송상현 기자 songsang@busan.com | 2025-08-31 15:35:05
미국의 IRA(인플레이션 감축법)의 전기차 보조금 종료가 한 달 앞으로 다가오면서 국내 주요 배터리 업체들이 북미를 공략할 ESS(에너지저장장치) 신제품을 대거 선보이며 공략법 찾기에 나선다.
31일 업계에 따르면 삼성SDI와 LG에너지솔루션은 9월 8일부터 11일까지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열리는 북미 최대 청정에너지 전시회 ‘RE+ 2025’에서 ESS 신제품을 내놓을 예정이다.
삼성SDI는 전시에서 전력용 ESS 솔루션인 삼성배터리박스(SBB)의 신제품 SBB 1.7과 SBB 2.0을 공개한다. SBB는 20ft(피트) 컨테이너 박스에 배터리 셀과 모듈, 랙 등을 설치해 전력망에 연결만 하면 바로 사용할 수 있는 일체형 제품이다.
NCA(니켈코발트알루미늄) 배터리 기반의 SBB 1.7은 기존 SBB 1.5 대비 에너지 밀도를 약 17% 향상한 제품이다. SBB 2.0은 LFP 셀을 사용한 제품으로 기존 제품에 비해서 가격 경쟁력이 높고 업계 최고 수준의 수명을 갖췄다.
LG에너지솔루션은 업계 최초로 북미 지역 내 생산 예정인 각형 폼팩터 기반 LFP 배터리 셀 실물 제품을 처음으로 전시한다. 각형 배터리는 알루미늄 사각캔에 전극이 들어가는 형태로 외부 충격에 강하고 안전성이 높다.
현재 LG에너지솔루션은 미국 현지에서 파우치형 ESS용 LFP 배터리만 양산하고 있다. 파우치형은 각형보다 가볍고 열관리가 우수하다는 장점이 있다. LG에너지솔루션은 각형·파우치형 투트랙 전략으로 북미 ESS 시장을 공략하겠다는 방침이다.
미국 ESS 시장은 전기차 캐즘 장기화에다가 IRA 종료까지 닥치며 수익성 악화가 불가피한 국내 배터리 업체가 기댈 수 있는 신시장으로 꼽힌다.
지난달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가 IRA를 개정함에 따라 미국에서는 오는 9월 30일부터 전기차 구매 보조금이 폐지된다. 예정보다 7년 앞당겨진 것으로, 업계에서는 미국 전기차 시장이 붕괴될 것이란 우려도 나온다.
반면, ESS 시장은 미국의 노후화된 인프라 교체 수요와 재생에너지 확대 기조, 데이터센터 구축에 따른 신규 전력망 건설 등으로 호황이 예상된다. 시장조사업체 모르도르 인텔리전스에 따르면 미국 ESS 시장은 올해 36억 8000만 달러에서 2030년 50억 9000만 달러 규모로 연평균 6.7% 성장할 전망이다.
특히, 미국 정부가 ESS 시장에서 중국산 배터리에 관세 장벽을 높이고 있어 국내 업체들의 반사이익이 기대된다.
현재 미국으로 수입되는 중국산 ESS 배터리에는 기본 관세와 상호 관세, 펜타닐 관련 보복관세 등을 포함해 총 40.9%의 관세가 적용되고 있다. 무역법 301조 관세가 25%로 인상되는 내년에는 58.4%까지 오를 것으로 분석된다.
국내 배터리 3사는 미국 현지 생산라인 중 일부를 ESS용으로 변경하며 현지 생산 체계 구축에 속도를 내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북미 ESS 사업 확대는 전기차 시장 축소가 불가피한 상황 속 생존의 문제로 여겨진다”며 “ESS 시장의 성장 가능성은 충분한 만큼 3사간 경쟁이 치열해질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