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은철 기자 euncheol@busan.com | 2025-03-27 22:01:00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표가 부산에서도 차기 대선주자 중 독주를 달리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여권 잠룡 중에서는 김문수 고용노동부 장관이 유일하게 두 자릿수 지지율을 기록했다. 다만 ‘지지 후보 없음’, ‘그 외 인물 혹은 잘 모름’ 등의 응답이 13%에 달해 차기 대선까지 부산 표심은 요동칠 것으로 관측된다.
〈부산일보〉 의뢰로 여론조사 전문기관 한국사회여론연구소(KSOI)가 지난 25~26일 부산에 거주하는 만 18세 이상 1000명을 대상으로 ‘차기 대선주자 선호도’를 조사한 결과, 이 대표는 34.0%를 기록해 1위를 달리는 것으로 집계됐다. 이어 김 장관이 15.8%로 2위를 기록했으며 △홍준표 대구시장 8.9% △한동훈 전 국민의힘 대표 8.1% △오세훈 서울시장 7.3% △국민의힘 안철수 의원 3.5% △개혁신당 이준석 의원 3.4% △박형준 부산시장 1.7% 등의 순으로 나타났다.
이 대표에 맞서는 민주당 비명(비이재명)계 대권주자들은 1%대 지지율을 기록했다. 부산·울산·경남(PK) 출신인 김경수 전 경남지사는 1.8%였으며 김동연 경기지사는 1.6%, 김부겸 전 국무총리는 1.0%였다.
다만 이번 조사에서 이 대표에 대한 부산의 비토 기류는 여전한 것으로 확인됐다. 자신의 정치 이념을 진보라고 밝힌 응답자 중에서 이 대표를 지지한다고 밝힌 응답은 66.9%에 불과했다. 부산 진보 진영에서 민주당 지지율이 78.8%를 기록한 것과는 차이가 있다. PK 대망론에 불을 지피고 있는 김 전 지사는 부산 진보층으로부터 4.6%, 김 지사는 1.8%, 김 전 총리는 2.2%의 지지를 받았다. 또한 이 대표는 부산의 중도층에서도 46.2%의 지지를 얻는 데 그쳤다. 이 대표가 외연 확장에 총력을 쏟을 것으로 예상되는 대목이다.
보수 후보들의 경우 교통정리가 이뤄지지 않은 까닭에 진영 내 표심도 다양하게 분산돼 있었다. 여권 대권 주자 가운데 가장 앞서나가고 있는 김 장관은 보수 내에서 29.5%의 지지를 끌어내는 데 그쳤다. 보수층의 지지율은 한 전 대표 14.6%, 홍 시장 12.8%, 오 시장 10.1%로 나뉘었으며 이 대표를 지지한다고 밝힌 응답자도 12.0%였다.
연령별로 살펴보면, 이 대표는 70대 이상을 제외한 모든 세대에서 1위를 달리고 있었다. 다만 나이에 따라 이 대표를 지지하는 비율은 다소 차이를 보였다. 40·50대에서 각각 48.1%, 47.7%를 기록한 반면 20대 이하와 60대에서는 27.2%와 28.5%에 불과했다.
보수 잠룡 중에서는 홍 시장이 20대 이하와 30대에서 12.3%, 11.3%로 강세를 보였으며 40대 이상에서는 김 장관이 13.4%(40대), 16.3%(50대), 23.6%(60대), 18.8%(70세 이상)로 가장 앞섰다.
특히 12·3 비상계엄 이후 탄핵 정국 속에서 부산 시민을 대상으로 진행된 〈부산일보〉 조사에서는 선호하는 대권주자 선택을 유보한 비율이 13.0%를 기록했다. 세부적으로 살펴보면 ‘선호 후보가 없다’는 응답은 7.1%였으며 ‘그 외 인물·잘 모름’은 5.9%였다. 반면, 이 대표의 지지율과 여권 후보들의 지지율 총합(이준석 제외 45.3%) 격차는 11.3%포인트(P)에 그쳤다. 이에, 선택을 유보한 민심(13.0%)이 향후 여권을 향할 경우 부산 여론은 예측불허로 흘러갈 수도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한편, 정당 지지율 조사에서는 국민의힘이 45.9%, 민주당이 35.7%로 두 정당의 격차는 오차범위(표본오차는 95% 신뢰수준에 ±3.1%P) 밖인 10.2%P로 나타났다. 지난해 총선과 금정구청장 보궐선거 국면에서 민주당을 바짝 뒤쫓은 조국혁신당의 경우 2.1%에 그쳤다.
연령별로는 20대 이하에서 국민의힘이 40.3%, 민주당이 31.4%로 나타났으며 30대에서는 36.9%와 36.4%로 비등했다. 그러나 40대와 50대에서는 민주당이 약진하고 있었는데, 각각 47.5%(민주당)·33.3%(국민의힘)와 46.5%·35.3%로 집계됐다. 고령층으로 가면서 다시 국민의힘이 앞섰는데 60대에서는 국민의힘 55.2% 민주당 32.2%, 70대 이상에서는 국민의힘 70.2%, 민주당 19.9%로 격차가 더욱 벌어졌다.
● 어떻게 조사했나
본 여론조사는 <부산일보> 의뢰로 한국사회여론연구소(KSOI)에서 지난 25~26일 이틀간 부산 지역 만 18세 이상 남녀 1000명을 대상으로 이뤄졌다.
조사에 사용된 피조사자 선정 방법은 통신사에서 제공받은 휴대전화(무선 100%) 가상번호를 활용해 무선 자동응답(ARS) 조사로 진행했다. 가중값 산출과 적용 방법은 올해 2월 말 기준 행정안전부 주민등록 인구 통계를 기준으로 셀가중을 부여했다.
표본오차는 95% 신뢰수준에 ±3.1%포인트다. 응답률은 6.3%로 조사 결과는 SPSS 프로그램으로 전산처리했다. 기타 자세한 내용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 홈페이지를 참고하면 된다.