에 성인 남성보다 몸집이 큰 쓰레기통이 2개씩 배치돼 있었다. 경기가 막바지로 흐르자 쓰레기통은 이미 가득 차 출입구 옆으로 쓰레기가 쌓였다. 쓰레기통 내부에는 플라스틱 컵부터 휴지 등 일반 쓰레기, 음식물까지 뒤섞였다.

오후 9시 40분 경기 종료 시점이 다가온 9회 말, 청소 노동자 40여 명의 경기는 이때부터 시작됐다. 〈부산일보〉 취재진은 이들과 함께 쓰레기를 분리하는 작업을 진행했다. 쓰레기통에 고정된 봉투를 빼낸 뒤 캔과 플라스틱을 분리하고, 남은 쓰레기들을 다시 묶었다. 시계는 어느덧 12시를 가리키고 있었다.

롯데자이언츠(이하 롯데 구단)가 직접 고용한 환경 미화 전문 업체 소속 청소 노동자 40여 명 중 10명은 경기장 내부에서 버려진 쓰레기를 수거해 오고, 나머지 30여 명은 각 게이트를 돌며 버려진 쓰레기를 분리했다. 정리가 한창 진행되고 있는 와중에도 남은 관중들이 쓰레기를 버리기도 했다. 각 게이트의 쓰레기들은 분리가 끝나는 대로 끌차를 통해 1루 좌석 게이트 인근 집하장으로 옮겨졌다.

매 경기 사직야구장에서 발생하는 쓰레기 배출량은 한 경기당 약 6t(톤)이다. 100L(리터) 쓰레기봉투로 대략 200~300개 수준이다. 롯데 구단 측은 경기 종료 후 관중들이 퇴장할 때 혼선을 줄이고 안전사고에 대비하기 위해 캔을 제외한 쓰레기를 일괄 수거한다. 통상 경기가 종료되는 오후 10시께부터 새벽 3~4시까지 청소는 이어진다. 한 청소 노동자는 “오늘은 좌석 매진이 안 돼서 그나마 나은 편인데 연장전 등 경기가 길어지면 새벽 4시까지도 일해야 한다”고 말했다.

올해 프로야구가 2년 연속 1000만 관중 시대를 맞았지만, 1000만 관중 시대에 비례하게 늘어난 쓰레기 분리수거 문제가 야구장의 골칫거리가 됐다. 일회용기 사용 통제가 불가능하고 다회용기는 관중들의 참여도가 낮은 현실 탓이다.

쓰레기 배출량을 줄이고자 잠실, 고척, 인천, 수원 4개 구장에 다회용기가 도입되면서 롯데 구단도 이를 검토하고 있지만, 일회용품 사용을 통제하기는 사실상 불가능하다. KBO는 미국 메이저리그(MLB), 일본 프로야구(NPB)와 달리 각 구장 외부 음식물 반입에 제한을 두지 않는다. 롯데 구단에 따르면 사직야구장 내부에도 29개 매장이 있으나 매일 배출되는 쓰레기의 약 50%가 외부에서 반입된다.

다회용기 도입에는 팬들의 일회용품 요구도 걸림돌이다. 현재 4개 구장에 도입된 다회용기는 일반 쓰레기통에 버려질 때도 회수돼, 이를 본 관중들이 사용을 꺼리는 실정이다. 다회용기 사용도 강제 규정이 아니라서 관중들이 일회용기를 달라고 요청하면 일회용기를 그대로 줄 수밖에 없다.

롯데 구단은 다회용기 도입을 검토하면서 깨끗한 경기장 환경을 조성하기 위한 노력을 이어 나가겠다는 방침이다. 롯데 구단 관계자는 “부산시와 다회용기 도입을 지속적으로 논의하고 있다”며 “내년부터는 현재 관중들이 캔 쓰레기만 분리수거를 하는 것에서 나아가 페트병도 직접 분리하도록 검토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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