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석하 기자 hsh03@busan.com | 2025-02-05 09:34:54
가상자산 시장이 다시 급락세를 보이고 있다. 미국과 중국 간 관세 전쟁이 본격화하면서 투자 심리가 위축된 데다, 미국 백악관에서 암호화폐 규제와 관련한 발언이 나오면서 시장 불안이 가중된 것으로 분석된다.
5일 글로벌 가상자산 정보 사이트 코인마켓캡에 따르면, 이날 오전 8시 7분 기준 비트코인 가격은 24시간 전보다 3.82% 하락한 9만 7936달러를 기록했다. 같은 시각, 알트코인 시장도 약세를 보이며 이더리움은 6.37% 하락한 2695달러에 거래됐다. 국내 거래소에서도 비트코인은 업비트에서 2.33% 하락한 1억5453만원, 빗썸에서는 0.91% 내린 1억5423만원, 코인원에서는 2.4% 하락한 1억 5447만원에 거래되며 약세를 면치 못했다.
가상자산 시장의 하락세는 미국과 중국의 무역 갈등이 심화되면서 더욱 뚜렷해졌다. 이날부터 미국이 중국산 제품에 대해 10% 추가 관세를 부과하기 시작했고, 이에 대응해 중국도 추가 관세와 희귀광물 수출 규제 등 보복 조치를 발표했다. 이러한 무역 전쟁의 여파로 비트코인은 지난 2일 10만 달러선을 무너뜨린 후 반등에 실패하고 있다. 앞서 미국이 멕시코와 캐나다에 대한 관세 부과를 유예하면서 비트코인이 10만 달러를 회복하기도 했지만, 중국과의 대립이 격화되면서 다시 하락세로 돌아섰다.
또한, 미국 백악관에서 암호화폐 규제에 대한 강경한 입장이 나오면서 투자자들의 불안이 커졌다. 미국 백악관에서 ‘암호화폐 차르’로 임명된 데이비드 삭스는 최근 기자회견에서 암호화폐 시장에 대한 규제 강화 방침을 강조했다. 그는 비트코인 준비금 관련 시장의 기대와 달리 “백악관 실무그룹이 타당성을 조사 중”이라는 모호한 답변만 내놓았으며, 트럼프 대통령이 서명한 국무펀드 설립 행정명령과 비트코인 간의 연관성에 대해서도 구체적인 언급을 피했다. 그의 발언 이후 시장에서는 규제 강화 가능성을 우려하며 매도세가 가속화됐다.
현재 가상자산 시장의 투자 심리는 위축된 상태다. 코인마켓캡이 제공하는 ‘가상자산 공포 및 탐욕 지수’에 따르면 이날 시장 심리는 45점을 기록하며 ‘중간’ 단계로 평가됐다. 해당 지수는 0에 가까울수록 시장이 극도의 공포 상태에 빠져 과매도가 발생할 가능성이 높으며, 100에 가까울수록 탐욕이 과도해 조정 국면이 올 가능성이 높다는 것을 의미한다.
이 같은 시장 상황은 단기간 내 개선되기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미·중 무역 전쟁이 지속되는 가운데 암호화폐 시장에 대한 규제 리스크가 커지면서 투자자들은 관망세를 유지할 가능성이 크다. 전문가들은 향후 비트코인이 9만 달러 초반대까지 추가 하락할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고 전망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